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 출연기관의 혈세 낭비 사례가 행정사무 감사에서 지적됐다는 소식이다.

김윤권 시의원은 전주문화재단이 2억5000만 원을 들여 피아노를 구입 후 실제 1년 동안 기획공연한 횟수는 단 3차례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구입을 하지 않았다면 600만원이면 진행이 가능한 비용을 공연 활성화라는 명목으로 구입한 게 옳은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재단측은 피아노 구입으로 기존에 없었던 클래식 공연이 가능해졌고, 공연장을 빌리는 민간단체도 쓸 수 있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그러나 활용도가 낮은 측면은 혈세 낭비라는 지적을 면키 어려운 대목이다.

문화라는 것은 사실 꼭 돈으로 따질 수 없다.

또 꼭 돈이 아니어도 된다.

“우리 지역에도 이런 명품 피아노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효과만 가지고 갈 것인가.

그렇지 않다.

시민의 돈이 투입됐다는 측면에서 실질적으로 고가의 피아노를 이곳에 놓음으로서 유무형의 가치를 어떤 형태로든 얻어야 하는 것이다.

그게 문화에 있어서도 적용되는 보이지 않는 ‘자본의 산식’이다.

활용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이 나와야하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다만 그러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한 것이고 이런 측면에서 이해의 요소가 없지 않다.

그런가 하면 자산을 취득한 물품에 대한 사후관리 계획이 엉망인 경우도 감사에 지적받았다.

전주시가 예산을 투입해 놓고 방치해 재정상 손실 규모가 큰 건들이 적발됐기 때문이다.

전주푸드 효자점 2억원 물품 방치, 동물원 레스토랑 물품 방치, 전주종합경기장점 1200만원 제빵기 창고 방치가 감사에서 지적됐다.

무엇보다 물품 사용 기간이 1년을 넘지 않아 사업성에 대한 우려가 현실로 드러났다.

전주푸드 효자점 직매장은 지난 2016년 6월 야심차게 개설됐지만 2017년 8월 폐점됐다.

동물원 레스토랑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난 2016년 10월 임시개장했지만 손님들의 발길이 뜸해지고, 매출 감소로 이어지며 1년도 채 지나지 않은 2017년 8월 폐점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난이 의원은 “물품에 대한 구입일자와 단가가 거의 없었다”며 “물품 관련 단가와 구입 일자를 알 수 없다는 건 발주한 서류조차 없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혈세 낭비의 산물”이라고 지적했다.

직매장, 레스토랑, 제빵기가 내 호주머니에서 나온 돈이라면 폐점되기 전 죽기살기로 가계를 살려 보려 할 것이고 1년도 안돼 폐점하지도, 창고 안에 썩히지도 않았으리란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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