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갤러리 오늘부터 특별전
완당재현첩-마지막시서화삼절
회화작품 선봬··· 내일 강연회

국립전주박물관은 10일부터 11월 24일까지 전북 서화계를 이끈 석정 이정직의 특별전을 시민갤러리에서 개최한다.

격동의 시대인 19세기 중반부터 20세기 전반까지 살았던 석정 이정직은 4살 때 천자문 수십 자를 하루 만에 익혔고, 5살 때 엽전을 종이에 똑같이 그려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9살에 ‘통감’을 모두 읽을 정도로 남달랐던 재능을 타고 났던 그는 성품까지 겸비해 다투는 사람이 있으며 부드러운 말로 달래어 감복하게 만들었고, 아픈 사람이 있으면 반드시 가서 돌봐줬다.

때문에 계단에 신발이 가득할 정도로 제자가 되고자 사람들이 몰려올 정도로 학문과 예술로 후학을 기르는 한편, 배려와 나눔을 실천하는 선비였다.

이번 전시는 전북을 대표하는 융합형 인재 이정직이 전통을 계승하면서 고민했던 점과 지향했던 것을 살펴보면서 그이 예술활동을 통해 과거 이정직과 소통하고자 마련됐다.

전시는 총 3부로 구성됐다.

프롤로그는 이정직이 다방면에 능통했던 통유로서의 면모를 먼저 소개한다.

황현은 이정직에 대해 ‘모르는 바 없고, 통달하지 못한 바가 없는, 향후 몇 백 년 동안 없을 인재’라고 표현했다.

풍수, 천문, 의약, 음악 등 문장과 서화 외에도 능통했던 그의 인재상을 볼 수 있는 자료 선보인다.

1부는, 조선에서 근대로, 전통을 배우고 끊임없이 수련하여 후학들에게 전했던, 법첩 연구의 대가로서의 이정직을 조명한다.

글씨뿐 아니라, 그림에서도 같은 방법으로 수련 과정을 거쳤다.

추사 김정희를 배워 썼던 ‘완당재현첩’에서부터 오원 장승업張承業 그림을 보고 배운 ‘오원재현첩’ 등 유명 서화가의 작품을 통해 배우고 자기만의 세계를 만들어갔다.

중국 서예의 맥에 깊은 관심을 가졌고, 단순히 모양을 베껴 쓰는 것에 그치지 않고 중국 및 조선 명필가의 글씨를 수없이 임서하면서 골자를 터득하고 자기 것으로 소화하는 데에 노력을 기울였다는 것이 특징이다.

2부는 조선의 ‘마지막 시서화삼절’로서 일구어간 회화 작품을 살펴본다.

사군자와 괴석 등 그가 주력했던 회화의 소재를 통해 필력과 상징성을 추구한 깊은 내공을 지닌 문인화 세계를 만날 수 있다.

특히 붓끝으로 재탄생한 매화를 통해 그가 전하는 메시지는 지조와 절개, 선비정신 바로 그것이다.

3부는, 이정직을 계승한 후학들의 작품을 전시한다.

송기면, 조주승 등의 활동은 전북 서화계를 풍요롭게 하였으며 19세기 후반 이후 전북은 근현대 서화 중심지로 자리매김하는데 큰 역할을 하였다.

또 전시와 관련돼 오는 11일엔 두 차례 강연회가 마련됐다.

선문대 구사회 교수의 ‘근대 계몽기 석정 이정직의 수학과정과 학예관’, 규장각 유순영 책임연구원의 ‘전북의 선비, 석정 이정직의 회화’등이 강다에서 진행된다.

박물관 관계자는 “전북은 예술문화가 발전했고, 그 시작점에 이정직이 있다. 특히 근대 서화에서 이정직을 빼고 말할 수 없다”며 “호남서단에 끼친 영향을 지대했고, 문하에서 배출된 인사들은 일제 강점기를 거쳐 전국적으로 성장했다. 학문화 예술에 매진한 인재들이 전북에서 근대를 연 것이다. 이번 전시는 이런 문예 활동 양상을 선보이고자 한다”고 말했다.

/조석창기자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