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잔혹범죄 형벌 vs 교화 아이들 위한 선택은?
청소년 잔혹범죄 형벌 vs 교화 아이들 위한 선택은?
  • 윤홍식
  • 승인 2019.09.26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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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찬성의견
아이들 지능-성향 등 성숙도 변화
형사법상 미성년 12세로 낮춰야
소년보호사건 대상 10세로 조정
형법상 책임연령 미조정 불균형
피해자 고통-입장 우선 고려를
연평균 7,006명 촉법소년 송치
4대 강력범죄 2만1,591명 대다수
10대 촉법소년 3년새 42.4% 증가

최근 수원 노래방 초등생 집단 폭행 사건으로 촉법소년(만 10세 이상 만 13세 이하)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형사 미성년자의 연령을 하향 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촉법소년 범죄가 점차 흉포화·저연령화하고 있는데 형법이 형사처벌 가능 연령대를 만 14세 이상으로 제한해 가해 학교폭력 등 소년범에 대한 선도 처분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 같은 주장은 특히 직접적인 학교폭력의 피해를 입은 학생이나 가족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청소년 범죄에 대해 단순히 처벌만 강화하는 것은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하는 것이 아니라며 반대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범죄 예방 효과 또한 증명된 바가 없는 데다 비교육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정부는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을 내놓았지만 가해 학생에 대한 교육적 차원의 처벌 강화 대책만을 내놓았고 형사처벌 연령 하향 조정은 이번엔 포함시키지 않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이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어 논란은 계속되는 상황이다.

형사미성년자 연령 하향 조정을 둘러싼 찬반 논쟁을 알아본다.

한편 지난 2015년 이후 소년부로 송치된 촉법소년 중 4대 강력범죄(살인·강도·절도·폭력) 범죄자가 전체 77%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편집자주


# 찬성의견

김명수 대법원장은 후보자 시절 부산 여중생 폭행 사건 등으로 사회적 논란이 일고 있는 ‘소년법’ 폐지와 관련해 “형사법상 미성년자 연령을 14세보다 낮춰야한다는데 일부 공감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김 대법원장은 인사청문회에서 “현재 아이들의 성숙도나 사회관계에 비춰 낮춰야한다는데 일부 공감하지만 소년의 특성을 염두에 두고 진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대법원장은 소년법 폐지 또는 개정에 관한 견해를 묻는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 질의에 “이번에 여러 사건들로 인해 소년법 관련 여러 논의가 있는 것으로 안다.

개인적으로는 시대가 좀 더 복잡하고 아이들의 지능이나 성향 등이 달라져서 단지 소년이란 이유로 관대한 처분을 하는 것은 적절치 않고 비행을 저지른 아이들에 대한 엄중 처벌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방법론으로서 소년법 폐지 문제가 있고 관련 법 개정해 연령을 상한하거나 하한하는 문제가 있다. 한편으로는 기존 형량 높이는 논의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제 생각은 폐지는 다른 법과의 관계가 있어 고려하기 어렵지 않나 싶다. 국민 합의에 따르겠지만 하한을 조금 높이고 형량 높이는 것은 수긍할 수 있겠다”면서도 “어떤 경우에도 소년법의 특성, 아이들이 미성숙한 상태에서 외부의 위해 정보 영향을 받은 경우가 있다는 특성을 고려해야 된다”고 덧붙였다.

찬성론자들은 형사 미성년자의 연령을 기존 14세에서 12세로 낮추는 것을 핵심으로 한 형법 개정안을 계속 발의했다.

찬성측은 14세 미만자의 범죄가 날로 흉포화 됨에 따라 각계각층에서 이에 대한 재검토 요구가 있고 지난 2007년 12월 소년법을 개정해 소년보호 사건의 대상 연령을 종래 12세에서 10세로 하향 조정했지만 형법상 책임 연령은 하향 조정되지 않아 이에 대한 불균형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는 것.

대한변호사협회도 지난 2010년 형사미성년자의 연령을 현행 14세에서 12세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법무부에 제시한 바 있다.

학교폭력에 피해를 당한 적이 있는 한 여고생은 “학교폭력도 범죄인 만큼 학생이라고 해서 예외가 돼선 안 된다”며 강력한 처벌을 요구했다.

도내 청소년비행예방센터 관계자는 “청소년 지도에는 일관된 규범과 질서 확립이 중요한데, 현행 가해 학생 처벌은 너무 약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찬성하는 사람들은 “잠깐의 잘못으로 가해 학생을 전과자로 만드는 것은 가혹하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한다.

가해자에게는 잠깐의 잘못이지만 상대방 피해 학생이 받는 고통은 평생 갈 수도 있는데 이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은 피해자의 고통보다는 오히려 가해자의 입장을 우선 고려하겠다는 식이어서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26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광주시갑)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5년부터 소년부로 송치된 촉법소년은 2만 8024명으로 나타났다.

연평균 7006명의 촉법소년이 소년부로 송치되는 셈이다.

범죄유형별로 2015년 이후 4대 강력범죄로 인해 소년부로 송치된 촉법소년은 2만1591명으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세부적으로 ▲절도 1만5298명 ▲폭력 6263명 ▲강도 26명 ▲살인 4명으로 집계됐다.

강간·강제추행으로 소년부에 송치된 촉법소년도 총 1495명으로 2015년 이후 꾸준히 증가 추세다.

연령별로 2015년 이후 소년부로 송치된 촉법소년 중 13세는 1만7945명으로 전체 64%를 차지했다.

뒤이어 12세 5923명(21.2%), 11세 2642명(9.4%), 10세 1505명(5.4%)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2015년 269명이었던 10세 촉법소년은 2018년 383명으로 42.4% 증가하는 등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같은 통계가 찬성측 주장에 힘을 실어 주고 있다.

# 반대의견

현행 소년법은 소년범의 재범 방지라는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고 범죄를 무조건 처벌해야 한다는 ‘응보적 패러다임’에서 벗어난 인류 문명의 위대한 성과물이라는게 반대론자들의 주장이다.

반대측은 소년법상 보호처분이 처벌은 아니어서 고통스럽지 않다는 주장이 대표적인 오해라며 소년법은 형사처분에 대한 특별조치로 처벌 완화와 교정교육을 위한 보호처분으로 구성된다는 것이다.

형벌과 달리 범죄 경력으로 기록되지 않는 보호처분은 10가지 종류가 있으며 최대 2년 동안 소년원에 격리되는 처분도 포함돼 있다.

그러나 범죄 경력에 등재되지 않는다는 것이 고통스럽지 않다는 의미하지는 않고 소년들은 합리적으로 처벌의 경중을 고려하면서 범죄를 저지르거나 범죄를 중단하지 않는다는 것이 학계 정설이라는 것.

다음으로 소년범죄가 계속해서 흉악해지고 범죄를 저지르는 나이도 점점 어려진다는 주장이다.

흉악범죄는 보통 살인, 강도, 강간, 방화를 말하는데 법무부 통계에 의하면 지난 10년간 소년의 흉악범죄는 감소하고 있다.

소년법을 폐지하자는 주장 이면에는 범죄자를 처벌하지 않고 기회만 주는 것은 옳지 않다는 생각이 있지만 엄격한 처벌이 복수심을 가진 더 흉악한 범죄자를 양산한다는 것은 이제 상식이 됐다고 지적한다.

또한 소년법을 폐지하자는 주장은 우리 형법을 근대 이전으로 돌려 성인과 소년을 구분하지 않고 범죄를 처벌함으로써 보복 감정만을 충족시키자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소년법이 가해자에 대한 처우 위주임을 반성하고 소년범죄 피해자를 위한 특별법을 만들자는 주장이 더 합리적이다.

학교폭력으로 2주간 특별교육을 받은 한 중학생은 “극기훈련 등 지금까지의 처벌과 가르침으로 내 행동이 얼마나 잘못됐는지를 충분히 뉘우쳤다”며 “한때의 잘못된 행동으로 영원히 ‘빨간 줄’ 인생을 살아야 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참교육학부모회 관계자도 “가해 학생을 처벌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어린 나이에 형사 처분을 받은 아이들이 다시 학교로 돌아와 학교생활을 잘할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고 우려했다.

반대하는 사람들은 아직 제대로 인격 형성이 되기 전인 어린 나이에 전과자를 만드는 것은 결코 가해 학생 본인을 위해서도, 사회 전체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이 아이들이 형을 살고 나온 뒤에는 그야말로 낙인 찍힌 인생을 살 가능성이 크며 성인이 돼서도 범죄의 길로 빠질 가능성이 큰데 이는 모두에 불행한 일이라는 것이다.

당장 피해 학생 측에서 볼 때는 엄벌에 처하고 싶겠지만 좀 더 큰 틀에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미성년자에 대한 형벌보다는 교화가 세계적 추세이고 유엔 아동권리위원회도 형사책임 연령을 오히려 높일 것을 권고하는 등의 상황을 감안할 때 당장 형사처벌 대상 연령을 낮추는 것이 필요한지에 대해서는 좀 더 신중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중요한 것은 학교폭력을 막는 것이지 가해 학생을 벌주자는 게 아닌 만큼 논의의 핵심을 폭력 예방에 둬야 한다는 측면에서 반대하는 사람도 역시 있다.

결론 촉법소년범 문제에 접근할 때는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바가 무엇인지 분명히 해둘 필요가 있다.

궁극적 목표는 물론 범죄를 없애고 피해자들이 입은 정신적 물리적 피해를 가능한 한 빨리, 그리고 충분히 치유하는 것이다.

14세가 안 된 가해자들을 형사처벌 하는 것이 옳은가 여부도 이런 목적 달성에 도움이 되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해야만 한다.

만약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에 소년범죄는 물론 어린 아이들이 학교 내 폭력 행사를 상당히 자제한다면 형사미성년자의 연령을 낮추는 것이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문제는 마치 사형제도가 범죄 발생을 줄이는지에 대한 논쟁만큼 결론이 쉽지 않은 주제다.

인과관계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을 뿐 아니라 오랜 시간 관찰해야 하기 때문이다.

형사처벌 가능성이 범죄를 줄이는 데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형사미성년자의 연령을 낮추는 조치는 매우 신중해야 한다.

왜냐하면 이 조치가 당장 피해자나 그 가족의 분풀이는 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궁극적으로 어떤 당사자에게도, 사회 전체로도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형사처벌 가능성이 범죄를 줄이는 데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특히 학교폭력은 다른 쪽에서 해답을 찾는 수밖에 없다.

우선 학교 내에서, 혹은 방과 후에 아이들이 폭력 현장에 노출될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데 학교와 각 가정, 지역사회는 물론 필요할 경우 경찰력까지도 동원돼야 할 것이다.

특히 잠시 반짝하고 마는 식이 아니라 지속적인 감시와 예방이될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

가해자들에 대해서는 형사범으로 유죄선고를 받도록 하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들을 지속적으로, 그리고 효율적으로 교화하는 다양한 방법을 찾는 것이 우선이다.

가해자들이 진정으로 뉘우치고 잘못을 깨닫게 하는 것이 결국 가해자들은 물론 피해자들에게도, 사회 전체적으로도 가장 바람직한 것이기 때문이다.

/윤홍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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