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명표 평론가'마명 정우홍 전집' 4권 출간
마명선생 이력 추적 우리 고장 운동가 조명
선생의 문학작품-조선불교사회 등 통째 묶여

문학평론가 최명표 씨가 '마명 정우홍 전집' 4권을 신아출판사에서 출간했다.

마명(馬鳴 鄭宇洪, 1897∼1949) 선생은 정읍 태인 출신의 사상가, 독립운동가, 작가, 언론인, 재가불자이다.

마명은 민족해방운동에 복무하는 중에도 문학작품을 창작하고, 한국 불교사를 정리하여 ‘조선불교사화’라는 제목으로 장기간 신문에 연재하였다.

이처럼 혁혁한 업적에도 불구하고, 마명은 그 동안 학자들로부터 제대로 조명받지 못했다.

학계에서는 대구 출신으로 요절한 아나키스트 마명(馬明)과 그를 혼동하기 일쑤였고, 다량의 문학작품을 창작한 작가인 줄도 몰랐다.

평소 전북 지역의 문학자료를 정리하는 일에 힘을 쏟고 있는 최 씨는 마명의 운동 이력을 추적하고 그의 노력으로 식민지 시대에 사상운동과 노동운동을 지도하던 우리 고장 출신의 운동가가 되살아났다.

더욱이 마명은 다량의 시, 소설, 수필을 발표한 작가로서, 한국 근대문학사의 한 국면을 당당히 담당할 수 있어서 전집을 발간한 의의가 높아진다.

전집의 편집은 글의 성질에 따라 다르다.

제1권은 정우홍이 남긴 문학관련 작품들 즉 시와 소설 그리고 수필과 서평 등을 묶었다.

제2권은 그가 발표한 논설을 실었고, 제3권은 생전 강조했고, 해방 후까지 직접 출판하기까지 했던 ‘재건주의’와 ‘완전변증법’과 관련된 글을 모았다.

제4권은 ‘조선불교사화’를 통째로 묶었다.

하지만 전집이란 이름에 맞지 않게 정우홍이 남긴 글을 다 모으지 못한 한계도 있다.

그가 써두었던 수많은 글자들이 언제쯤 제자리에 모이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유족이 갔고 있는 자료조차 제대로 건사하지 못한 아쉬움도 있다.

일찍이 마명은 전주 함육학교를 졸업하고 만주로 건너가서 독립운동을 하다가 일본으로 건너가서 박렬 등과 교유하며 아나키즘운동에 뛰어들었다.

그는 신태인 출신의 이헌과 힘을 합쳐 오사카의 노동운동을 지도하다가, 서울로 돌아와서는 조선노농총동맹 집행위원과 사상단체 북풍회 간부로 활약하며 태인노농회를 지도하였다.

조선공산당 사건에 연루되었다가 풀려난 뒤에는 귀향하여 농촌운동가로 변신하였다.

해방 후 마명은 서울신문 편집국장으로 재직하며 조국의 나아갈 길을 각종 논설로 제시하였고, 재가불자들의 모임 거사림을 조직하여 불교대중화운동을 전개하였다.

이처럼 훌륭한 인물이 최 씨의 힘을 빌려 수면 하에 묻혀 있다가 세상 밖으로 나왔다.

앞으로는 마명의 업적을 평가하고, 그의 문학세계를 살펴서 상당하는 자리를 마련해 주는 일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최명표 씨는 마명의 자료를 바탕으로 기존에 전집을 발행한 소설가 이익상 등과 박렬 등이 연결되는 전북 지역의 아나키즘운동사를 집필할 계획이다.

편자들은 “정우홍은 주권을 잃어버린 나라를 되찾고자 만주로, 상해로, 도쿄로, 오사카로 숨어다니며 숨 가쁘게 살았다.

생전 발자취를 쫓노라면 식민지의 변혁운동가가 겪지 않으면 안되었던 고생과 번민을 목격할 수 있었다"며 "하지만 사후에 연구자들은 종적조차 따라가지 않은 채 불완전한 연보를 작성하는 허물을 범했다.

이제 전집을 쳐내며 정우홍이 걸었던 운동 경로를 복원하고 노선을 바로잡았으니 연구자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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