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2013년 4년간 전성기
2012년부터 특정품목 집중
수출구조 문제점 드러나
2014년 증가율 -12.6% 최저
2017년 기업 해외시장 공략
2018년 24.1% 상승세탔으나
미중분쟁-보호무역등 발목
2019년 수출액 66억원 예상
직접수출-품목-국가 확대
하노이-인도 해외거점센터
현지-도내 기업 가교역할
식품-화장품 외풍영향 적어
해외전시-박람회 등 참여를

오락가락, 불안한 대내외 환경 변화에 전북수출은 위태로운 상황이다. 

지난 2018년 겨우 부진을 털고 꺼져가는 불씨를 살려놨지만 예상치 못한 ‘미·중 분쟁 등 보호무역주의 확산’이라는 외풍이 변수로 작용하면서 전북수출은 지난해 또다시 주저앉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어려움 속에서도 꺼져가는 불씨를 살리기 위한 지자체와 기업들의 분주함이 재도약을 위한 발판을 끊임없이 마련해 가고 있다는 점에서 2020년 전북수출 전망이 비관적이지만은 않다.

전북수출의 고질적 문제로,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지만 ‘수출품목 확대 및 대상국 다변화’에 따른 수출 구조가 조금씩 개선되고 있으며, 전북경제가 친환경 자동차를 통해 자동차산업이 재편되는 등 새로운 동력을 확보해 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전북수출의 현주소와 올해 대외적인 여건을 분석, 재도약을 위한 개선 방안에 대해 살펴봤다.
/편집자주




▲전북수출, 외풍으로 인해 롤러코스터 타=전북수출은 수년째 ‘100만 달러 시대’를 열지 못하고 있다. 한 번 꺾이기 시작한 수출 하락세를 반등시키지 못하면서 해마다 초라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사실, 전북수출이 2000년대 이후 100억 달러를 달성했던 기간은 2010년부터 2013년까지 4년밖에 되지 않는다. 수출실적만을 놓고 봤을 때는 전북수출의 최전성기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전북수출이 본격 활성화되는 시기는 2003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1990년대 후반 자동차산업을 지역 주력산업으로 집중 육성하면서 수출이 본격화된 것이다. 이때부터 2011년까지 수출 실적은 연평균 23.3%로 전국 수준(14.6%)을 크게 웃돌며 빠른 성장세를 이어갔다.  

이에 한국무역협회 전북지역본부와 한국은행 전북본부 등에서도 2003년부터 2011년까지를 전북수출의 전성기로 분류하고 있다. 

물론 2012년과 2013년에도 각각 120억 달러, 101억 달러를 기록하며 100억 달러 시대를 이어갔지만 무역 전문가들은 상승세가 꺾인 데다 특정 품목에 집중된 수출구조에 대한 문제점이 수면으로 떠 오른 만큼 이는 전북수출 하락이 예고됐던 시기라고 분류하는 게 더 정확하다고 분석했다. 그 결과는 2014년 85억5천만 달러가 기록된 수출 성적표에서 고스란히 나타났다. 

특히, 2012년~2014년까지 증가율은 연평균 -12.6%로 전국 최저 수준을 기록하면서 하락세를 더욱 앞당겼다. 여기에 불안정한 대내외 환경까지 겹치면서 2015년 79억5천만달러, 2016년 62억9천만달러를 기록, 그야말로 전북수출 끝없이 추락했다. 

그러다 정부와 지자체가 수출 활성화를 위한 지원에 집중함에 따라 해외시장 공략에 나서는 기업들이 늘면서 2017년 소폭이지만 전년보다 0.3% 상승, 전북수출 하락세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더욱이 이 기세를 몰아 지난해에는 24.1%나 상승한 78억2천800만달러를 기록했다. 전국 평균 성장률이 5.5%를 감안하면 무서운 기세로 성장한 것이다. 

몇 년 만에 전북수출에 찾아온 희소식으로 이에 도내 경제계에서는 꺼져가는 수출 불씨를 살렸다는 기대감으로 올해 전북수출이 도약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미·중 분쟁 등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및 경기 침체가 발목을 잡으면서 또다시 주저앉고 말았다. 

무협 전북지역본부 조성대 부장은 “글로벌 시장의 상황은 변수가 많기 때문에 수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장담을 할 수가 없다. 더욱이 전북은 주력산업인 자동차산업과 조선산업이 무너지면서 수출실적 역시 크게 휘청, 아직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며 “한마디로 최근 몇 년 동안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반등 기미, 2020년 꺼져가는 불씨 살아날 수 있어=그나마 지난해 하반기부터 전북수출 전선에 낀 먹구름이 점점 옅어지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12월 수출실적이 아직 집계되지는 않았지만 12월에도 수출감소세가 더욱 둔화될 것으로 보임에 따라 2019년 최종 수출액은 약 66억원으로 예상된다. 2018년 실적에는 한참 미치지 못하지만 그나마 최근 5년 동안 최악의 성적표는 면할 수 있게 됐다. 

더욱이 위기가 곧 기회라는 말처럼 대기업 의존한 수출, 즉 간접수출보다는 직접 수출에 집중하는 중소기업이 늘고 있으며, 수출 품목과 대상국 확대가 꾸준히 이뤄지면서 특정국가와 품목에 집중된 전북수출의 고질적 문제가 개선되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전북도에서 공격적으로 해외시장 진출을 꾀하고자 지난해 도내 주요 수출국으로 떠오른 데다 성장 잠재력이 큰 베트남 하노이에 ‘해외통상거점센터’를 개설했으며, 인도에도 해외통상거점센터를 신설키로 했다. 

결국, 전북수출이 2019년에 하락하기는 했지만 외풍에 흔들리지 않기 위해 수출구조를 꾸준히 개선해 가고 있으며, 성장 잠재력이 큰 현지 시장을 공격적으로 진출하기 위한 근거지를 마련하며 2020년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다져놓은 것이다. 

특히, 베트남에 설치된 해외통상거점센터는 벌써 현지 바이어와 도내 중소기업 간 가교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는 만큼 수출 활성화의 원동력 중 하나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전북경제통상진흥원 김광희 팀장은 “현지 시장 조사를 통해 도내 기업들의 진출 여부를 따져보고 해외통상거점센터를 설치했다. 인도 역시 마찬가지다”며 “이는 기업의 비용 절감과 제품 홍보 효과를 극대화, 기업들의 해외시장 진출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2020년 세계경제가 신흥국을 중심으로 경기 부진이 완화되고 점진적인 회복이 기대되는 만큼 전북수출에는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미·중 무역협상 노력 및 글로벌 통화완화 확대 등도 세계경기 개선 가능성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도내 중소기업 지원 유관기관 관계자들은 “아직 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2019년보다는 세계 경기 여건이 나아지지 않겠느냐”며 “이를 떠나 전기·수소차 등 지난해 성장 동력을 확보한 만큼 올해 이에 따른 수출도 기대되기 때문에 도약할 수 있는 계기는 충분해 보인다”면서 2020년 전북수출을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전북수출 재도약하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전략적으로 움직여야 해=하지만 재도약 기반을 더욱 공고히 하고 수출 감소세를 성장세로 전환시키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를 위해 조성대 부장은 수출시장·품목 다변화와 제품경쟁력 강화를 여전히 최우선으로 꼽았으며 전북이 가진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식품과 화장품을 집중적으로 키우는 것 역시 전북수출 경쟁력을 강화하는 일이다고 강조했다. 

식품과 화장품의 경우 소비재로 비교적 외풍에 영향을 받지 않으며, 특히 화장품의 경우 한류 열풍으로 이미지가 좋은 만큼 대기업과 브랜드 싸움에서 밀리는 중소기업이 사업 영역을 확장하기에는 신흥국으로의 수출만큼 좋은 방안도 없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의 마인드 변화도 함께 수반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 부장은 “수출은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게 아니다. 해외 전시회나 박람회에 꾸준히 참석해 현지 바이어들과 소비자들을 직접 만나 제품에 대한 반응을 살피고, 꾸준히 제품을 개선해 가야만 한다”며 “이런 과정이 있어야만 해외시장 진출 이후에도 안정적으로 규모를 확대해 갈 수 있다. 단계적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기관 간에 협업을 더욱 강화해 수출 지원 효과를 극대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2020년 전북수출이 재도약하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힘을 모아 전략적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성아기자 tjddk@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