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전라감영 문화콘텐츠 생산
향유거점··· 완영책판 조선출판문화
재조명 역사적 중요성-가치 알려야
지소-인방 시민 문화생산공간으로
외형복원 넘어 미디어아트 접목
야간개방-상설공연 통해 젊은세대
찾는공간으로··· 전주대사습놀이
대사습청-부채장인공간 선자청 등
과거기구 부활 기회로 다양한
전주문화 알리는 첨병 역할 기대

전라감영 복원이 곧 마무리된다.

전라감영 복원은 단순 건물 복원의 의미에서 그치지 않는다.

과거 전라감영은 전라도와 제주도까지 관할하던 행정기구였다.

그곳에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것을 망라했다.

특히 전라감영은 인쇄를 하던 인청, 부채를 만드는 선자청, 대사습을 관할하던 대사습청, 관기 교육기관인 교방청 등이 존재하면서 전라도 전통 문화발전의 큰 틀을 만들었고, 그것을 유지해왔다.

때문에 전라감영 복원은 전라도 도약이란 차원에서 그 맥을 같이 한다.

전라도는 해방 이후 전남과 전북이 분리된 채 현재에 이르고 있다.

전북은 상대적으로 전남에 비해 초라한 형국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북소외론이란 단어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모든 것이 전남에 집중됐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이 전남에 쏠리면서 전북은 떨어지는 떡고물이나 받는 형세가 된 것이다.

전북의 자주권 찾기 또는 전북의 도약이란 말이 나오는 이유다.

전북의 도약은 전라감영에서 찾아야 한다.

전라감영 복원에 맞춰 전라감영이 가지고 있던 의미와 상징성을 되찾아 전북 도약의 선구자가 돼야 한다는 목소리다.

때문에 전라감영이 복원된 후 그 활용방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텅 빈 박제 같은 건물 복원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전라감영 활용방안에 대해서는 여러 방안들이 나오고 있다.

과거 전라감영은 문화콘텐츠의 생산거점이고 향유거점이었다.

하지만 이곳에서 ‘전북의 비약’이란 단어를 곧바로 끄집어내기엔 다소 무리일 수 있다. 하지만 전라감영이 제대로 활용되고 시민들의 사랑을 받는 공간으로 거듭난다면 한 걸음 나아갈 수 있는 해법을 찾을 수 있다.

과거 찬란했던 출판문화를 다시 꽃피워야 한다.

출판에서 책판은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전라감영 완영책판은 완질로 남아 있지 않지만 조선 출판문화의 한 면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다.

감영의 출판문화에 대해 대부분 사람들은 그 가치와 중요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지만 행정의 주도를 통해서라도 이에 대한 가치와 중요성을 알려야 한다.

전라감영의 특수성을 대표하는 출판문화의 역사적 중요성을 재조명하고, 전라감영의 출판문화를 통해 지역의 사람과 사람이 만나 문화를 꽃피웠음을 강조해야 한다.

문화적 우수성과 가치는 그 개념만으로 공간을 채울 수 없다.

전라감영 문화적 정체성을 상징하는 지소나 인방에 더 많은 시민들이 참여해 지역의 문화를 만들고 함께 이어가는 중요한 공간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미디어아트와 만남으로 재창조되는 전라감영도 기대할 수 있다. 단순 외형복원에서 벗어나 무엇을 담아내고 어떤 이야기를 하고 어떤 경험을 공유할 것인지 고민 끝에 나온 결과다.

송대규 써티데이즈 대표이사는 시민과 소통하는 공간, 자유롭게 활용되는 공간으로 재창조하기 위해 다양한 고민을 했다.

그 결과 ‘역사유적의 재창조적 복원’과 ‘시민친화적 창의적 문화공간 활동’ 두 축을 미디어아트와 접목해 크로스오버를 시도했다.

전라감영 천년의 터와 디지털 예술의 만남은 디지털 세대의 특성과 트랜드에 주목했기에 만날 수 있었다. 한옥마을 방문객을 보면 20대 방문객이 1위, 30대가 2위를 차지해 향후 전라감영 방문할 가능성이 높은 층도 디지털 세대일 수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전라감영 내에 와이드프로젝션비전이나 디지털병풍, 디지털 라이브러리 등을 설치해 디지털 세대가 경험하기 쉬운 방식과 방법으로 다가가 전라감영이 보다 젊어지길 원하는 방법을 진행하고 있다.

송대규 대표이사는 “전라도 사람들의 자긍심이 될 전라감영에 젊은 콘텐츠가 조성된다고 젊어지는 것은 아니다”며 “젊은 세대들이 찾아와 놀고 즐기며 감영을 가득 채울 때 비로소 전라감영은 청년으로 다시 태어나는 것이다. 야간개방이나 상설공연, 선화당을 무대삼은 실감미디어와 융합된 공연을 통해 더 젊어지는 전라감영을 기대해 본다”고 밝혔다.

전주대사습놀이를 관할하던 대사습청 부활도 고려해야 한다.

대사습을 진행하고 있는 전주대사습놀이보존회는 현재 전북도립국악원 내부에 셋방살이를 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마저도 국악원 본원 증개축이 들어가는 2020년이 되면 방을 내줘야 한다.

결국 갈 곳 없는 신세가 될 수 있지만 때마침 전라감영 복원이 진행되면서 대사습청 설치 당위성이 높아지고 있다.

대사습청 설치는 국악인들의 염원이자 국악의 고장 전북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대사습청에 대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전라감영 내에 설치가 어렵더라도 인근 전주한옥마을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건물을 신축할 경우 관련 예산 확보 등이 어려울 수 있지만 한옥마을 내 문화시설을 이용한다면 보다 용이할 수 있다. 

이참에 선자청 설립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한옥마을 내 전주부채문화관이 있지만 선자청과는 다른 개념으로 운영하고 있다.

부채문화관은 선자청으로 변경하고 여기에 부채 장인들이 거주하면서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부채 만들기나 부채 판매 등이 진행된다면 다양한 전주문화를 알리는 첨병 역할을 할 수 있다.

선자청이나 대사습청, 인청 등 과거 활발했던 기구들이 다시 전라감영 복원을 기점으로 부활된다면 이것이 바로 ‘문화를 통한 전북 대도약’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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