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운사 계곡 빨간 레드카펫 장관
내일 꽃무릇 만개해 열흘간 절정

한낮에는 여전히 덥지만, 아침·저녁으론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불어온다.

초가을 고창을 방문했다면 쨍쨍한 햇살과 푸른 바다를 즐겨도 좋지만, 고즈넉한 풍경을 돌아보는 것도 일상의 활력을 채워준다.

가을 문턱에 들어선 한반도 첫수도 고창에 가보자.
/편집자주  



■별 헤는 밤, 고창 문화재 야행

‘2019고창 문화재 야행(夜行)’이 9월 20일부터 22일까지 매일 오후 6시부터 밤 11시까지 진행된다.

고창야행의 주 무대는 ‘고창읍성’이다.

둘레 1684m의 성곽 곳곳의 성루와 성문에 야간 조명이 비쳐 아름다운 것은 물론 성곽길 굽이굽이 역사와 이야기가 담겨 있다.

고창 문화재 야행에선 길꼬내기, 대동놀이, 연등놀이, 고창읍성 달빛 답성놀이, 월하기원, 백중야행, 야밤 백중싸움, 동민동락 다듬이질 노래 공연을 비롯해 마술·판토마임 등 각종 버스킹 공연, 다양한 먹거리·공예 체험 등이 열린다.

이외에도 고창판소리박물관, 고창군립미술관, 문화의전당 등에서도 늦은 시간까지 다양한 체험 과 전시프로그램을 마련해 차별화된 야간관람의 기회가 제공된다.

무엇보다 대표 프로그램인 ‘고창읍성 축성 재현-기원의 거울’은 지난해에 이어 고창오거리당산제보존회 회원들과 고창군민 400여명이 함께하는 대규모 오페레타 공연으로 주민화합의 장이자 역사문화의 진수를 선보일 예정이다.

 

■당신을 위한 고창의 레드카펫, ‘선운산 꽃무릇’

선운산 계곡 깊숙이 레드카펫이 깔렸다.

가느다란 꽃줄기 위로 여러 장의 빨간 꽃잎이 한데 모여 말아 올린 자태가 빨간 우산을 펼친 것만 같다.

살펴주는 이 아무도 없어도 꽃들은 수수하게 잘도 피었다.

선운산 꽃무릇의 꽃대가 올라오기 시작하고 있다.

20일부터는 완전히 개화해 화려한 군무를 펼칠 전망이다.

꽃무릇은 통상 개화 후 열흘정도가 절정기로 알려져 있다.

선운산 꽃무릇은 5월께 잎이 나왔다가 7월께 지고 나면, 9월초 꽃대가 솟아난다. 9월 하순이 되면 꽃이 붉게 피어오른다.

한 뿌리이면서 잎과 꽃이 서로 만나지 못해 ‘화엽불상견 상사초(花葉不相見 想思草)’의 그리움과 아련함으로 회자되는 꽃이다.

가려진 모습과는 달리, 뿌리에는 코끼리도 쓰러뜨릴 정도로 강한 독이 있다. 그 옛날 단청이나 탱화 보존에 유용하게 쓰기 위해 절 주변에 꽃무릇을 많이 심었다고 전한다. 

 

■학원농장 해바라기, 메밀꽃 

초가을 꽃은 단연 샛노란 해바라기다. 햇볕이 내리쬘수록 더욱 아름답게 피어나는 해바라기 꽃이 수 만평 꽃밭에 만개해 절경을 이루고 있다. 사람들은 노란색 물결을 이루는 해바라기 꽃밭에서 예쁜 추억을 만든다.

지난 봄 싱그러운 초록빛의 물결로 넘실거렸던 고창학원농장이 오색 빛으로 화려하게 변신한다. 100일간(10월 말까지) 이어지는 ‘고창 학원농장 꽃잔치’는 해바라기, 코스모스, 백일홍, 메밀꽃이 20만평의 구릉지에서 피고 지고를 반복한다.

해바라기와 메밀꽃은 개화 절정기가 보름 정도다. 이에 학원농장 측은 개화시기를 7개 구역별로 조정했다. 또 백일홍과 코스모스는 피고지고를 반복해 100일 동안 계속 꽃을 이어 볼 수 있도록 했다. 꽃잔치 기간에 농장을 방문하는 관광객은 언제나 2∼3만평 규모에서 만개한 꽃을 배경으로 인생사진을 남길 수 있다.

메밀꽃도 절정을 뽐내고 있다. 가을에 하얀 눈이라도 내린 것처럼 장관을 연출하고 있다. 메밀꽃은 ‘앉은뱅이 들풀’로 불린다. 그 꽃이 하얗게 피어 초록의 이파리와 어우러진다. 푸른 바다와도 조화를 이뤄 동화 속 풍경을 선사한다. 파란 가을 하늘은 덤이다.

고창 학원농장 진영호 대표는 “해바라기와 메밀꽃을 비롯해 수많은 꽃들이 자아내는 장관 덕분에 해가 갈수록 관광객이 크게 늘고 있다”면서 “그늘막과 벤치, 주차장 등 편의시설을 대폭 늘려 고창을 찾는 관광객들이 편하게 꽃구경 할 수 있도록 배려 하겠다”고 말했다. 

 

■책마을 해리 

대한민국 대표 책마을 해리를 가보는 것도 좋다.

‘누구나 책, 누구나 도서관!’ 책마을 해리는 책을 읽고 체험하며 그 경험을 책으로 쓰고 펴내는 공간이다.

과거 초등학교의 흔적이 남아있는 책마을 곳곳에는 다양한 문화공간이 마련돼 있다.

책마을 갤러리, 시간의 숲, 북스테이 뿐만 아니라 만화방까지 있다.

보름달이 뜨는 금요일 밤에 여는 ‘부엉이와 보름달 작은 축제’에선 책읽기와 문화공연, 독후감 나누기 등의 행사를 연다.

15만권의 책 중 하나를 집어 들고 가야할 곳은 ‘책감옥’이다.

책감옥에 갇혀 휴대폰도 인터넷도 없이 책만 읽으려는 사람이 나날이 늘어난다고 한다.

시간나면 읽어야지 하고 내내 미뤄두던 책을 끝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대표 먹거리 

# 고창 멜론
고창멜론은 미네랄과 원적외선이 풍부한 황토에서 재배되며 안정된 재배기술과 많은 일조량으로 당도가 높다.

또 과즙이 풍부하고 향이 좋아 직거래 재구매율이 80%가 넘는 농가도 있을 정도다. 그만큼 고창 멜론을 먹어본 사람은 계속 찾는다.

# 고창 전어
고창 구시포항에 줄지어 늘어선 횟집 수족관에 전어가 그득하다.

아직 철이 이른데도 제법 살이 차올랐다.

전어는 전어회와 구이, 전어 회무침으로 즐겨먹는다.

이 맛은 해마다 절대 놓칠 수 없는 것들이다.

/고창=김준완기자 jw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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