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혁신도시 전주에 국민연금공단의 연금기금을 중심으로 한 금융중심도시 건설사업이 여러 면에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수탁규모 세계 1,2위를 다투는 미국의 뉴욕멜론은행(BNY)과 스테이트스트리트뱅크(SSBT)가 9월과 8월 전주사무소를 개설했다. 국내에서는 금융투자협회와 SK증권 등이 전주사무소 개설을 추진하고 있다. 세계 최대 은행들이 전주에 사무소를 개설한 것은 금융중심도시 건설에 청신호가 되고 있다. 더욱이 뉴욕멜론은행 전주사무소장은 벌써부터 공단의 기금운용역들을 보좌하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전문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공단과 전라북도가 염원하는 전문인력 양성사업의 닻을 올리는 셈이다.

이에 앞서 공단과 전북대학교는 지난 여름 방학 기간 연금제도와 기금운용 이론 등을 중심으로 오픈캠퍼스를 열고 120명의 도내 대학생에게 교육을 실시한 바 있다. 전북대학교는 공단과 긴밀하게 협조체제를 구축하면서 이를 더욱 발전시켜나가는 방안을 구체화하고 있다. 오픈 캠퍼스의 지속적인 운영과 함께 학부에 연금관리학을 연금관리 연계전공으로 신설하기로 했다. 연금관리학은 연금제도와 기금운용, 복지서비스 등 3과목에 9학점을 인정하는 새로운 전공분야가 된다. 이 과정에는 전북대학교뿐 아니라 도내 다른 대학교 학생들도 참여할 수 있다. 연금관리학 교육과 연구가 활성화하면 그만큼 전라북도 인재의 도전 영역이 넓어질 것이다.

전북대학교는 더 나아가 대학원 석사와 박사 과정에 연금관리학과를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늘어나고 있는 전문인력 양성과 기금운용역들의 연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전북대학교 대학원의 연금관리학 전공은 공단의 기금운용역 뿐 아니라 공단연구원의 연구인력을 비롯하여 한국투자공사와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등 공적 기금과 민간 기금운용역들에게 전문성과 이론을 심화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공단은 독자적으로 추진하는 연금기금전문대학원이 설립될 때까지 이론과 실무 교육을 전북대학교가 수행하는 데 협력할 것이다. 그 이후에는 이론 교육과 연구는 전북대학교가 담당하고, 실무 연수와 전문성 강화는 공단이 수행할 것이다. 

공단과 전북대학교의 연금기금 전문인력 양성계획은 새로운 전문가를 기금운용 인력시장에 공급하고, 기존 운용역과 정책 당국 등의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바람직하다. 이에 멈추지 않고 연금기금과 관련된 국내외 학회 등을 유치하며 전주가 새로운 학파를 형성하는 데도 노력하고 있다. 미국에 유명한 시카고 경제학파가 있다고 한다면 한국에는 앞으로 전주 연금학파가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공단과 전라북도가 해마다 전주에서 국제금융컨퍼런스를 여는 것도 전주 학파 형성을 다지는 계기가 될 것이다. 공단의 기금운용역과 연구원, 전북대학교의 교수진과 세계적 전문가 그리고 정부와 전라북도의 정책 담당자 등의 역량이 결합된다면 전주 학파의 앞길은 공고해질 것이다. 

공단의 연금기금은 국내외의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도 올 상반기에 700조 원을 돌파하고 5년 후 2024년에는 1000조 원을 달성할 것이다. 이에 따라 운용인력도 지금 300명 규모에서 크게 늘려야 한다. 기금운용본부가 2017년 2월 전주로 이전한 이후 기금 규모는 100조 원 더 늘어났다. 공단과 전라북도, 전북대학교는 이 같은 추세를 이어가며 연금기금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전주를 국제금융중심도시로 가꿔나가야 한다. 전주는 2천여 년 전부터 동아시아를 제패한 고대 해상왕국 백제의 정신을 계승한 곳이다. 지금 전주의 바다 관문인 새만금 신도시는 21세기 해상왕국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세계적 농생명 첨단산업단지로 웅비하려고 한다. 이에 맞춰 금융중심도시로 발전하는 필요충분 조건들을 전라북도 스스로 충족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이춘구 국민연금공단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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