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대표 관광거점 도시 전주시가 전주공예품전시관 주차장을 한옥마을만의 고유한 정서와 정체성을 담은 아름다운 전통정원으로 탈바꿈시킬 계획이라고 12일 밝혔다.

전주시는 한옥마을의 중심에 위치한 1,396㎡(422평) 규모의 전주공예품전시관 주차장 부지를 이달 안에 전통정원으로 완료할 계획이라고 언론을 통해 공개했다.

전통정원 조성 부지는 그동안 도심형 슬로시티 이미지와 상반된 주차장으로 이용돼 한옥마을만의 정취를 느끼기에는 저해요인으로 작용해왔던 게 사실이다.

시는 이에 따라 5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건물밀도가 높은 한옥마을에서 관광객들이 비어 있는 공간이 주는 고즈넉함을 느낄 수 있도록 최소한의 나무와 바닥을 깔고, 단아한 느낌의 전통정원으로 조성 중에 있다.

전통정원은 야외에서도 공연을 즐길 수 있는 한류마당과 전주의 전통 이미지를 살릴 수 있는 투영연못으로 꾸며졌다.

바닥은 전통방식의 장대석 포장으로 조성했으며 꽃나무 가지를 휘어서 병풍 모양으로 만든 ‘취병’과 마을 어귀나 다리 등에 세우는 수호신인 사람 형상의 ‘벅수’도 설치됐다.

이후 시는 황매화, 꼬리조팝나무 등 723주와 백리향, 은사초 등 9100본을 식재해 전통정원의 품격을 더욱 높여 나갈 계획이라고 한다.

전통정원 조성을 통해 전통놀이, 공연, 프리마켓 등이 일상이 되는 체류형 관광지로 조성하고 시민들의 소통과 다양한 활동, 문화를 즐기면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핵심공간으로 제공한다는 게 전주시의 계획이다.

예부터 한국에 있어서 정원을 조성한다는 의미는 조영물 전체를 포괄하는 터전을 마련하는 일이었다.

즉, 조영물의 대표적인 건축행위에 있어서도 자연의 순리를 근본으로 삼아 지세를 함부로 변형하지 않으려고 한점.

토질이 습지이면 습지에 알맞은 나무를, 습지에 배수시설이나 객토를 해서 토질을 변경시켜 자연을 거역하는 일을 하지 않았다.

또 화목을 심어도 전지를 해 인공적 모양을 내는 관상수를 심지 않았다.

정자와 연못, 샘과 경물이 적절히 배치된 풍류공간.

자연을 개발하기보다는 순응하려 했던 선현들의 전통 건축방식.

요즘 시대에 언감생심 이런 전통정원이 가당키나한 것일까? 아무리 한옥마을 내에서라지만 결코 쉽지 않은 선택이었을 것이다.

그래도 이런 전통의 원형을 최대한 갖춘 정원을 꾸미고자 각계 전문가의 자문을 구해 프로젝트를 준비한 행정의 자세.

슬로시티의 전형, 머무름, 풍류, 여유의 공간으로서의 정원을 시민들에게 내어줌은 주차장보다는 백번 낮지 않겠느냐는 생각이다.

전통정원이 한옥마을의 또 다른 볼거리, 랜드마크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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