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1.94% 전년비 0.51%p↓
당국 대출금리 인하 압박
JT친애저축 정기예금 2.15%
'고금리' 사라져 고객이탈

저축은행의 평균 예금금리가 결국 1%대로 내려앉았다.

금융당국이 대출금리를 낮추라고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예대율 규제에 대비해 예수금을 확보한 만큼 더는 높은 금리를 적용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9일 도내 저축은행업계와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국내 저축은행의 평균 예금금리(12개월 만기 기준)는 연 1.94%로 1년 전보다 0.51%p 하락했다.

지난달 중순만 해도 2%대를 유지했지만 금리 하락세가 빨라지면서 1%대로 주저앉은 것으로, 이는 지난 2016년 3월 이후 약 4년 만이다.

여기에 24개월 만기 기준 평균 예금금리(1.97%)도 1년 전보다 0.57%p 떨어지며 1%대로 떨어졌다.

5일 전만 해도 2.00%를 유지했던 36개월 평균 금리(1.98%) 역시 1%대를 기록했다.

이어, ‘금융상품 한눈에’에 공시된 지역별 저축은행 가운데 도내에서 이용 가능한 저축은행의 예금 상품 총 43개를 살펴보면, 금리가 가장 높은 상품은 JT친애저축은행의 비대면 정기예금(2.15%)로 파악됐다.

도내에 본사를 둔 삼호저축은행과 스타저축은행의 정기예금이 모두 2.10%로 2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이들 상품 모두 1년 전보다 각각 0.45%p, 0.40%p, 0.70%p 하락하며 2%대 초반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더욱이 현재 43개 상품 중 2%대 상품은 25개(58%)로 집계, 이 중 8개는 2.00%로 겨우 턱걸이를 하고 있는 상황.

신규 상품을 제외하고 대부분 1년 전보다 금리가 크게 인하, 올해 들어서 하락세가 더욱 가팔라지면서 2%대 상품이 빠르게 사라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저축은행업계에서는 올해부터 예금액 대비 대출액 비율인 예대율 규제(올해 110%, 내년 이후 100%)에 대비하기 위해 그동안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예금금리를 내리지 않았지만 퇴직연금 정기예금이 성공을 거두면서 예대율 유지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도내의 경우 경기 침체로 인해 대출처 찾기가 어려운 만큼 굳이 높은 금리를 주면서까지 자금을 확보해야 할 필요가 없다는 점 역시 예금금리 인하를 부추기는 이유 중 하나라고 꼽았다.

뿐만 아니라 올해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이 남아 있는 데다 금융당국에서 대출금리를 낮추라고 강하게 주문한 만큼 저축은행 업계에서는 예금 금리 하락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저축은행의 예금금리 인하 속도가 가팔라지면서 시중은행과 금리 차이 역시 줄어든 만큼 고객의 이탈 현상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고금리’라는 메리트가 없어진 만큼 굳이 저축은행을 찾을 필요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도내 O저축은행 관계자는 “정부에서 대출 금리를 낮추라고 압박하고 있는 만큼 예대마진 축소를 최소한 방어하기 위해서라도 예금 금리를 높게 적용할 수는 없다”며 “더욱이 중금리 대출을 무리하게 확대하는 것도 업황이 어려운 상황에서 부담인 만큼 적정선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 보니 예전처럼 고금리를 적용해 자금을 확보할 필요가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당분간 이런 추세는 이어갈 것”이라며 “2%대 상품은 더 줄어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성아기자 tjdd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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