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의 한옥마을, 벽화마을,승암마을 군산의 근대마을의 모습을 보면서 건축의 재생과 도시의 재생에 대하여 생각을 해본다.

보통 변화하는 환경에 건축이 적응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방식이 있다.

하나는 환골탈태의 방식으로 기존의 건축물들을 모두 철거하고 새롭게 시작하는 재개발 방식이다.

우리나라에서 즐겨 하는 방식이다.

다른 하나는 기존의 건축물을 되도록 유지하면서 재생하는 방식이다.

후자의 경우를 도시 재생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재생이라는 말에서 보이듯 이 도시 재생은 기존의 건물을 다시 사용하는 것이다.

하드웨어를 유지한 상태에서 건축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소프트웨어가 업데이트 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서 우리나라 북촌의 경우를 살펴보자.

북촌은 서울의 경북궁과 창덕궁 사이의 주거 지역을 말한다.

이 지역은 약간 경사가 져 있는 지형이라서 배수가 좋았다.

하수도 시설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았던 조선 시대에는 양반들의 집들이 많이 위치한 좋은 주거지였다.

이 지역은 일제 강점기 때 경성에 주택이 많이 필요해지기 시작해서 기존의 사대부집식의 저밀도 주거 대신에 더 고밀화되고 중정형으로 모듈화된 도심형 한옥이 지어지게 되었다.

다시 말해서 현재의 북촌은 일제강점기 시절의 집 장사가 지은 주택 단지인 것이다.

이후에 80년대를 거치면서 용적률이 상향 조절되었고, 이때를 맞추어서 주거민들은 한옥을 철거하고 4층짜리 다세대주택을 짓기 시작했다.

2000년 들어서 정부는 부랴부랴 이 지역을 한옥 보존지구로 지정하여 한옥을 철거하지 못하게 하였다.

이후 주민들은 한옥을 이용하여 게스트하우스를 만들어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거나 전통 공예품 공방을 유치하기도 하였다.

지금은 유명한 관광지로 해외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핫플레이스가 되었다.

이 과정을 살펴보면 법규 같은 외부적인 요인으로 하드웨어인 한옥을 교체할 수 없게 되자, 소프트웨어라고 할 수 있는 용도를 변경하여 건축물이 생존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처럼 도시가 하드웨어를 유지하기 위해서 소프트웨어를 변경하는 방식으로 건축이 생존한 대표적인 케이스가 뉴욕에 있다.

전주도 소프트웨어인 건축를 법규적인 틀에서 벗어나 특별법으로 지정하여 유지와보수 개축을 했으면 한다  

/김남중 라인종합건축사사무소 대표 건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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