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공공임대 주택 입주민
외제차-1가구 2차량 등 소유
김상훈 "악용막을 법필요"

전북지역 50년 공공임대주택 입주민들이 억대 BMW 차량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서민 아닌 서민’이라는 말이 흘러나오고 있다.

특히 소득이나 재산에 상관없이 무주택에 청약통장만 있으면 입주자격이 주어지는 ‘50년 공공임대’ 입주민들이 고급 외제차를 소유하고 있는 것은 국민정서와 거리가 크기 때문에 전수조사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3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주택관리공단의 ‘50년 공공임대 운영 현황’ 자료에 따르면 전북지역 일부 50년 공공임대주택 단지 입주민들이 폭스바겐, BMW, 아우디 등 억대의 고급 외제차를 타고 다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북의 50년 공공임대주택은 전주삼천6 (854세대), 익산부송3 (540세대), 익산어양4 (427세대), 남원노암 (178세대) 등 4개 단지다.

문제는 지난 1993년 저소득층, 탈북자, 사할린 동포 등 영세서민의 주거안정을 위해 공급된 50년 공공임대주택의 일부 입주민들이 버젓이 고급 외제 승용차를 소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주삼천6’ 단지 일부 입주민들은 폭스바겐이 제조사인 ‘골프’를 비롯해 ‘BMW’, ‘아우디’ 등 억대가 넘는 고급 외제 승용차를 운행하고 있다.

‘익산어양4’ 단지 몇몇 입주민들도 BMW와 벤츠를 비롯해 폭스바겐의 ‘파사트’ 등 억대 외제차를 버젓이 운행하고 있다.

‘전주삼천6’ 단지에는 총 854세대 가운데 399대의 자가용이 운행되고 있으며 있으며, 1가구 2차량 세대수 비율도 65세대로 7.6%나 된다.

427세대가 살고 있는 ‘익산어양4’ 단지의 경우 193대의 자가용을 운행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22세대 5.2%는 1가구 2차량 세대로 나타났다.

이 밖에도 540세대가 살고 있는 ‘익산부송3’ 단지에 136대가, 174세대가 거주하고 있는 ‘남원노암’ 단지에 44대 등 50년 공공임대주택 일부 세대에서도 자가용 운행과 1가구 2차량을 운행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전국적으로는 50년 공공임대주택 2만5천742세대 중 차량을 2대 이상을 보유한 가구는 3천38세대에 이르고 있으며, 고가 외산차 또한 188대가 등록된 것으로 밝혀졌다.

공공주택 가운데 ‘영구임대’는 입주와 거주 간 소득과 자산에 대한 심사가 강화됐으며 고가차량에 대한 주차 등록을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50년 공공임대’은 사회적 감시가 허술한 것이 현실이다.

저소득층이나 탈북자, 사할린 동포 등의 주거안정을 위해 영구임대와 함께 국고지원을 받아 공급된 50년 공공임대주택은 당초 영세서민이 입주 대상이었기 때문에 소득과 자산에 대한 기준 없이 무주택 세대구성원 만을 자격으로 삼았다.

하지만 25년 이상 지난 현재 소득과 재산을 보지 않는 공공주택의 취지가 다른 방식으로 악용될 소지가 높아졌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LH와 주택관리공단으로부터 ‘50년 공공임대 운영 현황’을 제출 받은 김상훈 의원은 “소득과 재산을 묻지도 않고 공공주택을 제공하는 것은 현 국민정서와 거리가 먼 시효가 지난 정책”이라며 “관계부처는 이른 시일 내에 입주가구의 소득과 자산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50년 공공임대의 법령과 운영상 보완책 마련을 서둘러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신우기자 l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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