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교육열은 세계에서 정평이 나 있다.

이의 대표적 현상이 수능제도이다.

가장 근본적인 대학입시 제도의 개혁은 수능개혁에서부터 시작한다는 것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개혁이 필요한 이유는 우리나라가 세계 7대 경제 대국으로서 현재를 유지하거나 더 나은 선진국을 만들기 위해서는 창조적이고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만들어낼 수 있는 두뇌가 절대 절명으로 필요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 아이들이 공부도 예전보다 더 많이 하고 열심히 하는 데도 기본적인 소양 지식이 너무나도 떨어져 우리가 대학 현장에서 가르치기가 무척 힘이 들기 때문이다.

현재 수능제도는 20여년 전에 EBS 교재와 연동된 방법으로 난이도가 별로 없는 문제를 암기력 위주로 실수하지 않은 교육을 끊임없이 시키는 것이다.

이는 다가오는 4차 산업 시대와 그리고 우리가 세계 경제를 견인하는 데는 턱도 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참고로 각국의 수능제도를 살펴보면, 미국의 SAT는 5지선다형의 아주 많은 수의 문제은행으로부터 난이도에 따라서 무작위로 문제를 뽑아 시험을 치룬다.

이를 표본점수로 환산해 상대평가가 이뤄진다.

이는 1년에 7번을 치루며 가장 높은 점수를 선택할 수 있다.

학교장의 추천서가 중요하며 체육활동과 대외활동이 아주 중요하다.

미국 교육의 특징은 선발할 때도 중요하지만 대학 4년 동안 공부하는 것이 더 어렵다.

즉, 학교본부와 교육부 당국이 아닌, 학과장의 책임아래, 언제든지 유급 등의 탈락할 수 있는 무한 경쟁 체제다.

이에 비해 프랑스는 바칼로레아 (IB), 독일은 아비투어를 치룬다.

가장 독창적이고 논리적인 사고를 요구하는 대학입시로 정평이 나있는 프랑스의 바칼로레아 방식은 1808년부터 시작된 방식으로 200년이 넘었다.

올해 6월 말에 치뤄진 문제를 보면 (1) 인문계: ① 시간을 피하는 것이 가능한가? ② 예술작품을 설명하는 포인트는 무엇인가? ③ 헤겔의 ‘법철학’ 발췌문 읽고 평하기, 그리고, (2) 자연계: ① 문화의 다양성이 인류의 통일성을 방해하는가? ② 의무를 인정하는 것은 자유를 포기하는 것인가? ③ 프로이트의 ‘환상의 미래’ 발췌문 읽고 평하기 등이다.

세 문제 중에 하나를 택해 4시간 동안 치루며 6일 동안 계속된다.

문제에서도 보듯이 책을 많이 읽고 토론을 많이 하지 않으면 풀 수 없고, 정답이 없다.

따라서 교수 여러 명이 A, B, C, D로 채점해 20점 만점에 10점 이상이면 대학에 지원할 수 있다.

유럽식 대학입시의 주요 골자는 중고등학교 6년 동안 책을 많이 읽고, 토론을 즐기고 따라서 사유의 폭을 넓히고, 글 쓰는 연습을 많이 하라는 뜻이다.

전술한 미국 SAT와 유럽 대학입시 방법의 역사는 100~200년 이상 됐고 그 간에 대학입시 방법이 변하지 않았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는 1960년부터 매년 변해 현재 우리나라에는 대학을 갈 수 있는 방법이 3,000가지가 넘는다고 할 정도로 난립하고 있다.

이도 정리해야 된다.

우리나라가 현재의 경제 크기에 비해서 필요한 대졸자수는 10여만 명인데, 이는 1970년대의 대졸자수하고 동일하다.

현 대졸자 수가 40만 명에 이른다.

졸업생 30만 명은 직장을 못 잡는다는 뜻이다.

그래서 대학교육 현장에서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가슴이 아프다.

우리나라도 선진국에 진입함에 따라서 모든 분야의 40~50대 근로자의 월급은 거의 동일하다.

즉, 대학 졸업을 전 국민이 다 할 필요는 없다는 뜻이다.

미국의 경우에는 대학 진학률이 20~40%인 반면, 우리나라는 80~100%이다.

실리에 입각해 직업학교를 졸업해도 전혀 문제가 없는 사회인식의 전환도 필요한 시점이다.

결국에는 가장 좋은 방법은 우리 아이들 모두가 대학을 가지 않아도 사회생활을 잘 할 수 있게 하면 가장 이상적이다.

우리나라가 세계 최극빈국에서 현재의 경제대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것은 현 대입제도 덕분이다.

그러나 이 현재의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꼭 변화와 전환이 필요하다.

우리 아이들을 운동장에서 하루 두어 시간씩 뛰어 놀며, 자연과 벗 삼아, 친구들과 토론과 독서를 즐기고, 모든 학생들에게 교육기회 균등화를 이룰 수 있는 수능제도의 개혁을 꿈꾼다.

/강길선 전북대학교 고분자 나노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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