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 패러다임, 변화의 시작매년 겨울이 되면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곳에 사랑의 온도탑이 설치되고, 시민들의 나눔과 사랑에 따라 온도가 한눈금씩 올라가는 것에 환희를 느끼면서 아직도 세상이 따뜻하고 살만하다는 위로를 받곤 한다.

올 겨울도 역시 사랑의 온도탑을 더욱 뜨겁게 하기 위한 시민들의 관심과 나눔이 이어지고 있다.

전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모금액이 83억 7500만원으로 사랑의 온도탑이 107.1도를 달성했다고 한다.

우리시도 희망 1004 기부릴레이, 삼산한 챌린지 등 다양한 기부행사를 통해 1억원이 넘는 시민의 사랑을 모금하였고,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작년 연말에는 19년간 빠지지 않고 찾아온 천사가 잊지않고 우리 곁을 찾아와 전주를 훈훈하게 만들었다.

이처럼 겨울만 되면 사랑의 온도탑의 눈금을 올리려는 시민들의 나눔과 기부가 줄을 잇고 있는 사실이 반가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여름에도 나눔과 관심을 지속적으로 이끌어 낼 수 있도록 기부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천사의 도시 전주, 기부로 폭염을 날리자 어려운 시민들에게는 갈수록 겨울만큼 여름도 지내기가 힘들어지고 있다는 것을기후변화라는 거창한 단어를 끄집어내지 않아도 우리 모두 체감하고 있다.

전주기상지청에 따르면 최근 10년간(2009~2018) 전북지역 평균 폭염일수는 19.9일,열대야는 14.1일로 갈수록 전북지역에서 폭염 및 열대야 일수가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폭염은 일 최고기온이 33°C 이상을 의미하는 것이므로 전주에 사는 시민들은 20일가까이 펄펄 끓는 무더위 속에서 지내야 한다는 의미이다.

특히나, 이른바 에너지 빈곤층들은 대부분 에어컨이 없이 여름을 지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한여름 폭염은 거의 재난과도 같은 상황으로 다가오게 되는 것이다.

그간 우리시는 겨울뿐만 아니라 여름철 무더위에 대응하기 위해 에너지 빈곤층을 대상으로 에너지 바우처 사업을 추진하여 폭염으로 인한 전기요금 부담을 줄여나가도록 하고 있으며, 어르신들이 많이 이용하는 경로당에냉방비를 일부 보조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민간 자원과 연계하여 선풍기 등 냉방 물품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시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에너지 빈곤층을 대상으로 하는 대부분의 정책들은 동절기, 즉 추위를 막고 이겨내는 데 집중되고 있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현재 우리시에서 펼치고 있는 에너지 지원사업은 크게 17가지 정도로 요약할 수 있는데 사업 대부분이 열 효율 개선에 관한 것이어서 에너지 빈곤층이 한여름 폭염을 이겨내는 데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에너지 지원사업은 전부 국비를 동반하는 사업이라 시 자체적으로 시행하기에는 비용 부담이 커 정부에 건의를 적극적으로 해야 하지만 정부 정책이 서민들에게 피부로 와 닿는 데는 많은 기간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할 때 우리 스스로가 더 많은 고민과 노력을 해보면 어떨까 생각해본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어려운 시민들이 여름을 조금이나마 덜힘들게 지낼 수 있을까.

전주는 기부에 있어서 모범이 될 천사의 도시다.

바로 이점을 활용하여 겨울철 사랑의 온도탑을 능가할 전국 최초의 사랑의 냉동탑을 설치하여 운영하는 방안은 어떨까.

지향하는 목적은 같으나 운영 방식에 차이가 있는 데 사랑의 냉동탑은온도탑과 달리 시민들의 나눔과 관심이 더해질수록 냉동탑의 눈금이 조금씩 내려가는 것이특징이다.

그리하여 폭염에 힘들어 하는 어려운 시민들이 기부의 손길이 필요하다는 것을 시민들에게 알리고, 냉동탑의 눈금이 조금씩 내려갈 때마다 세상은 아직도 살만하고 시원하구나 하는 감정을 시민 모두가 여름에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천사의 도시 전주가 먼저 기부 패러다임을 전환하여 한여름 폭염을 기부로 날려버리는 시원한 냉동탑을 전국 최초로 운영 하는 즐거운 상상을 해본다.

폭염도 이겨낼 사랑의 냉동탑을 꿈꾸며 올 겨울은 추위가 예년만 못하다는 보도를 자주 접하곤 한다.

매년 가속되고 있는 지구 온난화의 영향이 크다고 볼 수 있다.

이는 다가올 여름의 폭염이 어떠하리라는 것을 심각하게 함의하고 있다.

그만큼 에너지 빈곤층들의 여름나기는 어렵고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이다.

따라서 지금부터라도 시민, 단체, 주요 기관 등과 함께 손을 맞잡고 다가올 여름을 적극적으로 준비하고자 한다.

연말연시에만 집중되는 기부 패러다임을 전환하여 여름철에도 기부의 손길이 더욱 절실하게 필요하다는 걸 알리도록 하고자 한다.

살아 있는 천사가 살고있는 기부 도시, 전주에서 시민들의 관심과 사랑으로 냉동탑이 세워지고 그 냉동탑을 통해 수급자가 살고 있는 쪽방에, 홀로 어르신이 살고 있는 원룸에 시원함이라는 기적이 펼쳐지기를 진심으로 기대해 본다.

/민선식 전주시 복지환경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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