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립국악원 '판소리의기악'
복각음반 최종 시리즈 완결
판소리홍정택-민속악박대성
아쟁산조-시나위 등 연주담아

전북도립국악원은 풍류방의 명인들 복각음반 최종 시리즈를 완결했다.

지난 2016년 개원 30주년을 기념해 보존 자료 복각음반 제작을 시작한 지 4년 만이다.

이번에 마무리된 풍류방의 명인들 4 ‘판소리와 기악’은 전북 판소리의 지킴이였던 홍정택의 판소리와 단소명인으로 이름을 날린 전추산의 풍류와 산조가 수록됐다.

또 민속악의 명인들이었던 박대성, 한갑득, 한일섭, 박종선의 아쟁산조, 시나위, 새납 독주 등이 수록돼 한 시대를 풍미했던 명인들의 젊은 시절 연주를 회상하며 들어볼 수 있다.

이에 앞서 국악원은 지난 2016년에 풍류방의 명인들 1 ‘송영석의 판소리와 신쾌동의 거문고산조’를 발매한 바 있다.

녹음자료 중에서 음악사적으로 중요하고 음질이 양호한 것을 먼저 선별해 2장의 CD로 발행했다.

이 음반을 통해 송영석의 이동백제 적벽가의 면모와 창작판소리 역사가인 ‘충신곡’을 통해 당시 열사가류의 다양한 층위와 신쾌동 거문고산조의 변화과정과 거문고병창의 진면목을 이해할 수 있었다.

2017년에는 풍류방의 명인들 2 ‘서진구락부의 가진회상과 정경태의 가곡시조’를 발매했다.

이 자료는 영산회상 계통의 기악곡이나 가곡시조 등 풍류음악과 여러 명인들의 산조, 판소리 등이 수록됐다.

특히 영산회상 계통의 음악은 서봉 선생이 직접 연주하거나 악보를 만든 것으로 서봉 선생의 예술에 대한 조예가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또 2018년에는 풍류방의 명인들 3 ‘산조, 삼현, 시나위, 풍류’를 발매하기도 했다.

오늘날 활동하는 명인들의 스승들인 한주환, 김윤덕, 신쾌동, 신은휴의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자료들이 수록됐으며, 특히 한주환의 독주 시나위 ‘도살풀이’와 삼현 ‘굿거리’와 삼현 ‘타령’은 그간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던 자료이다.

김윤덕이 자신만의 산조를 완성하기 직전 정남희의 제자로서 그리고 강태홍의 계승자로서 스승의 단점을 버리고 장점만을 수용한 음악세계를 엿볼 수 있다.

아울러 신쾌동이 연주한 풍류음악이나 산조의 명인으로 유명한 신쾌동과 영남지역의 풍류명인인 신은휴의 다양한 풍류세계를 살펴볼 수 있는 실증적 자료로서 가치가 있었다.

이번 복각의 자료로 사용된 것은 서봉 허순구 선생이 대구 금호정에서 당대 한국음악 대가들을 초청해 녹음한 20여개 릴 테이프를 기초로 했다.

1960년대 초반 전통음악 녹음의 공백기를 감안하면 이 녹음자료는 해방 이후 공백을 메울 중요한 자료로 기록되고 있다.

허봉 허순구 선생은 전주 출신 기업가로 전주 백화점인 문성당을 설립했고, 1938년에는 처남인 고 이병철 회장과 함께 삼성상회를 창립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사업 은퇴 이후 대구에 금호정을 짓고 국악동호회를 만들어 유명 국악인들을 초청해 연주하고 이들의 활동을 지원하기도 했다.

이번 자료들은 그의 자제인 허병천 선생이 간직하다 1990년대 초반 전북도립국악원에 맡겨졌다.

원본 녹음자료는 전문가가 스튜디오에서 녹음한 것이 아니라 부분적으로 음질이 좋지 않은 것이 많았지만, 최대한 원본의 음질을 복원해낼 수 있도록 리마스터링 작업을 통해 복각됐다.

또 서지적인 기록도 미비한 부분이 있지만 전문가의 연구진행으로 자세한 음악적 내용과 연주자가 밝혀졌고 그 가치도 드러나게 되었다.

국악원 관계자는 “그동안 복각음반 시리즈를 발매해 호평을 받은 만큼 앞으로도 보존자료 복각음반 시리즈 사업을 계속 진행하여 알려지지 않은 귀중한 자료들을 계속 발굴해 나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조석창기자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