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수 '눌변 속의 뼈'··· 인생진리 터득 목소리
내재된 욕망과 사회상 뼈 있는 담론으로 긁어줘

언중유골이란 말이 있다.

정성수 시인의 신간 산문집 ‘눌변 속의 뼈’를 두고 하는 말이다.

책은 달변이냐 눌변이냐를 떠나 인생의 진리를 터득한 사람만이 낼 수 있는 목소리가 담겨 있다.

저자는 시인답게 문학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관점을 강조했다.

문인은 인간 존중을 최고로 알아야 하고 생명 존엄성을 중시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

지식을 적는 일이 아니고 지식을 가르치는 일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문인은 지식을 자랑하지도 팔지도 않아야 한다.

하지만 문인이 가는 길은 험난하다.

바람 불고 세상이 춥다 할지라도 어깨를 펴고 의연히 걸어가야 한다.

사회를 감시하고 정화시키며, 최후의 심판자로 남아야 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어린 시절부터 시나리오 작가가 꿈이었다.

고2 어느 날 교지발간을 위해 원고를 제출했는데 그 글이 교지에 실렸다.

활자와 첫 만남이었다.

정식으로 문학공부를 하지 않았고 그 흔한 문학교실도 가 본 적이 없었다.

어깨 너머로 배운 게 전부였다.

어느 날 신문사에 시 한 편 보냈는데 덜컥 게재가 됐다.

그 때부터 본격적으로 시에 매달렸다.

상투적인 말장난에 덧칠한 부분이 있다며 종아리를 걷으라는 사람도 있지만 저자에게 시는 밤하늘의 별과 같았고, 시를 쓰는 순간만큼 행복하고 귀한 시간은 없었다.

그럼에도 한편으로 두렵고 부끄러웠다.

저자의 내밀한 생각과 사적인 비밀 뿐 아니라 삶의 일부까지 타인들에게 보여주는 것은 벗은 몸을 보여주는 것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비난받은 여지가 있는 글은 여지없이 점검했고, 정신적으로 힘들었지만 완성된 글은 위로와 위안이 됐다.

이번 책은 그동안 저자가 세상을 살아오면서 느끼고 고민했던 글들을 다양한 주제와 함께 수록했다.

인생을 적는 것이 아니고 인생을 해석해 그것을 적는다는 저자의 말처럼 수록된 글들은 ‘눌변 속의 뼈’처럼 독자들에게 되돌아온다.

저자는 “세상의 고단한 길을 가는 모든 이들을 위해 한편의 글을 쓴다.

사람들을 위로하는 것이 세상을 위로하는 것이고 끝내는 나 자신을 위로하는 것이다”며 “내가 태어난 이 땅과 슬품을 먹고 사는 사람들을 위해 문학의 길을 간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희망이라는 등불을 켜들고”라고 밝혔다.

이준관 아동문학가는 “삶에 대한 견고한 생각과 체험으로부터 습득한 글들이 감동과 깊은 울림이 있다”며 “적지 않은 세월 동안 짬짬이 내놓았던 글을 한 권의 책으로 묶었으니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박광영 내일매외신문사장은 “우리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풍자와 익살로 구수하게 풀어내고 있다”며 “글을 접하면 끝까지 읽지 않고도 못배기게 만든다.

내면에 잠재된 욕망과 사회상을 뼈있는 담론으로 가려운 데를 긁어주고 있다”고 밝혔다.

원광대 공대를 졸업하고 동 교육대학원에서 공업교육을 전공한 저자는 전주교육대를 졸업하고 교편을 잡았다.

한국교육신문 신춘문예 동시 ‘콧구멍 파는 재미’가 당선됐고, 창조문학신문 신춘문예에 시 ‘되창문’이 선정되기도 했다.

공무원문예대전에서 시와 동시, 수필 2회 최우수 4관왕을 차지했고, 현재 전주비전대 운영교수를 맡고 있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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