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서 노인태운 미니버스
논으로 추락 12명사상참변
일손부족 작업시간 맞추려
새벽야간 운행··· 대책필요

3일 오전 5시 57분께 전북 고창군 대산면 한 도로에서 25인승 미니버스가 도로변 논으로 추락해 소방당국이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연합뉴스
3일 오전 5시 57분께 전북 고창군 대산면 한 도로에서 25인승 미니버스가 도로변 논으로 추락해 소방당국이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연합뉴스

3일 오전 5시57분께 고창군 대산면 한 도로에서 60~70대 노인들을 태운 25인승 미니버스가 3m 아래 논으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70대 여성이 의식을 잃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고, 11명이 다쳤다.

고령화와 농촌 일손 부족 등으로 다른 지역 인력 등에서 노동자를 불러 작업할 수밖에 없는 농촌의 현실이 빚어낸 인재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 사고로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70대 여성이 의식을 잃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B(73)씨 등 나머지 승객 11명도 크고 작은 상처를 입었다.

승객들은 대부분 60∼70대로 양파 농장일을 하기 위해 전남 영광에서 고창으로 가던 중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20여분 만에 현장에 도착해 승객들을 영광과 고창의 병원으로 옮겼다.

부상자 대부분은 경상이지만, 이 중 2명은 골절 등 중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음주측정 결과 운전자 A씨가 술을 마시진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사고 당시 짙은 안개가 낀 구간을 달리던 버스가 코너를 돌다가 도로에 진입하지 못 하고 논으로 추락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사고로 인한 추가 사상자는 집계되지 않았다”며 “승객 대부분이 안전벨트를 매지 않아 인명피해가 컸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해마다 영농철이 되면 농촌에선 부족한 일손을 메우기 위해 일당 8만~12만원을 주고 도시나 농촌에서 일거리가 없는 노인들을 고용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문제는 이들 작업 인부를 태운 운송 차량의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사고 원인 가운데 하나로 이들 작업 인부를 태우고 다니는 무허가 운송업체가 난립하고 대부분 영세하다는 점이 꼽힌다.

운송업체 운전자는 빠듯한 작업 시간에 맞추기 위해 새벽 일찍 길을 나서야 하고, 작업이 끝나면 서둘러 귀가해야 한다.

과속과 신호 위반, 졸음운전 등 위험 운전을 할 때가 많다.

소개업체나 운송업자 대부분이 영세하고 무등록 업체라는 점도 안전에 위협이 된다.

영세한 업체는 낡은 차량을 들여와 허술하게 관리하는 경우도 많다.

이날 사고가 난 승합차도 새벽 5시께 전남 영광에서 출발해 안개와 어둠 속에서 운행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따라서 전문가들 운송 안전부터 농업 노동 환경 전반에 걸친 점검과 개선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고령노인이나 외국인 노동자가 계절성으로 작업 현장에 나가지만 이에 대한 실태조사는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차원에서 일회성이 아닌 장기적인 관점의 농촌 일손 지원 사업이 이뤄져야 한다는 요구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윤홍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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