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일주일여 앞두고 환경오염과 자원낭비 우려에도 추석 선물세트의 과대 포장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소식이다.

본보 사회부 기자는 지난 4일 추석 선물세트를 판매 중인 전주 시내 대형마트와 중형마트 등 5곳을 찾았고, 과대 포장된 선물세트 제품이 여전히 많음을 현장 취재했다.

이들 마트에서는 추석연휴를 대비해 추석 선물세트 판매 매대를 설치하고 제품을 진열해뒀다는 것이다.

샴푸, 린스, 치약 등이 담긴 종합선물세트의 경우 완충제를 제외하고 나면 제품 부피가 대략 60~70% 수준에 불과했다는 것.

또 가로 70㎝, 세로 40㎝ 크기의 식용유·통조림 햄 선물세트는 플라스틱 재질의 고정용기를 제외하면 담겨 있는 제품은 전체 부피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고 한다.

식품군에서의 과대포장이 두드러졌다는 게 본보 기자의 지적이다.

수삼, 더덕 선물세트는 제품보다 포장공간이 차지하는 비율이 더 컸고, 축산·수산 선물세트 역시 부직포 가방과 보냉을 위한 아이스박스는 실 내용물보다 컸다.

컵과 주류 1병으로 구성된 주류 선물세트의 경우 포장공간이 10%이하여야 하지만 대부분이 기준을 초과했다.

곳감 선물세트는 대부분 기본적으로 2중 포장이 돼 있었다.

곳감 하나하나를 비닐이나 플라스틱 케이스에 개별포장 하고 이를 다시 큰 박스에 담은 제품이 대다수였다고 한다.

  이 곳감을 보자기에 싸는 등으로 포장할 경우 3중 포장이 돼 과대포장이 된다.

과대포장의 기준은 품목별로 포장공간비율이 전체의 10~35%을 초과하는 경우다.

포장횟수도 2회를 넘어선 안 된다.

주류는 포장공간이 10%, 제과류 20%, 건강기능식품 15% 화장품 10% 이하여야 한다.

음료, 주류, 제과류 등을 한 데 모은 종합제품은 포장공간이 25%만큼만 허용된다.

컵 등의 증정품은 종합제품을 구성하는 제품으로 보지 않고 보자기는 포장으로 간주하고 있다.

허례허식(虛禮虛飾).

예절이나 의식 등을 겉으로만 꾸며 실속도 정성도 없음을 일컫는 말이다.

실속은 없으면서 겉으로만 거창하게 꾸미는 것을 가리킬 때 쓰는 이 표현은 사실 우리 사회 전반을 뒤 덮고 있다.

비단 포장에만 국한되는 게 아니다.

각종 행사나 의전에서도 이런 허례허식은 빈번하다.

‘양’보다 ‘질’이 중요한 시대.

이제는 한발 더 나아가 ‘격(格)’의 시대를 맞고 있다.

“사람을 쉽게 현혹하는 것은 사물의 본질이 아니라 그 외형”이라는 말이 있다.

본질에 충실한 포장, 더 나아가 본질을 추가하려는 자세야 말로 격의 시대를 맞는 첩경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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