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서학동사진관은 2020년 첫 전시로 자서전적 성격인 ‘서학동사진과 어제와 오늘’ 전시를 진행한다.

3월 7일부터 29일까지 마련된 이번 전시는 지난 2013년 문을 연 서학동 사진관의 어제와 오늘의 모습이 담겨 있다.

김지연 관장은 진안군 계남면에 있는 정미소를 빌려 ‘공동체박물관계남정미소’ 전시공간을 운영했다.

그러던 중 잠시 휴식기를 가졌고, 2012년 한옥마을에 사진전시장을 내야겠다는 생각에 서학동에 들어서게 됐다.

전주에 살면서도 서학동을 그 때 처음 알았다.

한옥마을 근처에 있으면서도 눈에 잘 띄지 않는 마을로 퇴색해가고 있었다.

마치 1980년대를 연상시키는 상가와 주택과 골목길이 눈길을 끌었다.

이미 발빠른 서너 명의 작가들을 발을 들여놓고 작업실을 운영하거나 꾸미고 있었다.

이곳에 이사를 올 생각도 없었고 정신적으로 물질적으로 다시 문화공간을 열 여유도 없었다.

하지만 처음 뜻을 둔 계남에 마음을 접고 어쩌다 서학동 골목에 들어와 또 ‘허튼짓’을 시작하게 됐다.

1972년 지은 한옥집에 6개월 공사를 해 2013년 전시장을 오픈하게 됐다.

팍팍한 여건에도 하루에도 여러 차례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들었지만 좋은 작가들의 참여와 뜻 깊은 지인들의 도움 덕분에 버틸 수 있었다.

시간이 흘러 서학동사진관의 원래 모습을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가정집으로 역할을 다한 집이 전시장을 탈바꿈하면서 가슴을 열어 젖히고 기둥을 때우고 구들장은 마당 디딤돌이 되는 과정을 거치면서 집 자체의 품위와 우아함을 잃지 않으려 했다.

김지연 관장은 “이 공간을 다녀온 사람들은 작품을 아우르는데 적절하다고 한다.

이번 전시를 통해 이 공간의 속내를 비춰보고자 한다”며 “사진과 함께 서학동사진관 이전 모습을 동영상으로 볼 수 있으며, 그동안의 주요전시를 요약해서 감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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