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생명력 통한 인간의 자아 회복
밤새우는 시인의 창작고통-희열 노래

제2회 신아문예작가상을 수상한 이내빈 시인이 첫 시집 ‘개망초 너는 왜 그리 화려한가’(신아출판사) 출간에 이어 6개월 만에 두 번째 시집 ‘풀잎은 누워서도 흔들린다’(도서출판 가온)를 펴냈다.

이내빈 시인은 작가의 변에서 “처절하게 삶에 부딪히며 비틀거릴 때 사랑과 고통의 본질에 대한 이해가 가능하고 비움과 이완을 통하여 자신을 성찰하고 소중한 가치를 발견해 가는 과정에서 스스로를 치유하는 방법을 찾아낼 수 있지 않을까”라고 피력하고 있다.

또한 시는 구체에서 일탈된 추상과 관념의 설익은 말놀음이 아니라 삶과 글이 어우러지고 삶 속에 시가 스며들어야 하고, 생각의 줄기를 잡아채 끈질기게 뿌리까지 뽑아내야 하며, 시는 사물에 대한 단순한 관심을 가지는 차원이 아니라 시공을 초월하는 풍부한 감성과 집요한 관찰을 통하여 세계가 드러내거나 감추고 있는 현상을 감지하여 그것을 이해하고 자기만의 언어로 재구성해 나가야 한다고 말한다.

이내빈 시인은 에필로그에서 "도처에서 만나게 되는 가냘프게 보이는 풀잎과 들꽃들을 통하여 현실에 순응하는 자연의 순리를 깨우치는 지혜를 배우게 된다며 ‘번쩍거리지도 않고 그냥 지나쳐 버릴 만큼 작은 목소리로 잔바람에 흔들리는 풀잎이나 들꽃들을 바라볼 때면 어쩐지 애련한 느낌을 버릴 수 없는 강렬한 연민을 경험하게 된다.

그들은 그들만의 소리로 사람들의 일상과 바람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그냥 지나쳐 버리기도 하지만 가까이 귀를 대면 은밀한 곳에 감춰두었던 그들의 이야기를 소곤대기 시작한다.

바람이 불면 조용히 길을 열어주고 거센 바람이 불면 자신을 낮게 낮추어 바람과 맞서지 아니한다"고 표현하고 있다.

숱한 신산을 겪으며 수백 년을 버텨온 얼굴이 이렇게 싱싱한 모습으로 웃고 있을 수 있을까 하는 경탄을 금할 길이 없는 ‘풀잎은 누워서도 흔들린다’를 비롯해서 ‘자연의 생명력을 통한 인간의 자아 회복’을 일구어 내는 ‘생명력’ 등 총 5부에 걸쳐 70편의 시를 소개하고 있다.

이내빈 시인은 에필로그를 통해 “시는, 문학은 시간을 견디는, 견디며 즐기는, 즐기며 또한 달리 조형하는 삶의 가장 절실한 흥분으로 충혈되어 있으며, 자신의 전부를 던지며 어떤 현상이나 사물에 나만의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다른 이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작업이다.

단순한 감정의 산물이 아니라 그 감정을 이성의 힘으로 다스려 치열하게 언어를 조탁해내는 과정이다.

그런 과정을 거칠 때 만이 사물이 새롭게 태어날 수 있는 것이다.

좋은 시인은 그 과정에서 자기를 잊어버리는 아름다운 몰입 속에서 탄생한다.

그러나 ‘항상 끝까지 가보는’ 그 도정에는 치러야 할 대가들이 즐비하다.

고뇌하지 않고 고독하지도 않으면서 좋은 시를 쓸 수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고 시작의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또 시인은 “원고지 고랑마다 감성의 씨앗을 파종하기 위해 불면으로 밤을 지새우는 시인의 행동은 삼라만상의 숨겨진 의미를 찾고 진리를 찾아가는 과정이며 생명력이 꿈틀거리는 치열한 실천의 과정인 것이다”고 창작의 고통과 희열을 말하고 있다.

시인은 항상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끼면서 한 발 한 발 뚜벅뚜벅 천천히 시인의 길을 가겠다는 각오를 다지는 것도 잊지 않는다.

/조석창기자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