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포항에 비기기만해도
전북은 자력우승 물거품돼
울산완패 전북 축제분위기

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9 하나원큐 K리그1' 전북현대 모터스와 강원FC의 최종전에서 전북 손준호가 골을 넣은 뒤 하트 세레머니를 하고 있다. 전북은 이날 강원을 1:0으로 꺾고 K리그 3연패를 달성했다./이원철기자

"포항 골이래! 와~! 와~!'

각본 없는 드라마였다.

실낱같은 우승의 희망은 있었지만 아무도 현실이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던 상상은 마침내 현실이 됐다.

1일 전주월드컵경기장. 하나원큐 K리그1 2019 파이널A 38라운드 최종전을 앞두고 2위 전북 현대(승점 76·71득점)는 선두 울산 현대(승점 79·70득점)에 승점 3이 뒤처져 있었다.

'자력 우승'을 할 수 없었던 전북은 최종전 상대인 강원FC를 꺾은 뒤 울산이 포항 스틸러스에 지는 게 유일한 '역전 우승'의 시나리오였다.

울산이 비기기만 해도 되는 터라 전북으로선 승리 뒤 울산의 결과를 기다리는 방법뿐이었다.

경기에 앞서 취재진을 만난 조제 모라이스 전북 감독도 "기적을 바랄 뿐이다. 이기고 기다려 봐야죠"라며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말로 긴장감을 숨기지 않았다.

전북의 최종전 상대인 강원은 후반에 유달리 강한 '병수볼'로 이번 시즌 파이널A에 포함된 저력의 팀이다.

이 때문에 전북 선수들도 경기 초반부터 선제골을 뽑으려고 총력전을 펼쳤다.

전북과 강원의 경기가 치러지는 동안 전주성을 찾은 1만여명의 관중은 휴대전화로 울산-포항전을 함께 지켜보는 진풍경도 펼쳐졌다.

전북이 전반 22분 강원의 이현식의 슈팅에 실점 위기를 맞았을 때는 관중석에서 커다란 탄식이 쏟아지기도 했다.

전반 26분께 갑자기 관중석에서 환호성이 터졌다. 포항의 완델손이 선제골을 넣었다는 소식이 전해져서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전반 36분께 울산의 주니오가 동점 골을 넣었다는 소식에 관중석은 다시 조용해졌다.

이런 가운데 전북은 전반 39분 손준호가 이승기의 프리킥 상황에서 헤딩 결승 골을 터트리자 전주성은 또다시 함성으로 들끓기 시작했다.'

전반전이 끝난 뒤 전북은 강원의 후반 공세에 잠시 애를 먹었다.

하지만 포항의 득점 소식이 잇달아 전해지면서 '전주성'은 역전 우승을 눈앞에 둔 축제 분위기로 바뀌었다.

마침내 전북의 1-0 승리를 확정하는 주심의 휘슬이 울리자 전북 선수들은 일제히 그라운드에서 서로 얼싸안으면서 역전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경기가 먼저 끝난 전주월드컵경기장 전광판에는 울산-포항전 중계화면이 상영됐고, 전광판을 통해 울산-포항전 경기의 종료를 알리는 휘슬 소리가 들려오자 팬들은 일제히 전북의 응원가인 '오~오렐레'를 부르면서 환호했다.

실낱같은 우승의 가능성을 뚫어낸 기쁨에 선수와 팬들은 전주성이 떠나갈 듯 환호성과 응원가를 함께 외치면서 K리그1 3연패와 역대 최다 우승 타이 기록(7회)을 자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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