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에 대한 일관성 있는 정책은 요원하기만 한 것일까? 전북지역 주요 농산물이 과잉 생산되고 있어 체계적인 수급조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잊을만하며 불거지고 있다.

올해는 보리와 밀 아로니아의 재고 물량이 쌓이면서 생산 비율이 높은 전북지역을 강타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실제 도내 보리와 밀 생산량은 전체 35.9%와 24.8%를 차지,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고 아로니아는 23.3%로 전국에서 가장 생산량이 많다고 한다.

정부가 이들 작물에 대한 매입과 자체 폐기 등 수급 조절에 나섰지만, 매입 물량이 적어 농가의 어려움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라고 한다.

전국에서 전북이 최대 생산량으로 꼽히던 아로니아의 경우 건강식품으로 큰 인기를 끌면서 고소득 작목으로 소문이 자자했다.

하지만 재배에 뛰어든 농가가 많아지면서 몇 년 새 수확을 포기할 만큼 애물단지로 전락했다고 한다.

판로를 걱정해야 하는 농민들은 아로니아환 등 가공식품 생산을 통한 지원을 추진하고 있지만 역부족인 상황.

한때 1kg에 3만원~4만원 선까지 올랐던 아로니아 가격이 올해 1천원대까지 폭락하기도 했다.

최근 5년 사이 아로니아 생산량이 90배 넘게 증가할 만큼 과잉생산된 데다 분말 수입도 늘어나고 있어 농가 창고마다 재고가 쌓여 있는 상태다.

전국 생산량의 2위를 차지하고 있는 보리와 밀 시장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보리는 농협에서 매입을 시작하고는 있지만, 도내 물량이 7만1000t이나 돼 매입량 2만4000여t을 3배 이상 웃돌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과잉 생산된 탓에 계약재배 물량 이상의 주정용 보리가 주류업계에 쌓여 있는 상황이어서, 가격도 하락하고 재고 처리 방안마저 요원한 상태다.

우리밀 역시 산업육성법이 제정돼 내년 2월 시행을 앞두고 있지만, 우리밀 업계는 농가에게 오히려 밀 파종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정부 수매 물량에 대한 수요처가 마땅치 않고 대량소비처가 될 수 있는 군급식도 관계 당국과의 협의가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전북에서도 올해 생산한 우리밀 6천399t에 대한 매입을 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요청하고 있으나 규모가 어느 정도나 될 지는 미지수다.

밀농가에서는 소비 확대를 위해 우리밀을 사용할 수 있는 특정 품목을 선택하고 이에 맞는 밀 종자보급부터 재배 방식까지 아우르는 연속성 있는 정책을 펼쳐야 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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