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주변에서 그냥 지나치는 흔한 것들이 100년 후 후손들에게는 어떤 의미로 다가올까? 한 번쯤 생각해보면 재미있는 일이 될 것 같다.

전주시가 이번에는 전주남부시장 인근 매곡교와 싸전다리 뚝방길, 전주지역 최초 고아원 터를 100년 후 전주의 보물이 될 미래유산으로 지정했다는 소식이다.

전주 미래유산 지정을 위한 시민제안 공모를 통해 전주시가 지난 4일 2019년 전주 미래유산으로 ‘매곡교와 싸전다리 뚝방길, 이거두리 이야기’와 ‘전주 최초 고아원 터’ 2건을 미래유산으로 신규 지정했다고 한다.

미래유산은 근·현대를 배경으로 전주만이 가지고 있는 다수 시민이 체험하거나 기억하고 있는 사건과 인물, 이야기가 담긴 모든 유·무형의 가치 있는 자산을 의미한다.

이로써 기초조사와 시민제안 등을 지정된 전주시 미래유산은 전주종합경기장, 대한민국에서 가장 오래된 현존 다방인 ‘삼양다방’, 신석정가옥으로 잘 알려진 ‘비사벌초사’, 약령시거리, 옛 미원탑 터, 호남제일문 등 이번에 지정된 미래유산들을 포함해 총 43건으로 늘어나게 됐다고 한다.

신규 지정된 2건 중 먼저 ‘매곡교와 싸전다리 뚝방길, 이거두리 이야기’의 경우 일제강점기 매곡교와 싸전다리를 잇는 뚝방길 주변에 담긴 이거두리(이보한, 1872~1931) 선생의 이야기다.

전주지역 3·1운동의 발상지이기도 한 이곳은 남부시장의 다양한 상인들이 몰려 붐비던 곳으로, 다리 주변에 모여든 빈민과 걸인들에게 먹을 것과 입을 것을 나눠주고 구해주는 등 한평생 어려운 이들을 돕고 살았던 이거두리 선생의 삶이 담겨 있다.

양반 출신인 그는 걸인을 활용해 독립운동 자금을 전달하는 역할을 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지고 있다.

또한 ‘전주 최초 고아원 터’의 경우 1928년 전주서문교회에 문을 연 전주고아원이 시민들의 모금으로 모인 성금을 가지고 1932년에 자리를 잡은 곳이다.

시는 향후에도 시민제안을 통해 100년 후 보물이 될 미래유산을 지속적으로 지정, 체계적으로 보전·관리해 후손들에게 보물로 물려줄 계획이라고 한다.

주변의 흔한 풍경, 소중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 것들이지만 사실 이것은 우리도 잠시 후대에게 물려주기 위해 조상으로부터 잠시잠깐 위탁 관리를 받은 것일 뿐이다.

빌려 쓴 물건처럼 소중하게 잘 다뤄 쓰고 되돌려줘야할 물건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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