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로 여행객 감소
한옥마을 상가 타격입자
건물주 임대료 인하 결정
임차인과 상생 적극나서

중앙동-대학로 등 건물주
121개점포 동참 확산돼
최대 20% 인하 통큰결정

문대통령 SNS-부처회의
전주시-시민에 박수보내며
정부차원 지원 대책마련

서울시-전남-경기 김포등
임대료 인하시 세 감면에
임대료 내리기 실천 주목

전주가 주목받고 있다.

최근 대구·경북과 서울 등에서 대규모 추가 확진자가 나오면서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를 극복하기 위한 전주형 상생실험인 ‘착한 임대운동’이 찬사를 받으면서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전주는 지난해 대한민국 복지 패러다임을 바꾼 통합돌봄 선도도시로 선정이 됐고, 문재인 정부가 집중 육성키로 한 수소경제를 이끌어가는 수소경제 시범도시가 됐다.

여기에 올해 들어서는 대한민국 관광을 이끌어가는 국가 관광거점도시로 선정됐으며, 전주에서 절반 이상 촬영된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 4관에 오르는 등 연타석 홈런을 터트리면서 전국 지자체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편집자주  



전주發(발) 착한 임대운동은 지난 12일 전주한옥마을 건물주 14명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여행객 감소로 매출이 줄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임대료를 10% 이상 내리기로 결정하면서 시작됐다.

이는 김승수 전주시장이 수차례에 걸쳐 시민생활의 최 접점에 있는 35개 동장들에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힘겨워하는 영세 자영업자들을 위해 임대료를 인하할 수 있도록 전방위적인 노력을 강조한 것에 대해 건물주들이 화답한 것이다.

한옥마을 사랑모임 등이 경기침체 속에서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한옥마을 여행객이 줄어들면서 어려움에 처한 임차인들과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한 결과 임대료를 내리기로 한 것.

이들 한옥마을 건물주들은 상생선언을 통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상황이 종료되는 시점을 고려해 3개월 이상, 10% 이상의 임대료를 내려 자영업자들의 안정적인 경제활동을 돕기로 통 큰 결정을 내렸다.

나아가 주변 건물주의 참여를 권장해 한옥마을 내 상생협력 분위기를 만들어 품격을 높여나가기로 했다.

한옥마을에서 시작된 착한 임대운동은 이틀 후인 지난 14일 전주시 전역으로 확산됐다.

모래내시장과 전북대학교 대학로, 풍남문 상점가, 중앙동, 중화산동, 금암동, 우아동, 평화동, 삼천동, 인후동, 송천동, 조촌동, 여의동, 혁신동 등 전주 구도심과 전통시장 상점가, 대학로 건물주 64명이 121개 점포의 임대료를 인하키로 결정했다.

이들은 상가 규모와 각 지역별 부동산가 등을 고려해 적게는 5%에서 20% 이상까지 임대료를 내려 임차인인 자영업자들의 고통을 함께 짊어지기로 했다.

전주한옥마을과 구도심 등 주요 상권 건물주들의 임대료 인하 결정으로 인해 전주는 지역공동체 복원에 한 걸음 더 다가가고, 코로나19 사태로 빚어진 경제 재난과 공동체 파괴 등 각종 사회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단초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나아가 고통과 어려움을 분담함으로써 더불어 잘사는 마음들이 모인 공동체정신이 발현되면서 전주는 지속가능한 도시가 될 수 있는 든든한 동력을 확보하게 됐다.

공동체가 회복되면 급격한 도시화로 심화돼온 세대간 갈등과 다양한 차별을 극복하고, 주민 스스로 더 행복한 도시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전주시가 주도하고 건물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뤄진 이번 사례는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상생 우수사례로 소개되면서 극찬이 이어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SNS와 경제관련 4개 부처 업무보고에서 이례적으로 전주시의 사례를 꼭 집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지난 16일 자신의 SNS를 통해 “전주 한옥마을에서 시작된 건물주들의 자발적인 상가임대료 인하 운동이 전통시장, 구도심, 대학가 등 전주시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보도를 보았다”면서 “전주시와 시민들게 박수를 보낸다. 코로나19로 인한 극심한 소비 위축과 매출 감소, 지역 경제 침체를 이겨내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며 칭찬했다.

이어 지난 1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진행된 기획재정부·산업통상자원부 등 4개 경제관련 부처의 업무보고에서도 전주시가 추진한 건물주와 임대인의 상생협약을 언급하며 정부 차원의 지원 대책마련을 주문하기도 했다.

정치권도 전주발 상생실험인 착한 임대운동에 대한 칭찬대열에 합류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18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통해 “최근 전주에서 임대료를 낮추는 ‘착한 건물주’의 미담이 소개된 바 있다”면서 “더 많은 착한 임대의 물결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또 전주발 착한 임대운동에 발맞춰 젠트리피케이션(둥지 내몰림) 방지를 위한 종합대책을 담고 있는 ‘지역상권 상생발전법’ 제정을 촉구하기도 했다.

전주시 착한 임대운동은 끝이 아니다.

1차 전주한옥마을 건물주들과 2차 주요 상권 건물주 등 78명의 건물주(135개 점포)에 이어 추가 동참 뜻을 내비치는 건물주들의 문의도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전주시는 코로나19라는 국가 위기상황 속에서 어려움을 함께 극복하는 상생 선진사례를 내놓으며 훈훈한 정이 넘치는 도시, 가장 인간적인 도시임을 입증했다.

김승수 전주시장은 “모든 행복한 도시의 성장은 공동체 회복에 있다. 작은 선한 마음들이 모여지면 사회적 유대와 신뢰가 깊어지면서 공동체가 회복된다”라며 “이번 전주의 상생 실험인 ‘착한 임대 운동’은 행복한 도시성장을 주도하는 가장 강력한 씨앗일 될 것으로 확신하며 거듭 동참해 주시는 건물주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강조했다.



# 전주가 쏘아올린 ‘착한임대료, 전국으로 확산  

전주시가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추진한 전주형 상생실험인 ‘착한 임대운동’이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정치권 등으로부터 찬사를 받은 것은 상생의 공동체 회복을 바탕으로 가장 인간적인 도시를 만들어온 노력이 인정을 받은 셈이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소비위축 탓에 어려움에 처한 영세 자영업자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시의 노력과 건물주들의 자발적인 참여의지가 담긴 전주발 착한 임대운동은 전주한옥마을을 시작으로 나비효과처럼 전주 전역으로 퍼졌다.

나아가, 정부와 정치권의 끊임없는 찬사 속에서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서울시는 코로나19을 함께 극복하기 위해 올 상반기 중 시 소유 건물 임대료를 인하하고, 건물주들이 임대료를 인할 경우 지방세 감면을 검토키로 했다.

전라남도와 경기 수원시 역시 전통시장과 상가의 임대료 인하에 나서기로 했다.

경기도 김포시의 한 건물주는 4개 점포의 임대료를 각각 100만원씩 인하키로 하는 미담사례가 전해지는 등 전주발 착한 임대운동이 전국적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정하영 김포시장이 자신의 SNS를 통해 소개하면서 알려졌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착한 임대운동에 발맞춰 젠트리피케이션(둥지 내몰림) 방지를 위한 종합대책을 담은 ‘지역상권 상생발전법’ 제정을 촉구하기도 했다.

정부도 이달 말까지 코로나19 사태 극복을 위한 자발적인 임대료 인하운동을 뒷받침하는 인센티브 등 경제 활력 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 임차인 보호 끝판왕 ‘전주시’  

전주시가 임대료 인하를 이끌어내 임차인을 보호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시는 임대주택에 거주하는 주거약자를 보호하기 위해 부도가 길거리에 내몰리게 된 임대주택 주민들을 보호하고, 대형 건설사의 부당한 임대료 인상에도 제동을 걸어왔다.

대표적으로 시는 지난 2014년 효성흑석마을 등 임개주택 3개단지가 임대사업자의 부도로 인해 396가구 중 249가구가 임대보증금 손실과 함께 길거리에 나앉을 위기가 발생했을 때 이를 해결했다.

이들 3개 아파트 단지는 43㎡(13평)~52㎡(16평) 규모로 전형적인 저소득 서민들을 위한 주택이어서 주민들의 큰 피해가 우려됐다.

이에 시는 문제 해결을 위해 특별대책반을 운영하고, 주민불안 해소 및 입주인 보호대책 마련을 위해 공동주택 담당 공무원을 현장에 상주시켰다.

그 결과 국토교통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전북개발공사, 정치권, 금융권과 함께 임차인 피해구제 대책을 추진, 임차인들이 30년 국민임대주택으로 전환된 이곳에서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시는 대형 건설사의 부당한 임대료 인상을 막기 위해 가장 앞장서 싸워왔다.

일례로 시는 주거비 물가지수와 인근지역의 임대료 변동률 등을 고려하지 않고 해마다 임대료 인상 상한선인 5%까지 올려온 하가부영아파트의 과도한 임대료 인상에 대해 고발 조치를 취하고, 국토부 등 정부와 정치권에 임대료 산출 기준안을 마련해줄 것을 건의하기도 했다.

민간임대주택 사업자의 부당한 임대료 인상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전주시의 노력은 임대료 상한 기준 등을 명확하게 규정한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 개정을 이끌어내면서 결실을 맺었다.

이외에도 시는 정부 아킬레스건인 부동산 안정화를 위해 일반 임대주택보다 낮은 임대료를 받는 사회주택을 꾸준히 공급하는 등 서민주거안정을 위해 노력해왔다.

 

# 김승수 전주시장 일문일답  

▷건물주가 임차 상인들을 위해 고통을 분담하는 상생실험 ‘착한 임대운동’ 어떻게 시작됐나?

=사실 공동체 회복을 전제한 상생실험은 1~2년 전부터 꾸준히 준비를 해왔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라는 어려움을 극복하고 함께 돌파해야겠다는 마음으로 많은 분들과 회의도 하고 독려하게 된 것이다.

다행이 선한 마음을 가진 전주시민들이 많이 계시고, 또 많은 건물주 분들이 호응하고 동참해주셔서 결과가 조금씩 나오는 것 같다.



▷현재 임대료 인하 운동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현재까지 전주한옥마을과 구도심 전통시장, 대학가 등 78명의 건물주 분들이 동참해주셨고, 약 135개 점포의 임대료가 내려갔다.

상생실험에 동참한 착한 건물주 분들은 적게는 10%, 많게는 20%를 인하를 해 주고 계시는데 건물주 분들이 자신들도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큰 결단을 해주신 것이다.

참여해주신 분들은 인근 다른 주변 건물주의 눈치도 봐야 하고, 은행 이자 등을 내야 하는 상황에서도 함께 고통을 분담하겠다는 마음으로 어려운 결단을 내리신 것이다.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일각에서는 10~20%의 임대료를 인하하는 것이 과연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에 대한 의문을 제시하는데?

=많은 분들께서 10%면 그게 어느 정도일까 이런 생각들을 많이 하시는데 사실 자영업하시는 분들에게는 손익분기점이라는 게 있다.

목표한 이익을 포함해서 손익기준점을 기준으로 1%만 미달하면 가게 문을 닫아야 할지를 결정하고, 1%만 초과 달성하더라도 어렵지만 버틸 수 있다는 생각이 들게 된다.

이 2%의 차이가 가게 문을 닫을 건지 계속 이어갈 것인지에 대한 판단 기준이 되는 것이다.

가게 임대료 등 고정비용이 줄어들면 순 이익이 늘어나 걱정이 줄어드는 구조다.

거기에 비하면 10%, 20%는 굉장히 큰 거고 어려운 이 시기에 어려움을 겪는 많은 상인들에게 큰 격려가 되고 위로가 될 것 같다.

무엇보다 10~20%의 임대료 인하 자체도 소중하지만 어려움을 같이 극복하자는 따뜻한 마음이 더 소중하다.



▷전주한옥마을과 객리단길(전주객사길) 등 구도심을 중심으로 젠트리피케이션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데, 해결 방안은?

=가장 인간적인 도시의 시작과 끝은 ‘공동체 복원’에 달려 있다.

진짜 좋은 도시는 이러한 ‘함께’라는 공동체 정신이 살아있는 도시다.

힘들 때 서로 위로하고 감동 받고, 어려울 때 함께할 수 있는 진짜 친구들이 많은 도시 말이다.

이번 사례가 아직은 미미하지만 이런 따뜻한 마음들이 많이 전해지면 자연스레 다양한 우려를 극복하고, 위기를 도 다른 기회로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끝으로 한 말씀?

=사회적 재난이 발생하면 반드시 뒤따라오는 게 공동체파괴와 경제적 재난이다.

그렇지만 모두가 함께 하면 극복할 수 있다.

어떤 도시는 어려움이 더 분열되고 파괴되지만, 어떤 도시는 더 강해져서 단합해서 함께 이겨내기도 한다.

어려울 때 함께 동참한다는 마음으로 참여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

어려울 때 친구가 진짜 친구라는 말처럼 코로나19를 함께 극복할 진짜 친구들이 전주에 늘어나고 있다.

이번 임대료 인하 공생실험의 나비효과를 통해 어려울 때 더 따뜻하고 더 감동적인 전주를 시민과 함께 만들어 가겠다.

/김낙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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