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법 법사위 계류되자
급히 국회찾아 통과요청
전북탄소 산증인 애착커
野, 전북무시··· 총선변수

“한 마디로 황당합니다. 이렇게 좋은 기회를 놓치다니 앞으로가 걱정이에요. 우리가 최선을 다하고는 있지만 임시국회가 열리지 않으면 소용없는 것 아닙니까?”

평소 흥분하지 않는 스타일의 송하진 지사가 25일 국회를 찾아서는, 연신 긴장된 톤으로 목소리를 높였다. 탄소소재법 개정안이 국회 법사위에 다시 계류되면서 사실상 무산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송 지사는 끝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기 위해 이날 국회와 기재부 주요 인사들을 거의 다 만나 탄소소재법 통과를 강하게 요청했다. 

송 지사는 이날 민주당 소속의 정세균 전 국회의장, 조정식 정책위의장, 안호영 전북도당위원장 그리고 기재부의 구윤철 제2차관, 안도걸 예산총괄심의관, 양충모 경제예산심의관 등 탄소법 및 전북 예산을 책임지는 주요 라인을 모두 접촉했다. 

이 자리에서 송 지사는 “탄소소재법은 문재인 대통령의 약속”이라며 강력한 추진을 촉구하고 20대 국회에서 반드시 처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 지사가 이처럼 탄소소재법에 대해 ‘애착’을 갖고 있는 것은 송 지사가 처음으로 탄소산업을 추진한 산 증인이기 때문이다. 송 지사의 노력으로 문 대통령도 ‘전북=탄소산업’ 이미지를 갖고 있다. 

송 지사는 “문 대통령은 물론 예전, 안철수 의원도 전북은 탄소산업의 중심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 대선 이전에 송 지사는 안철수 의원에게 탄소산업의 필요성을 설명한 적이 있는데, 안 의원이 송 지사에게 “기초단체장이 처음으로 제안해서 국가적 사업으로 만든 것”이라고 확실히 인식하고 있었다는 것. 송 지사가 전주시장 때부터 탄소산업을 밀어붙여 탄소산업 육성에 크게 공헌했다는 것을 먼저 알아봤다는 것이다. 

송 지사는 이날 정세균 전 의장과 만나 탄소법 문제를 얘기했고 정 전 의장은 그 자리에서 곧바로 국회 의장단 등 주요 인사들에게 전화를 걸었다. 정 전 의장은 전북도의 탄소법에 대한 필요성을 깊이 알고 있다며 마지막까지 탄소법 통과에 크게 힘을 보태겠다고 강조했다. 

송 지사는 이날 국회 방문 일정을 모두 마친 뒤 국회 본관에서 차 한 잔을 마셨다. 송 지사는 “오늘 하도 바쁘게 다니고, 도움을 요청해 입이 쓰다”면서 이성당 빵과 함께 차를 마신 뒤 “다음에 올 때는 좋은 소식이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용산 KTX역으로 떠났다. 

한편 탄소소재법 개정안 문제가 내년 총선 변수로 부상하면서 도내 정치권 긴장도 고조되고 있다. 송 지사도 여권 주요 인사들에게 탄소소재법이 내년 총선에 미치는 영향을 비공식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여당은 20대 국회 임기 내에 반드시 탄소법을 통과시키겠다는 입장이지만 야권은 탄소소재법 계류는 전북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어 내년 전북 총선에서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에따라 오는 27일 예정된 민주당의 정읍-전주 현장 최고위원회에서 도민들의 반발을 포함, 한 바탕 논란이 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서울=김일현기자 khe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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