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박물관-대가야박물관 공동학술서
주보돈-조영현 등 가치-복원 저술해

국립전주박물관과 대가야박물관은 공동학술서 ‘전북에서 만난 가야’를 발간했다.

이 학술서는 주보돈 교수의 ‘5~6세기 한반도 남부지역 정세와 가야’, 조영현 대동문화재연구원장의 ‘대가야와 그 이웃들의 고총’, 곽장근 교수의 ‘고고학으로 밝혀낸 전북의 가야문화’, 김대환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사의 ‘기념품로서의 가야 고총’ 등이 실려 있다.

주보돈 교수는 “6세기 접어들어 백제와 금이 가기 시작하면서 가야 사회를 주도한 것은 가라가 아닌 안라로 바뀌어졌음이 몇 가지 단편적인 사실로 확인됐다. 당시 가야를 구성한 나라 중 안라와 가라만이 최고 지배자를 국왕이라 칭할 정도로 현격한 격차가 존재했다”며 “가라가 북쪽을 이끌었고 안라가 남쪽을 기반으로 했지만 끝내 통일국가를 이루지 못했고, 이는 비등한 두 세력이 상호경쟁하면서 견제하는 양상만 되풀이됐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조영현 원장은 “근래 들어 가야 고분에 관심이 많아진 만큼 그에 맞는 출토유물과 고분 자체의 정밀한 조사 내용이 새로운 사실을 밝힐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며 “고총에 관한 지식과 발굴조사 기술과 자료 취득, 결과 보고 내용은 반드시 정밀성이 전제돼야 한다. 7개 고분군을 세계유산으로 등재 신청한 일도 오늘날 보존효과와 더불어 한반도 남부 역사 구명을 위해 노력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의미도 깃들어 있음을 의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곽장근 교수는 “2017년 전북동부지역에서 존재를 드러낸 모든 가야의 유적과 유물을 하나로 묶어 전북가야라 명명했다. 이후 가야사가 100대 국정과제에 포함되는 성과도 거두었다”며 “이후 다양한 문화유적과 전북가야의 연관성을 밝히기 위한 발굴조사가 시작됐다. 장수, 남원, 진안의 발굴조사를 비롯해 2018년 완주 봉수는 삼국시대 온전하게 보존된 상태로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어 “문화재 가치는 보존과 활용에 있다. 전북 동부지역에서 존재를 드러낸 전북의 가야문화유산은 대부분 잡목과 잡초 속에서 갇혀 있거나 밭으로 경작되고 있다. 이처럼 관리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것은 전북가야 인식의 결여와 무관심에서 기인한다”며 “영남은 27개소의 가야문화유산이 국가사적으로 지정 관리되고 있다. 전북도 2018년 남원 유곡리, 두락리 고분군이 호남 최초로 국가 사적에 지정돼 가야사 연구와 정비의 첫 마중물이 됐다. 또 가야고분군 세계유산 등재 목록에도 최종 선정됐다. 전북 동부지역 가야문화를 꽃피운 전북가야가 올곧게 복원될 때까지 전북가야를 기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대환 학예사는 “거대 고총의 축조는 왕의 경험과 기억을 공유하고 공유된 과거와 기억은 무덤에서 재확인과 재해석을 통해 재생산된다. 이런 재생산 과정의 매개체가 거대 고총이며, 매개체 유지를 위해 왕의 지위와 어울리는 기념물이 필요하게 된다”며 “이런 점에서 대가야 왕릉은 특정개인이나 그와 관련된 과거를 기념하는 행위의 결과물이자 기념행위를 기억시키고 또 다시 기억해내게 하는 기념물로서 능동적인 역할을 하는 매개물이다. 즉 거대 고총은 집단보다는 대가야 왕 그 개인을 강조하고 왕을 기억해내는 장소로서 과거에 없던 새로운 기념물이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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