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화-수채화-아크릴 재료-소재
다양화 폭넓은 작품세계 선봬

미술세계 기획 초대로 소훈 작가의 개인전이 개최된다.

추상미술은 물론 새롭게 등장한 뉴미디어 아트, 퍼포먼스 등 화려한 면모에 밀려 구상미술이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하는 오늘날 미술계 현실에서 이번 소훈 작가의 개인전은 회화의 가치를 보여주는 귀한 자리다.

작가는 아카데미즘의 바탕 위에 자신의 감수성을 접목시키는 작업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수채화, 유화, 아크릴화, 파스텔화 등의 재료를 거침없이 다루고, 인물, 풍경, 정물 등 소재 역시 가리지 않는다.

화가라면 일반적인 재료는 다룰 수 있어야 하고, 다양한 소재 또한 그려낼 수 있는 기본적인 테크닉은 갖춰야 한다는 신념에서다.

소훈 작가의 작품 세계는 오랜 세월 수많은 작가를 거쳐 내려온 회화라는 매체의 매력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3대째 화업에 매달려온 집안 내력도 한 몫 했으리라.

전북대 평생교육원에서 30년 넘게 배출한 많은 후학들에게도 기본기를 강조한다.

이미 작가로 자리잡은 40대 후반의 나이에도 자신의 인물화에서 느끼는 부족함으로 러시아 문을 두드릴 정도였다.

이번 전시는 평생 그림을 그리며 살아온 작가의 전반적인 작업세계를 보여준다.

17번째 개인전이기도 한 전시는 ‘그림 그리는 사람’이란 제목처럼 작가 소훈의 작업세계 전반을 보여줌과 동시에 유화, 수채화, 아크릴, 파스텔, 목탄, 연필 등 소재에 있어도 풍경, 인물, 정물 등이 펼쳐진다.

이런 재료와 소재는 그림이라 하면 떠오르는 지극히 전통적인 선택인 동시에 전통 안에서도 특정 소재에 함몰되지 않는 작가만의 폭넓은 선택을 확인할 수 있다.

작가의 다양한 작품세계를 묶어줄 한 단어는 ‘구상회화’다.

긴 화업 동안 여러 변화가 찾아왔지만 큰 틀에서 보면 작가는 구상회화를 떠난 적이 한 차례도 없었다.

회화란 이론이나 사고 실험의 도구가 아닌 삶에서 보고 느낀 것을 표현하는 하나의 실천이고 그 표현에는 대상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현대미술의 수많은 실험들에 관심을 두지 않고 자신의 길은 묵묵히 걸으면서 누구도 따라 할 수 없는 단단함을 이루고 있다.

구도, 터치, 색상 등 그림을 이루고 있는 여러 요소들이 어느 하나 모난 것이 없고 부족함 없이 어우러지고 있는 이유다.

월간 미술세계 백지홍 편집장은 “작가 소훈의 작품세계는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충분히 표현하고 있다. 그의 그림은 단단하고 이 단단함을 앞으로도 허물어질 일이 없어 보인다”며 “그가 찾은 풍경의 모습과 풍경을 받아들인 그의 감정을 한 폭의 캔버스에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전통회화만의 매력이다”고 말했다.

신현식 박사는 “굳고 곧은 예술세계를 흔들림 없이 걸어온 화가로 예술을 향한 진솔한 애정을 느낄 수 있다”며 “변화를 추구하고 고독해하는 예술가들의 흐름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입지를 세우고 예술적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훈 작가는 “몇십 년을 그림 속에서 살았다. 무엇이 나를 그토록 오랜 세월 그림 속에 가두어 놓았는지 아직도 모르겠다”며 “낙수가 처마 밑 주춧돌에 구멍을 내듯이 나는 그저 한 방울의 물이지만 자존감 가득한 화가들과 뜻을 같이하면 거대한 폭포가 될 수 있음을 믿는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이달 21일까지 전주교동미술관에서 진행된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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