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경제 기반 열악
경기침체 심화 탓 대출처
찾기 어려워 여유자금 확보
필요성 없어··· 당분간 지속

이맘때면 출시됐던 2금융권의 예·적금 특별판매 상품이 자취를 감췄다.

보통 연초에 공격적인 대출을 진행하기 위해 해를 넘기기 전에 고금리 특판을 통해 예금(수신)을 끌어모았지만 올해는 전혀 그렇지 않은 것이다.

22일 도내 2금융권에 따르면 OK, SBI 등 대형 저축은행과 새마을금고 등은 올 연말 특판 예·적금 상품을 출시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전주시 효자동 일대의 저축은행과 신협, 새마을금고 지점을 확인해 보니 ‘특판’이라는 플래카드는 내건 곳은 단 한 곳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체로 예년과는 다른 분위기로, 이는 대출처가 없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라고 2금융권 관계자는 분석했다.

전북은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경제 기반이 열악한 데다 최근 경기 침체가 심화되면서 대출처 찾기가 더욱 어려운 만큼 굳이 평소보다 높은 금리를 적용하면서까지 여유 자금(수신)을 확보해 둘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더욱이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입주가 시작되면 1금융권으로 갈아타는 현상이 나타나는 데 최근 이런 현상이 지속되면서 대출 수요가 더욱 축소되고 있다는 점 역시 이유라고 꼽았다.

새마을금고중앙회 전북본부 관계자는 “전북은 산업 규모가 작아서 대출 수요가 작고 우량 중소기업이 많지 않기 때문에 가계대출 규제가 심해진 상황에서 기업대출을 공격적으로 늘릴 수는 없다”며 “은행의 입장에서는 실적을 위해 연초에 대출이 많이 이뤄져야 하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그렇지 않다. 더욱이 저금리에 예대마진의 폭이 급속도로 좁아지고 있다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렇다보니 굳이 높은 금리를 적용하면서 자금을 확보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다. 해서 당분간 특판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기에 한국은행이 올해 두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저금리 기조 장기화로 은행과의 금리 격차가 커지고 있어서 특판 없이도 수신 확보가 가능하다는 점 역시 특판을 실시하지 않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1금융권의 정기예금은 1%대를 유지하고 있으며, 2%의 상품은 없는 상황이다.

물론 저축은행도 이전에 비하면 금리가 떨어졌지만 1금융권보다는 약 1% 정도 높으며, 2%대 예금상품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또한, 수신 확보 통로가 다양해진 점도 특판이 자취를 감춘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저축은행 업계에서 지난해 11월부터 퇴직연금 상품을 판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서도 이미 수신을 대량 확보했으며, 대형 저축은행은 하루만 맡겨도 1.7~2.0%의 금리를 주는 파킹통장을 선보이면서 자연스럽게 수신이 쌓이고 있는 상황.

도내 저축은행 관계자는 “내년에 도입될 예대율 규제를 맞추기 위해 대부분 예수금을 확보해 둔 분위기다”며 “해서 저금리 기조에 손해를 무릅쓰고 특판 상품을 내놓지 않을 것이다. 당분간 이런 분위기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아기자 tjdd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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