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대안학교서 3년 동안
정기고사 답안지 1장씩 사라져
학교-교육당국 뚜렷한 단서
못찾아 단순 경고 처분만

전북지역 한 대안학교에서 교무실 캐비닛에 보관했던 시험 답안지가 3년 동안 잇따라 사라져 각종 의구심이 증폭됐지만 정작 이렇다 할 단서조차 찾지 못하고 단순 경고 처분조치만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전북도교육청과 해당 대안학교 등에 따르면 이 대안학교에서 지난 2017년 1학년 1학기 1차 고사 한국사 OMR 답안지를 비롯해 이어 2018년 1학기 1차 고사 통합과학 답안지, 그리고 2019년 2학년 2학기 2차 고사 기술가정 답안지 1장씩이 잇따라 사라지는 귀신이 곡할 기묘한 사건이 발생한 것이 뒤늦게 알려졌다.

당시 해당 학교 측은 시험을 치룬 직후 답안지를 거둬 모아 제1 교무실의 캐비닛 2곳에 통합 보관해 관리했다.

이 학교 교무실 문에는 경비 장치가 설치됐으나 교무실 내부엔 CCTV가 설치가 안돼 사라진 답안지 소재 파악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특히 왜 이런 불미스런 일이 반복되고 있는지 학교측과 교육당국마저 뚜렷한 단서 조차도 찾지 못했다.

이런 까닭에 해당 학교는 1차와 2차 시험답안지 분실 직후 평가의 공정성을 위해 각 학년 40여명을 대상으로 재시험을 치르는 절차를 밟기도 했다.

이런 데도 또다시 지난 2019년 3차 답안지 분실이 발생해 학교 내부적으로 떠들썩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는 몰라도 3차 분실 당시 과목 담당교사들은 성적처리 OMR카드 리더기로 답안지를 파일로 보관·채점해 재시험을 치르는 형국은 겨우 모면했다.

이처럼 매번 캐비닛에 보관된 시험답안지가 신출귀몰하게 사라지면서 교사와 학생 등 학내 구성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가 재연됐다.

이 학교 A교사는 "반복된 시험 답안지 분실로 인해 혹여 성적이 남다르게 오르는 등 특이하게 이득을 본 학생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그 당시 평가의 공정성을 위해 재시험 절차과정을 밟아 학생과 학부모들의 민원문제는 발생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전북교육청은 2차례에 걸쳐 이 학교의 3년간 정기고사 내용을 꼼꼼히 점검 및 확인했지만 특이할 만한 문제점을 찾아내진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시험 답안지 분실 사례가 연이어 반복돼 발생함에 따라 처음에는 성적조작을 의심해 답안지 등 학교에 남아 있는 근거들을 가지고 조사에 착수했으나 뚜렷한 원인을 찾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이어 “혹여나 학교운영위원회 위원 자녀 등 의심을 살 수 있는 모든 주변인들을 조사했지만 연관성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해당 학교 측에 재발방지 대책 마련 요구와 함께 보안관리 철저를 위해 CCTV 설치 등을 제기하고 경고 처분 조치를 내렸다”고 덧붙였다.

/정병창기자 woojuch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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