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금례 고회기념 수필집 '꿈의 날개를 달고'
"수필은 정신적 자식··· 세상밖서 사랑받길"

학창 시절 장래 희망이 뭐냐고 물으면 소설가가 되고 싶다고 했다.

춘원 이광수 글에 매료돼 감동을 주는 멋진 글을 쓰고 싶었다.

하지만 글을 쓴다는 게 그리 녹록치는 않았다.

결국 이순이 넘어서야 전북대 평생교육원 수필창작반 문을 두드렸다.

어렵게 굳은 마음을 먹고 수필을 익힌 강금례 작가는 고희를 기념한 처녀 수필집 ‘꿈의 날개를 달고’를 발간했다.

이후 7년이 지난 최근 두 번째 수필집 ‘꿈의 날갯짓’을 내놓았다.

수필이 안생 삶을 담는 그릇이라면 작가는 마음에 고인 앙금과 사색을 솔직하게 표현했다.

메마르고 가파른 생활 속에서도 때로는 자신을 돌아볼 때도 있었다.

살아온 발자국, 고향 이야기, 기억의 몸짓들, 오랫동안 자신의 안에 똬리를 틀고 묻어 두었던 체험과 사색을 진솔한 마음으로 담아냈다.

수필이 아니면 쓸 수 없었던 것이다.

처음 수필을 배웠을 때가 생각난다.

나이를 잊은 채 어린 학생처럼 공부를 할 때는 꿈 많던 문학소녀로 돌아가 행복했다.

하지만 60년 동안 부려온 욕심은 자꾸 삐걱댔다.

기름칠을 하며 시곗바늘을 거꾸로 돌려 열심히 즐기면서 노력하다 보니 수필전문지 ‘수필시대’에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하게 됐다.

할 수 있다는 용기가 생겼지만 수필은 쓸수록 어려웠다.

붓 가는 대로 쓰는 글이 아니었다.

고뇌에 빠지기도 했다.

그럴 때일수록 수필이 와서 속삭였다.

잘 쓰려고 하지 말고 거울을 보며 겉모습을 다듬듯이 자신의 내면을 성찰하고 통화하며 진솔하고 소박하게 삶을 표현하라고 조언했다.

작가는 자연의 소리와 울림에 감동을 받거나 생활 주변에서 보고 느껴 가슴에 충동이 일면 메모지를 꺼내 서슴없이 글을 썼다.

수필을 쓰면서 참으로 행복했다.

쓰는 과정은 힘들었지만 쓰고나서 얻은 충만감은 삶의 활력소가 됐다.

2019년은 작가의 나이 77세, 어느덧 희수가 됐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서럽지 않지만 젊음을 상실해가는 것에 슬퍼한다.

인생 한평생이 긴 것 같지만 과거를 돌아보면 하루살이 인생처럼 짧다.

후세에 남길 보람도 없고 남겨 놓을 만한 일도 없다.

3년 뒤에는 80세 산수요, 이어서 11년 뒤에는 88세 미수, 또 13년 뒤에는 졸수가 찾아온다.

그 때도 글을 쓸 수 있을까 작가는 자신에 반문한다.

작가는 “오늘 수필을 쓸 수 있다는 것은 행복이다.

나이가 더 들기전에 그동안 썼던 수필들을 모아 세상 밖으로 내보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며 “아직은 미숙하지만 수필은 모두 귀여운 나의 정신적 자식들이다.

푸드덕푸드덕 날갯짓하며 세상밖으로 날아가는 자식들이 독자들의 사랑을 받기를 염원한다”고 말했다.

1943년 전주 출생으로 성심여자고등학교를 졸업했다.

2006년 전북대 평생교육원 수필 창작과정을 수강했고, 2008년 종합문예지 ‘수필시대’로 등단했다.

한국문인협회, 전북문인협회, 문예운동, 가톨릭문우회, 한국미래문화 등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전북수필문학회 감사, 행촌수필문학회 편집위원, 영호남수필문학회 감사 등을 지내고 있다.

2016년 제9회 행촌수필 문학상, 2018년 전주시 열린 시민강좌 소감문 발표 우수상 등을 수상했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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