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군산의 새만금컨벤션센터에서 2019 한국감사인대회가 열려 한국감사문화의 꽃을 활짝 피우게 했다. 전국 감사인 800여 명이 모여 ‘사람이 먼저인 지혜로운 감사’를 주제로 청렴문화 확산 방안과 새로운 감사기법의 도입 가능성 등을 모색한 것이다. 이번 대회에는 전국의 공공기관과 민간기업 등 140여 개 한국감사협회(회장 류근태 LX감사) 소속 회원사들이 참석했다. 한국감사인대회가 이처럼 대규모로 그것도 지역에서 열린 것은 한국 감사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그만큼 대한민국의 미래첨단도시인 새만금은 청렴과 공정성의 모태가 되기에 충분한 자양분을 얻게 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김거성 시민사회수석이 대신 읽은 축사를 통해 공정사회 건설에 감사 역량을 결집할 것을 당부했다. 그만큼 부패척결과 청렴문화 확산이 국정의 주요과제로 추진되고 있는 실정이다. 대통령은 감사(監査)는 사회를 신뢰하는 힘이라고 전제하고, “독립적이고 공정한 감사는 믿고 투자할 수 있는 신용의 바탕이 되었고, 공공부문 채용비리 감사는 실력이 인맥보다 중요하다는 원칙을 바로 세우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은 또 “더 공정하고 청렴한 대한민국을 향한 국민의 열망이 뜨겁다. 반칙과 특권뿐 아니라 제도 안의 불공정도 혁파하여 누구나 공정한 기회를 누릴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감사인들의 분발을 촉구했다. 송하진 도지사도 늘 대회 주제처럼 ‘사람이 먼저인 지혜로운 감사’를 기대한다며 응원을 보냈다. 특히 주특기인 단가 사철가를 불러 대회장 분위기를 고조시키기도 했다. 

전국 감사들의 한 해 결산대회인 만큼 일자리 창출 등 경제현안과 사회가치실현 등 주요 국정과제를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감사방안 등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디자이너(설계자)로 알려진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상직 이사장은 ‘공정경쟁을 통한 사회가치실현’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했다. 그는 현장경영과 국정참여 등의 경험을 바탕으로 독과점의 폐해를 예리하게 비판하고, 공정경제의 길을 열어감으로써 사회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대책을 제시해 큰 호응을 얻었다. 새만금개발청 김현숙 청장은 ‘새만금의 미래비전’을 설명하고 참여기관들의 적극적인 관심을 유도해냄으로써 새만금에서 대회를 개최한 의미를 되새기게 했다.

한국감사협회는 또 올해 사회가치실현을 최대 과제 중의 하나로 선정하고 이를 다각도로 추진하고 있다. 푸른아시아 오기출 상임이사를 초청해 미세먼지의 발원지인 몽골 사막에 나무심기 사업을 벌이며 미세먼지 없는 세상을 구현하는 데도 적극 동참하는 방안을 모색했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방화섭 감사도 종이 없는 신문 도입 사례를 발표함으로써 환경보호 방안도 공유하는 기회를 제공했다. 아울러 사회가치실현 기관 대상과 공헌 대상을 처음으로 시상함으로써 국정과제 실현 분위기를 높이는 데도 역할을 하고자 했다.

우리나라는 일부 정치인과 공직자들의 뇌물 사건 등의 여파로 부패인식지수(CPI)가 2018년 57점으로 세계 180개 국가 가운데 45위를 기록하고 있다. 정부의 적폐청산 등의 노력으로 역대 최고 점수를 기록했으나 역시 부패인식지수 개선노력이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다. 이에 앞서 2016년에는 53점으로 52위에 머물렀다. 정부는 20위권 진입을 목표로 청렴 분위기 확산에 주력하고 있다. 공공기관의 청렴도 또한 2018년에는 8.12점으로 2016년 7.85점 보다 향상되는 추세이다. CPI가 10점 상승하면 경제 성장률이 0.52% 오르고 GDP는 해마다 9조 원 정도 증가하게 된다.
한국감사협회는 이번 새만금대회 성공을 계기로 2020년 아시아감사인대회를 9월 인천에서 열 예정이다. 이 대회에 이어 2026년 세계감사인대회도 유치하기 위해 감사협회의 역량을 결집하고 있다. 미래의 첨단도시, 새만금에서 피운 청렴문화의 꽃이 아시아와 전 세계를 화려하게 장엄(莊嚴)하기를 기대한다.

/이춘구 국민연금공단 감사(한국감사협회 사회가치실현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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