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동인문학상 수상작인 최수철의 장편소설 ‘독의 꽃’이 발간됐다.

정밀한 언어와 문체 실험으로 인간 본연의 문제를 탐구해 온 저자는 인간의 본성과 삶을 표상한 장편 ‘사랑은 게으름을 경멸한다’ 이후 5년 만의 신작이다.

작가는 이번에는 ‘독’이라는 낯설고도 강렬한 메타포를 통해 새로운 층위의 의미를 일구어내고 있다.

독과 약, 선과 악, 성과 속, 삶과 죽음,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를 끊임없이 교란하고 와해하는 최수철의 집요한 탐색은 때로 냉철하고 이지적이면서도, 인물의 내면과 심리를 섬세하고 깊이 있는 시선으로 응시하면서 생의 본질을 일깨운다.

‘독의 꽃’은 삶의 의미란 기쁨이 아니라 두려움에 있다고 말한다.

달리 말하면, 우리의 삶은 어쩌면 독과 악과 병과 어둠을 인지할 때, 즉 죽음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고 그것의 정체에 다가갈수록 아이러니하게도 더욱 빛을 발하는 건 아닐까.

그렇다면 그것은 더 이상 악과 어둠과 병이 아닐 것이고, ‘독’이 아니라 ‘약’으로 화하기도 할 것이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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