김상중 소설 '봄과 봄 사이'··· 은지-연석
가슴 뭉클한 아름다운 사랑 써내려가

그해 봄, 바람처럼 사랑이 다시 찾아왔다.

봄과 봄 사이 사랑에 빠졌다.

김상중 작가의 소설 ‘봄과 봄 사이’는 의문의 대입 수험생인 은지가 연석이 입원해 있는 병실을 서슴없이 방문하면서 시작된다.

더욱이 그녀는 병실에서 기상천외한 행동도 마다하지 않는데, 여기에는 그녀만의 간절하면서도 애틋한 까닭이 호수처럼 괴어 있다.

그리고 비밀은 복선이 되어 내러티브 곳곳에 머물러,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가독성과 흡입력을 높여준다.

이 점이 가능한 이유는 플롯이 퍼즐처럼 잘 맞추어지면서 독자의 감성을 끌어올리기 때문이다.

비밀이 하나하나 밝혀지는 과정에 매끄러울 만큼 실재성도 구현되어 있다.

그뿐만이 아니라, 이 작품의 독특한 미덕 중의 하나인 판타지를 제대로 활용해, 극의 긴장감을 십분 이어지게 만든 점도 인상적이다.

덧붙여 연석과 은지라는 캐릭터 또한 입체적으로 묘사되어 있다.

상투적인 패턴에 함몰되지 않도록 묘사한 작가의 필력은 정말이지 높이 평가될 만하다.

고품격의 웰메이드 로맨스 소설로 읽히는데 전혀 손색이 없는 것이다.

어쩌면 사랑은 가장 근사한 판타지일 수 있다.

사랑은 어느날 갑자기 찾아온다.

사랑이 찾아오면 누구나, 아니 열에 일고여덟 정도는 가슴이 두근거리고 숨결이 가빠지면서 종종 불면의 밤마저 맞이하기 일쑤다.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여기에 동의하는 사람은 사랑의 애틋함과 기쁨을 오롯이 느껴봤을 테다.

하면 왜 그럴까? 사랑이 기본적으로 이타적이기 때문이다.

보편의 사람들은 사랑에 빠진 순간, 대체로 연인의 입장을 헤아리고 배려하면서, 그 상대를 소중히 지키려 애쓴다.

그래서 사랑은 사람의 이기적인 면모마저 변화시키는 기적 같은 존재가 아닐 수 없다.

그 모토를 소설 속에서 구현시킨 작품이 바로 ‘봄과 봄 사이’다.

장르소설, 특히 로맨스를 표방한 작품이라면 스토리텔링에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가 필수적으로 따라붙어야 마땅하다.

김상중 작가의 ‘봄과 봄 사이’는 이 점도 훌륭히 구축해 놓았다고 할 수 있겠다.

그래서 가장 보편의 재미와 감동을 독자에게 선사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작위적인 설정을 경계하고 상투적 패턴이나 진부한 구성을 지양시킨 작가의 솜씨가 여간 놀랍지 않다.

달리 말해, 그만큼 깊이 공들여 이 작품을 작가가 완성시켰다는 방증이다.

이야기는 눈물겹고 순연하다.

극중 인물 두 캐릭터가 빚어내는 사랑은 가없이 아름답다.

특히 공원에서의 라이브 공연 대목과 병실에서의 클라이맥스는 영상처럼 압도적이다.

사랑의 숭고미를 가장 극적으로 발현시켰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따라서 은지야말로 사랑을 은유할 때 하나의 형태로 표현될 수 있는 최적의 전형이라 할 수 있겠다.

독자의 기대 지평을 충족시키기에 조금도 부족하지 않다는 것이다.

사랑이 사람의 삶을 얼마나 진화시킬 수 있는지, 현실 속 보통 남녀의 일상과 판타지를 절묘하게 교차시켜, 보여준 로맨스소설이라 할 수 있겠다.

간결하고 담백한 문체로 형상화된 내러티브가 가슴이 뭉클할 정도로 가히 인상적이고 아름답기 이를 데 없다.

저자 김상중은 여행자, 무사, 검도 사부, 소설가 등 여러 가지 얼굴을 가지고 있다.

처음에는 검 한 자루를 들고 세상을 떠돌며 글 쓰는 여행자가 되고 싶었지만 어느 순간 검 한 자루에 목숨을 거는 무사가 되었고, 좋은 제자를 만나 자연스럽게 사부가 되었다.

그중에 무사와 사부로 불리는 것을 가장 좋아한다.

최근 좋아하는 글쓰기에 집중해 소설가로 활동하고 있다.

/조석창기자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