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통달 도립국악원창극단장
4년 임기만료 소회 밝혀
부임후 단원 기량향상 우선
후학양성-상설공연 계속돼

“시간이 참 빠르다. 시원섭섭한 생각도 있지만 그동안 고향을 위해 봉사할 수 있어 매우 기쁘다. 또 다른 봉사를 위해 남은 여생을 바치겠다.”

임기 만료를 앞둔 전북도립국악원 조통달 단장의 소회다.

4년 전 부임 직후 조통달 단장은 창극단원들의 기량향상을 우선순위로 삼았다.

무엇보다 소리를 잘해야 한다는 원칙에서다.

조 단장은 “처음 와보니 소리를 마음에 들게 하지 못하는 단원들이 있었다. ‘니 목이 먼 목이냐’ 나무라면서 공부를 시켰다”며 “시간이 갈수록 좋아졌지만 아직 갈 길이 멀었다. 부족했다”고 말했다.

기회공연으로 창극 대신 판소리열전이란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공개된 장소에서 26명의 단원 모두 차례로 무대에 올라 소리를 보여줘야 했다.

단원들의 반발이 거셌다.

하지만 조통달 단장이 가장 먼저 무대에 서는 솔선수범으로 2년 연속 프로그램을 마칠 수 있었다.

조 단장은 “나도 무대에 오른다며 단원들을 설득했다. 소리고장 모습을 제대로 보여줘야 할 의무가 있고 단원들 기량을 향상시키는 기회였다”며 “눈물이 날 정도로 잘 따라줬다. 창극단이 나아가야 할 방향도 고민했다. 창극을 하되 전통을 중심으로 이 시대 흐름에 맞고자 한 작품을 선보이고 싶었다. 첫 작품으로 ‘이화우 흩날리제’를 시작해 ‘태조 이성계’와 ‘청년 이성계’, ‘배비장전’, ‘만세배 더늠전’ 등을 제작했다. 1991년 전라남도립국악단장 시절 혼란스러웠던 국악단을 정상적 궤도에 올려놓은 경험이 크게 한 몫 했다. 조 단장은 “공부를 하지 않은 채 정년까지 버티는 모습은 매우 안타깝다. 열심히 갈고 닦아 명인 명창 대열에 올라야 한다”며 “대통령상 수상은 개인의 영예일 뿐 아니라 후학양성에도 도움이 된다. 판소리 하면 도립창극단 공연을 봐야 한다는 소리가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립국악원을 떠난다 해도 지역사회를 위한 헌신을 계속될 예정이다.

제자들과 함께 기술과 예술이 융합된 단체를 만들어 판소리에 배고픈 사람들을 위한 예술발전에 이바지할 예정이다.

교육양성을 비롯해 상설공연을 만들고 우리 것을 살리면서 퓨전이 가미된 무대를 연속 선보일 예정이다.

한 나라의 정치는 문화를 보면 알 수 있다.

문화예술이 잘된다면 정치 역시 잘되기 마련이다.

조 단장은 “70년 외길인생을 걸어왔다. 고향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우리민족의 뿌리이며 종합예술인 판소리를 통해 전북문화예술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데 노력했다”며 “아직은 건강하다. 자신도 있다. 국악원을 떠난다 해도 항상 노력하고 발전하는 소리꾼이 될 예정이다. 그동안 잘 따라준 단원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며 평생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조석창기자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