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2월 24일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의 소속사는 그들의 노래 ‘I NEED YOU’ 동영상이 유튜브 조회 수 2억뷰를 넘겼으며 그러한 2억뷰를 넘긴 작품이 총 14편으로 세계를 향한 패기와 도전은 계속 될 것이라 발표했다. 불과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유튜브 조회 수 1억뷰를 넘긴지 7년 만에 우리의 K-pop은 세계 중심에 서 있는 것이다.

필자는 ‘강남스타일’의 노래를 특히 좋아하며 애창한다. 지금으로부터 오래 전 고등학교를 다닐 때이니까 한 35년 전쯤 되는 것 같다. 그때만 하더라도 강남의 고등학교 주위에는 상추와 고추가 막 지어진 아파트 사이로 간간이 그 푸름을 간직할 시기였다. 1970년대 강남 개발로 한강 이남에 아파트가 하나둘씩 지어지고 젊은이들의 유행이 압구정을 중심으로 퍼진 1980년대. 압구정동과 강남역을 중심으로 유흥가에서는 일명 말처럼 흔드는 ‘말춤’이 유행했고, 음식과 주류를 양반다리의 교자상이 아닌 의자처럼 앉을 수 있도록 방바닥이 꺼진 곳에서 먹고 마시는 음식 주점 문화가 흘러들어왔다. 젊은이들이 강남역의 유흥가를 돌며 멋들어진 춤과 한 잔의 술로 청춘을 예찬 한 곳이 바로 강남이었다.

어찌 여흥에 긍정적인 모습만 있겠냐만은 그래도 그 시절 그 장소엔 오늘날 대한민국을 짊어지고 가는 우리 중년들이 한번쯤 강남스타일로 멋을 부리며 진한 소주 한 잔으로 열정과 패기를 곱씹었던 추억이 남아 있다. 강남은 소위 잘나가는, 돈이 많은, 유행이 시작되는 곳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젊은이들은 그러한 미래를 꿈꾸며 그곳을 찾았고, 그렇게 스타일을 외치며 불확실한 자신의 미래에 위안을 삼았다. 필자 또한 젊은 시절 전공악기인 아쟁을 들고 압구정동의 도로를 우쭐대며 나의 미래를 폼 나게 생각하며 걸은 적도 많다. 이것은 현재 대한민국을 이끄는 중년들의 고뇌 해소에 한 방법이었던 것이다.

이제 우리 젊음의 패기와 도전 정신의 모체가 된 ‘강남스타일’이 음악과 뮤직 비디오로 만들어져 세계의 주목을 받았고 후배인 방탄소년단이 탄생하여 새로운 젊은 도전으로 역사와 유행을 만들고 있다. 바로 우리 ‘강남스타일’의 멋과 자부심을 세계인들이 재현하고 있는 것이다. 

각 나라에는 제각각의 문화와 풍습이 있다. 그것은 고유의 문화 전승일 수도 있겠지만 그 나라의 현실에 맞게 나타나는 문화의 유행일 수도 있다. 그러한 우리 대한민국의 멋이 지금 세계를 누비고 있는 것이다.

지난날, 미국의 미식축구장에서는 선수들이 승리의 세레모니로 ‘강남스타일’ 춤을 추며, 뉴스 전문방송 CNN은 ‘강남스타일’의 뮤직비디오를 평하고 강남을 소개했다. 또한 저명한 TIME지는 보도를 통해 노래의 내력을 알렸다. 외신 보도에서 강남스타일이라 노래하는 가수는 전혀 베버리힐즈에 살 것 같지 않고, 춤도 베버리힐즈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그 가수는 계속 베버리힐즈(강남) 스타일이라 이야기한다고 보도하면서 그것이 가수와 노래의 매력 포인트라 평가했다.

모든 문화의 콘텐츠는 보편타당성에 있다. 그저 닮고 싶은 욕구와 욕망 그리고 그것을 취하고자 하는 의도적 시발점이 중요한 것이다. 전혀 베버리힐즈(강남) 같지 않은 것을 보며 우리와 세계인들은 ‘베버리힐즈(강남)스타일’이라 생각하며 보고 부르고 있지 않은가.

강남스타일의 존재성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이 중요한 것이다. 문화는 곧 관점이다. 아무리 훌륭한 피카소의 그림을 놓고 보아도 작가가 무명이라 생각하면 그 작품엔 이미 피카소가 없다. 음악도 마찬가지이다. ‘이것이 세계무형유산으로 선정된 우리나라의 종묘제례악이다’라고 말하기 전에는 그저 종묘제례악은 옛 선조의 평범한 제사 음악으로 낙인될 것이요, 따분한 음악이라 치부될 것이다.

이제 강남스타일처럼 보는 관점을 열어 놓자. 우리 국민 모두 강남스타일이다. 필자는 시공간을 초월하는 ‘강남스타일’의 멋과 희망이 좋고, 세계의 중심에 선 방탄소년단이 좋다. 그래서 필자는 ‘강남스타일’을 애창하며, 만나는 모든 이들에게 “나는 펜클럽 <ARMY> 열혈 회원입니다”라고 외친다. 
 
/김용호 도립국악원 교육학예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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