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 영상-인형기계터는법
계좌번호 노출 삥뜯기자행등
이용시간 늘며 범죄 노출도↑
이용시간 제한 목소리 커져

청소년들이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성매매·도박·폭력 등으로 악용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20일 인터넷 ‘익산 싹 다 말해’ 게시판에는 ‘최근 익산에서 일어난 여중생 집단폭행 사건’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약 1분 30초 분량의 영상에는 고등학생으로 추정되는 여학생 2명이 무릎을 꿇고 있는 피해 학생(16)의 뺨과 이마 등을 수차례 때리고 머리채를 잡자 여중생이 “잘못했어요, 죄송해요”라고 울음을 터트리는 장면이 담겼다.

피해 학생의 애원에도 가해 학생들은 구타를 멈추지 않는다.

가해자가 “소리를 지르지 마라, 조용히 하라”고 윽박지르거나 웃는 소리도 담겼다.

이 같은 폭행은 2시간에 걸쳐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영상은 폭행 현장에서 일행 가운데 한 명이 찍은 다음 주변 친구들에게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게시판 관리자는 “영상 속 피해 학생과 부모로부터 이번 사건을 널리 알려달라는 부탁을 받았다”며 글과 영상을 공개한 배경을 설명했다.

해당 영상은 폭행 가해 학생 중 한명이 찍어 지인들에게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익산경찰서는 공동폭행 혐의로 여고생 A(17)양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 같은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으면서 “정보통신기술(ICT) 활용 비율이 높은 청소년들 사이에서 SNS의 이용시간이 늘면서 범죄에 대한 노출이 증가하고 있다”며 SNS 이용시간을 제한하자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익산 SNS동영상이 논란이 됐던 다음날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청소년들의 SNS 사용을 금지시켜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SNS는 다양한 사람과 소통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특정 SNS는 인형뽑기 기계를 터는 방법, 컴퓨터 비밀번호를 알아내는 방법, 차를 터는 방법 등 각종 범죄와 연관된 내용들이 아무런 차단없이 그대로 공유되고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어 “SNS를 통해 소위 일진이라는 아이들이 자기들의 계좌번호를 노출시키고 일명 ‘수금’, ‘삥뜯기’를 자행하거나 자기들끼리 만나 각종 범죄를 일으키고 있다”면서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수원노래방 초등학생 폭행사건’, ‘익산 여중생 폭행사건’ 등도 SNS를 통해 만난 아이들이 폭력을 행사한 사건이다”고 덧붙였다.

28일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강력범죄를 저질러 검거된 14~18세 청소년은 1만 2024명에 달했다.

매년 조금씩 줄어드는 추세지만 연간 2000여명이고, 단순 폭력까지 포함하면 연간 2만명이 검거된다.

재범률도 성인의 2배다.

지난해 청소년 보호관찰 대상자의 재범률은 12.3%로 성인 보호관찰 대상자의 재범률 5.6%의 배를 웃돈다.

도내 청소년단체 관계자는 “SNS는 정보의 확산이 간단하고 빠르게 이루어져 잘못된 정보가 퍼져나가기 쉽다”며 “여러 사람들의 견해를 자신의 비판적인 사고와 판단 없이 그대로 받아들이게 되면 청소년기의 바람직한 자신만의 판단력이나 사고력, 가치관 등을 기르는 데 장애물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윤홍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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