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의원 총선은 “이미 끝났다”는 말이 지역 정가에 적잖이 나돈다.

전북을 기반으로 한 주요 정당간 지지율 격차가 크기 때문에 각 정당의 후보 공천이 끝나면 사실상 선거 우열도 정해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선거는 마지막 투표함을 열기 전까지는 어느 누구도 결과를 정확히 맞추기 어렵다.

지난 19대, 20대 국회의원 총선 당시 서울 종로에 출마했던 정세균 의원은 두 번 모두 큰 격차로 패할 것이라는 여론조사에도 불구, 당당히 당선되면서 국회의장과 국무총리까지 올랐다.

14일로 21대 국회의원 총선거는 D-61, 후보자 등록 마감날짜로는 D-42일이 된다.

앞으로 불과 한 달 남짓 기간에 총선에 출마할 각 당의 후보자들이 결정돼야 한다.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총선 일정대로 착착 진행해 가고 있다.

13일까지 총선에 나설 지역구 예비후보자들에 대한 공직후보추천관리위원회의 면접을 마쳤다.

여당의 후보 경선 일정을 감안하면, 선거전 막판의 최대 변수인 ‘전략공천’ 여부를 제외하곤 어느 정도 선거 분위기를 가늠할 수 있다.

도내 10개 선거구에서 오랜 기간 후보간 경쟁을 통해, 도민과 유권자들은 여당의 예비후보들을 상호 검증하고 비교해 왔다.

 하지만 여당에 맞서겠다는 야권의 선거판은 아직 짐작조차 하기 어렵다.

지난 20대 국회의원 총선에서 국민의당으로 녹색돌풍을 일으켰지만 현재는 대안신당, 민주평화당, 새로운보수당 그리고 무소속 등으로 나눠져 있다.

그나마 바른미래당에 있었던 김관영 의원(군산)이 탈당하면서 현역 의원을 보유한 전북의 야권 수가 하나 줄어들었다.

전북의 야권 통합은 이번 21대 국회의원 총선의 최대 변수이자 마지막 변수다.

야권이 단일대오로 나서 민주당과 1대1 구도를 만드느냐 아니면 각자도생을 통해 1여다야 구도를 만드느냐에 따라 선거 판도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다.

전북 지역구 인사들이 지도부 중심인 야권은, 마음만 먹으면 일사천리로 통합이 추진될 수 있다.

공천을 포함한 기득권을 내려놓고 1대1 여야 대결구도를 만들 수 있다.

따라서 전북 인사들이 지금 이 시점을 놓치면 야권 지지자들의 우려처럼 야권 전반이 ‘공멸’할 수 있다.

실제로 야권 통합을 통한 단일후보 출마는 도내 야권에겐 마지막 기회다.

하지만 야권 통합 가도에 난관이 수두룩하다.

바른미래당, 대안신당, 민주평화당 등 호남을 기반으로 하는 야 3당은 1차 통합을 이룬 뒤 청년층, 소상공인층, 수도권 개혁세력 등과의 2차 통합을 통해 외연을 확장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통합은 쉬운 게 아니다.

통합 선언을 해도 최종 통합에 이르기까지는 많은 고비를 넘어서야 한다.

특히 당 지도부를 포함해 주요 인사들이 희생해야 통합은 당초 기대한 목적을 이룰 수 있다.

 요즘의 상황처럼 야권이 계속 분열돼 있다면, 집권 여당은 안주하거나 적당한 선에서 공천을 해 버릴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야당이 통합을 통해 더욱 강력해지면 민주당도 마지막까지 강한 후보를 내는 데 주력하게 된다.

따라서 여당이 더 강한 후보를 낼 수 있도록 야권 통합은 전북과 도민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김일현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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