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공직사회에 대한 광역의원의 갑질 발언이 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전주시의회 의원이 출연기관 직원들에 대한 갑질, 비하 발언이 또다시 논란이다.

송상준 전주시의회 의원은 지난 22일 행정사무감사 당시 출연기관 노동조합 결성에 대해 “우리가 사정할 것 없다”며 “과감히 예산 잘라버려야 한다”고 밝혔다.

송 의원은 “부담스럽게 이런저런 관계로 해서 노조를 만들어 오히려 전주시민에게 걱정을 끼치게 해주고 이렇게 하면 되겠습니까?”라며 A기관의 존치 여부를 고민하고 있는 와중에 이런 노조 문제까지 겹쳐 중대한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다고 발언했다.

녹취록의 앞뒤 맥락을 따져보면 노조까직 만들어 시끄럽게 만드는 조직이라면 예산을 삭감하고 기관을 패쇄조치할 수밖에 없다는 뜻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엄포’ 또는 ‘갑질’로 로 보는 시각이 짙다.

이런 발언은 실제 같은 날 다른 경로에서도 포착된다.

오전 11시경 의회 5층 복도에서도 송 의원은 B출연기관 직원들에게 어디 소속이냐고 물은 뒤 “노조를 만들면 B출연기관도 없애 버리겠다”고 발언했고 그 자리에 있던 많은 출연기관 직원들이 아연실색했다고 한다.

최근 홍콩 고등법원이 홍콩 정부의 복면금지법에 대해 위헌 판결을 내리는 등 시위·집회 과정 상 인권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와중에 송 의원은 “떳떳하면 마스크는 왜 했느냐”고 발언하기도 했다.

갈수록 공직사회 상하구조를 없애려는 분위 속에서 출연기관에 대해 “상급기관에 대한 예의”인지를 묻는 발언이나 똑같이 일하면서도 불평등한 근로조건을 가진 출연기관 직원들에 대해 “악법도 법”이라며 그대로 따르라는 표현을 쓰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지 반문하는 이들이 많다.

무엇보다도 송 의원은 “노조를 만들어 오히려 전주시민에게 걱정을 끼치고 있다”고 밝힌 발언 내용이다.

법으로 보장하고 있는 노동조합 결성이 시민들에게 어떤 걱정을 끼치고 있는 지 그 인과성이 전혀 없음에도 이를 아전인수식으로 해석하고 있다.

더군다나 이는 출연기관 직원은 전주시민이 아님을 전제로 하고 있다.

출연기관 직원도 시민이다.

직원 중에는 송 의원 지역구인 조촌동·동산동·팔복동·덕진동 거주민들도 많다.

올해 첫 노동조합을 출범시킨 출연기관 직원들은 집회라고는 해본 적도 없다고 한다.

그들이 마스크를 쓰는 이유는 떳떳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혹 자신들에게 불이익이 가해지는 것은 아닐까 두려워서란다.

집행부의 편에 서서 상급기관의 예의나 악법을 들먹이며 그들을 대변하기보다는 노동조합이기 이전에 시민인 그들에게 어떤 불편부당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 좀 더 가까이 다가가 들여다봐야 하는 일, 그게 의원들이 먼저 해야 할 책무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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