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복 입은 유권자의 권리 어른들이 지켜줘야"
"교복 입은 유권자의 권리 어른들이 지켜줘야"
  • 정병창
  • 승인 2020.01.30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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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부터 만 18세이상 투표 가능
지난해 12월 선거법개정안 통과
유권자 약 53만명 추산 고3 5만명
OECD회원국 중 만 19세 유일
만 18세 납세-근로의무 등 강조

특정 정당-후보 찬반 갈등 등
정치권 교육개입-교사 편향 전가
한국교총 학교 선거운동장 우려

민줏민교육 실현 전환전 환영
만18세 의사 결정 충분한 나이
사회 구성원 다양한 시각 필요

전북지역 학생 유권자 6,504명
선거운동-정당가입-자금 기부
예비후보 운동장 명함배부 가능
방송시설-동아리 선거운동 금지
학교-교원 정치적 중립 지켜야

민주시민교육 신설 50개교 시행
도선관위 133개교 선거교육 강의
자문기관 선거교육협의체 구성
교사-정치권 투표권 영향 없어야
엄격한 제도적 장치마련 필수

지난해 말 선거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극적으로 통과하면서 앞으로 만18세 학생 및 청소년들이 ‘민주주의 꽃’인 선거권 행사가 가능해졌다.

이로 인해 당장 올해 4·15 총선부터 ‘교복 입은 학생 유권자’의 소중한 투표권 행사가 현실화 될 전망이다.

하지만 오랫동안 정치, 사회 등 각계에서 찬-반 논란 끝에 도입된 ‘18세 선거권’은 여전히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학교 현장에서 잘못된 교육 방식으로 이념논쟁, 정치편향교육 변질 등 부작용을 우려하는 시각이 있다.

반면 민주시민으로써 첫 걸음인 참정권을 통해 올바른 판단력을 길러야 한다는 등 찬-반 각각의 주장이 팽배하다.

학생투표권 행사를 뒷받침하는 교육현장에서의 선거교육은 매우 중요한 사안인 만큼 ‘교사의 정치중립 의무’ 등의 민감한 사항에 대해 적지않은 우려감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만18세 선거권 확대에 따른 교육계의 기대감과 우려감, 각계의 찬-반 갑론을박 주장, 교육당국의 선거교육 추진 대책 마련 등은 어떻게 전개되고 있는지 짚어봤다.
/편집자주



▲만18세 4·15 총선부터 투표 가능…기대감과 우려감 교차

선거법 개정안이 지난해 12월 2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투표권이 종전 만19세에서 만18세로 낮아지게 됐다.

이로 인해 올해부터 만 18세를 넘은 고3 학생 중 일부가 투표권 행사가 가능해짐에 따라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분위기다.

국회는 지난해 12월 27일 본회의에서 비례대표 30석에 50% 연동형 비례대표제 적용을 골자로 한 선거법 개정안을 재석 167명, 찬성 156명, 반대 10명, 기권 1명으로 가결했다.

이번 개정안에는 대통령 및 국회의원 선거권을 만19세 이상 국민에서 만18세 이상으로 한 살 낮췄다.

이에 따라 당장 올해 4·15 총선에는 전체 고교 3학년 학생 중에서도 2002년  4월16일 이전 출생자는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총선에서 만18세 유권자를 약 53만명 정도로 추산하고 이 중 고교 3학년은 10% 정도인 5만명 안팎으로 추정한다.

그간 선거연령 하향을 주장한 측에서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 36개국 가운데 선거권연령이 만19세인 국가는 한국밖에 없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일본이 지난 2016년 선거권연령을 만18세로 낮추면서 OECD 회원국 중 선거연령이 만19세인 국가는 한국이 유일했다.

특히 현행법상 만18세부터 납세·근로의무가 부가된다는 점도 선거권연령을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 근거 중 하나다.

반면 이를 반대하는 측에서는 고교 교실이 정치선거장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지난해 서울 인헌고에서 발생한 ‘정치편향 교육’ 논란을 볼 때도 교실의 정치화가 이뤄질 경우 심각한 부작용도 초래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리얼미터가 지난해 12월 2일 공개한 선거연령 하향 조정에 대한 국민 여론을 조사한 결과 반대가 50.1%로 찬성(44.8%)보다 조금 더 높게 나타난 바 있다.



▲만18세 선거권 갑론을박, “교실 정치화 혼란 우려” vs “민주시민교육 실천하는 현명한 의사결정 과정”

올해 4·15 총선을 앞두고 만 18세로 선거권 행사 연령이 하향된 것과 관련, 교육계 안팎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학교가 어른들의 정치판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있는가 하면, 고3학생의 경우 이미 가치관이 형성됐을 시기라 현명한 결정을 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교육당국은 과도한 선거운동이 이뤄지지 않도록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부작용을 막겠다는 방침을 내놓고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는 학교에서 특정 정당이나 후보자를 지지하는 선거운동이 이뤄질 것을 우려했다.

조성철 한국교총 대변인은 " 자칫 잘못되면 특정 정당과 후보에 대한 찬-반 갈등이 일어나는 등 학교 현장과 교실이 정치장화 될 수도 있다" 면서 " 이를 통해 외부에서 정치나 이념 세력이 교육에 개입할 수 있고 일부 교사들의 정치편향 교육도 학생들에게 전가될까 우려된다" 고 지적했다.

반면에 만18세 선거연령 하향은 민주시민 교육강화와 양성이라는 시대적 과제에 부합한 만큼 찬성 입장도 크다.

정현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대변인도 " 선거연령 하향은 민주시민 교육강화와 양성이라는 시대적 과제에 부합한다" 며 " 삶을 위한 교육을 실현할 수 있는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 이라고 환영했다.

또 책으로만 봤던 투표를 학창시절 직접 경험하는 교육적 효과가 있다는 주장도 흘러나오고 있다.

나명주 참교육을위한학부모회 회장은 " 민주시민교육을 통해 배운 주권을 직접 실현해볼 수 있는 기회" 라면서 " 만18세는 자신의 의사를 결정하기 충분한 나이" 라고 강조했다.

도내 A교사는 “앞서 인헌고 사태도 있었고 정치적 이슈를 다룬다는 것 자체가 큰 부담으로 다가오는 게 사실이다”면서 “토론수업을 한다고 해도 찬-반으로 나누는 것 자체가 이분법적 사고방식을 기르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선거의 의미나 가치’ 등 개념 교육만 하는 게 차라리 낫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반면 또 다른 B교사는 “시대가 변하고 있고 학생들도 우리 사회의 일원이라면 정치에 대해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정치 문제를 두고 맞다, 틀리다로 분리할 게 아니라 각자 생각해볼 기회를 주고 다양한 시각을 공유함으로써 올바른 판단을 이끌어 내도록 하는 것도 현 시대 교육의 역할”이라고 제언했다.

도내 고3 학생 대부분은 만 18세 선거권 확대에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다, 올해 만18세를 맞아 투표권을 행사할 도내 C고교생은 “스마트폰, 인터넷 등을 통해 우리 학생들도 우리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어느 정도 알고 있다”면서 “앞으로 민주시민으로써 자존감을 갖고 올바른 사고와 판단을 통해 우리 사회에 무엇이 중요하고 어느 정치일꾼이 제대로 일을 잘할지 현명하게 판가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와 250여개 교육시민단체들이 지난해 12월 2일 오전 11시 국회 앞에서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인 만 18세에게 정당 가입 등을 허용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철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승환 전북교육감 “만 18세 선거연령 하향은 국민주권 실현 한층 더 다가간 것”

공직선거법 개정안 통과로 내년 총선부터 선거연령이 만 19세에서 18세로 낮아진 것과 관련해 김승환 전북교육감이 “국민주권 실현에 한층 더 다가갔다”며 크게 환영 입장을 표출했다.

김 교육감은 1월 30일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선거의 원칙에서 가장 먼저 나오는 것이 보통선거의 원칙이다”며 “이는 국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누구라도 선거권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예외조항에 선거연령이 있었는데 72년 만에 만 18세로 낮아졌다”며 “‘유엔 아동권리협약’제1조에서는 만 18세 미만을 ‘아동’으로 규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교육감은 학교현장이 정치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 “1976년 독일에서 만들어진 ‘보이텔스바흐 합의’기준을 따르면 된다”며 “보이텔스바희 합의는 정치·사회적으로 논쟁이 있는 것을 학생에게 그대로 알려주되 교사의 생각을 강요하지 말고, 모든 것을 학생 중심으로 풀어가라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학교 현장에서 교사들이 이 부분을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도록 노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전북교육청, 만18세 선거권 운용기준·지침 가닥

전북교육청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 28일 발표한 ‘18세 선거권 부여에 따른 정치관계법 운용기준’을 토대로 선거 관련 지침과 교육방향을 제시했다.

전북지역 학생 유권자 수(2002년  4월 16일 이전 출생)는 현 고3 학생 5, 584명을 포함해 모두 6,504명에 이른다.

전국적으론 약 14만명으로 교육부는 추정하고 있다.

이들은 올해 4·15 총선부터 투표권 행사가 시발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구체적인 지침을 살펴보면 만18세 학생, 교원, 학교, (예비)후보자 등 주체별 할 수 있는 것과 해선 안 되는 것을 안내한다.

선거운동 기간 만18세 이상인 학생은 선거운동을 할 수 있으며 정당가입, 정치자금 기부가 가능하다.

자신이 속한 반 교실이나 운동장에서도 선거운동을 할 수 있으나 학교 교실 2곳 이상에선 불가능하다.

선거운동기간 중 학생이 모양과 색상이 같은 모자와 옷 사용, 학교 방송시설 사용, 교실서 녹음기 이용, 동아리 모임 개최를 통해 선거운동 하는 것도 위반 행위로 간주된다.

학생단체는 특정 후보자 지지를 선언하거나 후보자 초청 토론을 해선 안 된다.

(예비)후보자는 학교 운동장에서 명함을 배부하거나 지지를 호소하고 입학식과 졸업식에 참석해 축사와 인사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선거일까지 상장과 부상을 직접 수여할 수 없고 학교 교실을 2곳 이상 방문할 수 없다.

학교 관리자 의사에 반한 선거운동도 할 수 없고 학생들에게 선거운동 관련 아르바이트를 알선하고 금품을 제공해서도 안 된다.

특히 학교와 교원은 정치적 중립성을 지켜야 한다.

선거교육의 경우 민주시민교육 일환으로 교과와 비교과 등 교육과정 전반에서 이뤄진다.

도덕, 사회, 법과 사회에서 배운 내용을 토대로 참여 및 토론 수업, 동아리 활동을 권장한다.

신설 프로그램인 ‘교육과정 안에서 성장하는 민주시민교육’을 50개교에서 시행해 교육을 구체화한다.

이와 함께 전북선거관리위원회는 전문 인력 22명을 투입해 도내 고교 133개교 교사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선거교육 강의에 나선다.

전북선관위, 도내 교원과 교육전문직으로 이뤄진 자문기관 ‘선거교육협의체’를 구성해 선거 관련 학교 궁금증이나 어려움에 답한다.

전북교육청 관계자는 “현재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이 뜻을 모아 구성한 선거교육 공동추진단이 학교 안 선거운동 자제 사안에 대해 협의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선거교육 공동추진단이 신중히 결정해 학교교육활동이 원활토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만18세 투표권 시대, 학교 선거교육과 교사 정치중립 역할 중요

현명한 사고와 판단 아래 만18세 학생들이 선거에 관심을 갖고 참정권을 행사하는 것은 민주시민으로 가는 첫 걸음이다.

교사는 교육의 전문직으로 교육자적 양심에 따라 반드시 학생들에게 편향된 교육을 근절하고 해당 학생들의 투표권 행사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는 없어야 한다.

특히 정치권에서 학생들을 선동해 선거의 득표수단으로 삼으려는 행위는 근절해야 한다.

지난 2015~2019년까지 학교 현장에서 정치중립 위반 협의로 검찰조사를 받은 교원이 292명이나 된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때문에 자칫 특정 정치세력이 학교를 정치장화하고 학생들을 정치도구화 할 수 없도록 매우 엄격한 제도적 제지장치 마련이 필요하다.

도내 교육계 한 인사는 “단순히 만18세 선거연령 하향 조정이라는 문제를 넘어서 국가 장래를 위해서라도 어려운 시기 사회전반에 진보·보수의 이념과는 흔들림 없는 교육현장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도 크다”면서 “이번 선거법 개정안은 단순히 선거 연령을 한 살 낮춘 게 아닌 고3학생에게 투표권을 부여하고 선거운동과 정당 가입 등 정치활동 허용은 물론 성인연령이 18세로 낮춰져 ‘18금’보호막 해제까지 포함돼 청소년보호법, 학칙 등 전반적인 수정이 필요하고, 여러 부작용으로부터 학생들을 보호할 대책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교육은 우리 사회의 미래이자 희망이다.

따라서 앞으로 만18세 학생과 청소년들이 올바른 참정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교육현장은 물론 사회 전반에 걸쳐 각별한 관심과 세심한 선거교육, 모범적 지도 안내가 필요한 시점이다.

/정병창기자 woojuch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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