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승 우석대교수 칼럼-포럼 발표글
동아시아 문제 해결 평화구축 강조

한일 갈등의 뿌리와 얼개를 제시한 책이 발간됐다.

‘평화로 가는 한국, 제국으로 가는 일본’은 우석대 서승 석좌 교수가 수년 간 일간실문에 쓴 칼럼과 각종 포럼이나 세미나 등에서 발표한 평화에 관한 글들을 한 데 모았다.

저자는 일본 리츠메이칸 대학을 떠나 우석대로 자리를 옮겼고 서울에 정착한 지 2년이 지났다.

그 사이 동아시아의 인간과 민족, 역사와 사회를 생각하는 기회를 가지게 됐는데, 특히 전쟁과 평화 사이를 오가는 남북관계를 비롯해 미국과 중국의 일진일퇴, 악화 일로에 빠지는 한일관계를 보면서 동아시아 평화에 대한 걱정이 쌓여갔다.

과거에도 한국전쟁이나 베트남 전쟁 등의 국제관계 위기가 있었지만 요즘처럼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르는 극도로 불안한 시기를 찾기 어려웠다.

저자는 현재 직면하고 있는 한반도의 혼미와 동아시아 난제의 많은 부분이 일본에서 비롯됐다고 판단하고 있다.

일본은 전쟁의 길을 걸어왔고, 2차 세계대전에서 처참한 패전을 겪었지만 또 다시 야욕의 고개를 들려고 하고 있다.

아베는 워낙 출범부터 문재인 대통령과 그 정권의 민주주의, 민족통일, 평화지향에 생리적, 본능적인 혐오감을 숨기려 하지 않고, 문재인 정부를 ‘친북 좌파정권’이니 비난하면서 사사건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 왔는데, 작년 일본기업들에게 징용공에 대한 배상명령을 대법원이 내리자, 한일간 청구권문제는 한일기본조약이나 청구권협정에서 표명한 ‘완전히 끝났다’는 한일간의 약속을 어겼다고 하면서 사사건건 ‘약속을 지키라’고 외우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저자는 동아시아 인간과 민족, 역사와 사회에 대한 지극한 관심을 통해 모든 문제의 해법은 평화를 구축하는데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과거 겪었던 동아시아 위기보다 더 냉혹해진 현실에 대한 분석도 잊지 않았다.

저자는 ‘한일갈등’이란 싸움은 우리 민족의 자주에 대한 싸움이라 강조한다.

이 땅의 경직된 반공이데올로기와 치열한 싸움을 벌이면서 평화 전도사로 살아왔던 삶을 정리하고 남은 여생 동안 그 완성을 위해 헌신할 것을 선언했다.

동아시아 평화를 기원하는 평범한 대한민국 국민은 물론 대립과 갈등보다 평화를 기원하는 사람이라면 필독서로 권장되고 있다.

1945년 일본 교토에서 재일조선인 2세로 태어난 저자는 도쿄교육대학을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대학원에 유학하던 중 1971년 4월 보안사에 끌려가서, ‘재일교포학생 학원침투간첩단사건’으로 기소됐다.

1심에서 사형, 2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1990년 2월 28일 가석방될 때까지 19년간 옥살이를 했다.

출소 후 넓은 세상을 만나려고 미국, 유럽, 남미 등을 돌아다니고, 1994년에 교토로 돌아와서 대학 강사를 하면서, 동아시아의 분단, 냉전과 국가폭력의 진상규명과 피해의 회복, 역사청산, 평화를 지향하고, 한국, 타이완, 오키나와, 일본의 동지들과 함께 ‘동아시아의 냉전과 국가 테러리즘’ 국제심포지엄운동을 설립하여 1992년까지 각 지역에서 행사를 진행했다.

1998년부터 2011년까지 일본 리츠메이칸 대학 법학부 교수로 일했으며 2018년부터는 우석대학교 석좌교수, 동아시아평화연구소 소장으로 재직 중이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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