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민들의 50년 숙원사업이었던 새만금 국제공항 건립에 부정적 견해를 피력해왔던 전남도가 새해부터 전북도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 설립에 돌연 경쟁을 선언하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은 전북 동부권의 유일한 대학이었던 서남대가 지난 2018년 2월 문을 닫으면서 지역민들의 상실감을 덜어주고, 의료 낙후지역에 대한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추진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전남의 경쟁 선언은 도민들로부터 곱지 않은 시선이 이어지고 있다.

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은 문을 닫은 서남대 의대정원 49명을 기반으로 공공의료 인력을 양성해 국가균형발전과 공공의료정책 강화에 발맞춰 추진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보건복지부까지 나서 4년제 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원을 오는 2022년 3월 남원에 개교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의대 졸업자 대부분이 수도권에 집중하는 등 지역에서의 의료인 부족 현상이 심화한 데 따라 공공보건에 종사할 인력을 국가가 직접 양성해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복지부는 공공의료 분야에서 일종의 ‘사관생도’를 양성해 배출하는 일이라고 소개했다.

전남도의 의료대학 설립 발목잡기는 지난 연말 김영록 전남지사가 기자회견에서 3대 핵심과제 유치로 의과대학 유치를 첫 번째로 선언하면서 시작됐다.

현재 국내 의대 정원은 3천58명으로 지난 2007년 이후 변동이 없는 만큼, 보건복지부를 설득해 의대 설립을 위해 나서겠다고 밝혔다.

특히 보건복지부를 통한 의사정원 늘리기가 쉽지 않을 경우, 의료대학 유치를 동시에 추진하는 ‘투트랙’ 전략을 세우고 있다고 언급, 부지까지 선정한 전북사업에 자칫 장애물이 되진 않을까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의료대학 설립은 지난해 4월 당정협의회를 거쳐 국립공공의료대학원 설치를 결정한 지 1년 6개월이 지났지만, 설립 근거가 담긴 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면서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정치 논리 영향으로 하세월만 보내고 있는 것이다.

의료대 설립은 서남대 폐교로 악화된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역의 상실감을 덜어주기 위한 합목적성도 있지만 전북·전남·경남지역 등 지리산 권역의 의료 낙후지역에 대한 질 높은 의료서비스 제공과 부족한 공공보건인력을 양성한다는 국가적 차원의 목적도 있다.

설립 근거가 담긴 법안 마련까지 다 밥상을 차려 놓았더니 숟가락만 얻어 놓겠다는 전남의 행태는 사실 상도에 어긋나도 크게 어긋나는 것이 아닐 수 없다.

물론 그런 일이야 없겠지만 그래도 전남의 의료대 유치 투트랙 전략에 맞서 전방위적인 방어전을 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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