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구악보-신악보 수록해 눈길
음계 현대화 시조창 저변확대 기대
과거 연구하는 사람이 미래 이끌어

20년 전 지봉 임산본이 발간한 ‘지봉 임산본 정가 창론집’이 현대 흐름에 맞춰 ‘정가세상으로 본 미래의 창-지봉 임산본 창론 재해석’으로 발간됐다.

이번 책은 선친의 뜻을 이어받고 있는 아들 임환이 직접 팔을 걷고 나섰다.

국내 전통음악의 한 획을 굵게 그은 지봉 임산본은 완제 시조창의 거인이다.

국내 시조계의 선구자이자 최고의 명창으로, 평생을 정가에 바친 국내에서 가장 독보적인 명인으로 평가받아 왔다.

우리나라의 전통음악과 시조 정악, 시조창 음위, 12가사의 박자, 성음의 원리, 오음법 등에 대해 자세히 수록한 책인 ‘정가창론집’을 지난 1998년 3월에 출간한 바 있다.

어린 시절 시조를 시작한 후 어느덧 50여 년을 맞아 그동안 스스로 연구해온 내용을 정리한 책이다.

당시 책은 시조를 아끼고 사랑하는 후학들이 익힐 수 있도록 다양한 자료와 식견을 집대성했다는 점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이 책의 증보판 필요성은 책이 출간된 지 정확히 20년 만인 2018년 초부터 꾸준히 문화예술계에서 제기됐다.

정가창법을 연구한 소중한 자산을 보다 널리 알리고 저변 확대를 통해 후학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이 핵심이자 설득력의 요체이다.

현대인의 기호에 맞춰 더욱 쉽게 풀어쓸 필요성도 제기됐다.

그러던 중 2018년 11월에 지봉 임산본은 숙환으로 타계했다.

생전에 선생의 실천적인 삶은 이제 숨 쉬는 모든 후배들의 가슴을 요동치는 장엄한 가르침이 되었다.

전통음악을 사랑하는 것이 국가를 사랑하는 길이라는 생전의 말씀이 죽비가 되어 후배들의 가슴을 깊게 파고들었다.

그의 아들인 저자가 증보판 출간을 서두르게 된 첫 번째 배경이다.

케이 팝(K-Pop)이 세계문화의 지축을 뒤흔들고 있는 요즘, 우리 전통성악에 대한 관심이 새롭게 고조되고 있다.

이에 저자는 글로벌 국제무대에서 한국의 음악이 높게 평가되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 전통성악인 정가, 시조창에 대한 본류를 이해하고 일반인들의 관심을 재고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보았다.

전북은 국악 중에서도 판소리와 민요, 농악 등 민속악의 본고장이지만 시조와 가곡, 가사 등 정가음악의 본고장이기도 하다.

이런 온전한 소리의 고장 전북에서 전통음악의 저변 확대를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뤄진다면 그 파급 효과 또한 적잖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책은 이러한 시대적 과업을 담아 일반인들의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정가인 시조창 등에 대해 쉽게 알려주는 편안한 교과서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한 권의 책에서 시조의 역사와 종류, 창법 등을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또 구악보와 신악보를 함께 수록해 현대화된 음계를 실어 저변 확대는 물론 질적 향상도 도모할 수 있도록 했다.

저자 임환은 완주 구이면 출신으로 서울추계예술대에서 문화예술학 박사학위를 취득, 정가 연구활동을 벌이고 있다.

현재 도내 언론사의 대표로 재직하면서 갈수록 시들해지고 있는 정가의 저변확대를 위해 언론을 통한 홍보와 전국정가경창대회를 끊임없이 전개하고 있어 정가보존회 부이사장을 맡고 있다.

/조석창기자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