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의 대표적인 성매매 집결지였던 ‘선미촌’이 마을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담는 박물관으로 변신했다.

특히 과거 성매매 공간으로 손님들을 맞이하던 선미촌 13개 방들 역시 고스란히 보존돼 다양한 콘텐츠를 품은 공간으로 재탄생돼 주목을 끌고 있다.

전주시는 지난달 31일 덕진구 서노송동 옛 성매매업소 건물에 주민들의 삶이 녹아있는 마을사 박물관인 '노송늬우스박물관'을 개관했다.

1960년대 이후 서노송동 일대 주택가에 형성된 선미촌에는 한때 400여 명의 여성이 성매매 일을 했으나 2004년 성매매방지특별법 시행 이후 성매매가 금지되면서 종사자가 100여 명으로 급감했다가 도시재생사업 등으로 지금은 절반 이하로 줄었다.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한 이 박물관은 주민과 예술가 등이 합심해 지역민의 다채로운 삶을 조명하고 노송동 천사마을·주민공동체 등 지역 콘텐츠를 활용한 작품 전시 등을 한다.

1층은 주민 예술가들이 사진, 분재, 초상화 캐릭터, 수석, 압화, 말린 꽃 등을 전시하는 갤러리와 커뮤니티 공간으로 활용된다.

과거 성매매 공간으로 사용됐던 2층의 총 13개의 방은 고스란히 보존되면서 다양한 콘텐츠로 꾸며져 시선을 끌었다.

설치·영상 작품, 서노송동의 과거∼현재∼미래를 보여주는 사진과 주민들의 얼굴 사진, 인터뷰 영상 자료, 노송동의 사건·사고 기록물 등이 영구히 자리한다.

특히 인근 전주동초등학교와 신일중학교 교사·학생들은 우리 동네 그리기, 마을 희망 메시지 작성 등을 통해 마을사 박물관 조성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5명의 이 지역 예술가들도 수차례 회의와 마을 답사를 통해 마을에 대한 이해와 해석을 담은 작품 활동으로 박물관 콘텐츠에 한몫했다.

이와 별도로 지역 예술가들은 전주시가 도시재생사업을 위해 사들인 옛 성매매업소의 낡은 공간 50㎡를 고쳐 예술책방 '물결 서사'를 열기도 했다.

선미촌 문화재생사업은 ‘아픈 기억의 공간’을 ‘행복한 공간’으로 만들어 가겠다는 마음으로 시작된 민선 6기 전주시의 핵심사업이었다.

이제 그 결실의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는 듯 보인다.

이번 노송늬우스박물관이 노송동의 아픈 과거를 예술로 승화해 문화 재생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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