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선 시집 '그대 강같이 흘러줄 이 있는가'
독실한 신앙, 시적진실 추구 신앙시 특징 나타내

최재선 시인의 다섯 번째 시집 ‘그대 강같이 흘러줄 이 있는가’가 발간됐다.

대학 강단에서 글쓰기를 가르치고 있는 시인은 이번 시집에 140여편의 시를 묶어내며 다독의 지적 소양을 통한 새로운 시세계를 열고 있다.

시집은 ‘시는 무엇이고 왜 쓰는가’에 대한 의미와 함께 시인으로서 존재감을 확인시켜 준다.

시는 소설이나 수필과 달리 곱씹어야 맛을 느낄 수 있는 감상의 단계가 필요하다.

명상과 같은 고도의 정신작용을 필요로 하는 것이 시를 감상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또 다양한 사람을 만나야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을 구별할 수 있듯이 시도 많이 읽어봐야 향기로운 시, 구미에 맞는 시를 만날 수 있다.

이런 과정을 통해 탄생한 작품은 앞서 ‘시는 무엇이고 왜 쓰는가’에 대한 충분한 답을 주고 있다.

소설을 읽는 이유가 대리만족의 기쁨이 있기 때문이라면 시는 감동을 통한 정서의 정화에 있다.

비극은 희극보다 더 큰 감동으로 남아 카타르시스와 같은 효과를 나타낸다.

시도 이에 못지않은 카타르시스가 있어 정ㅇ신을 치유하고 삶의 질을 미화하는 순기능을 한다.

그래서 시인은 끝없이 시를 쓰고 독자는 즐겨 시를 읽는다.

전체를 10부로 나눈 104편 중 맨 앞에 제시한 시 ‘꽃도 눕고 싶을 때 있다’는 시인이 인간적인 면을 볼 수 있다.

시는 자연과 합일하고자 하는 욕구가 드러난다.

화사하게 피웠지만 시련의 비바람을 이겨내고 편안히 눕고 싶다는 자포자기적 선언도 엿보인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눕고 싶어도 절대 누울 수 없는 자기 연민의 고백인 반전의 역설도 찾을 수 있다.

또 시인은 무형의 세계를 다양한 이미지로 형상화 해 독자에게 보여주고 있다.

볼 수 없는 언어의 품사를 당신과 나의 관계로 형상화해 인간화하고 있으며, 일체감을 통해 신앙의 정도를 밝히고 순도 높은 신앙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특히 시인은 시색을 분명하게 특정 지을 수 있는 시세계에 절대적인 일상의 신앙을 담아 즐겁게 노래하고 있다.

한 편 한 편 모두 일부분만으로도 단언할 수 있는 공통의 주제가 있는 것이다.

시에도 음색이 있다면 시인은 서정적, 주지적, 참여적 색채가 강하게 드러난다.

하나님의 가르침을 따르는 모방적 삶이 표현되고 있으며, 이런 의미에서 시인의 시는 시적 진실을 추구하는 신앙시의 특징을 보이고 있다.

다섯 번째 시집에 모은 140편의 주제가 성경 66권처럼 전체를 관통하는 이유다.

강기옥 시인은 “신앙의 진실을 일관되게 추구하여 독자에게 카타르시스를 경험하고자 하는 영성의 추구가 ‘그대 강같이 흘러줄 이 있는가’의 결론이자 답이다”며 “구구절절이 신앙인의 간절한 음색이 그의 시세계를 판별할 수 있기에 자신있게 서정적 신앙시인으로 귀결한다”고 말했다.

현재 한일장신대 교양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최재선 시인은 시집 ‘잠의 뿌리’, ‘내 맘 어딘가의 그대에게’, ‘마른풀잎’, ‘첫눈의 끝말’을, 수필집 ‘이 눈과 이 다리, 이제 제 것이 아닙니다’, ‘무릎에 새기다’, ‘아픔을 경영하다’, ‘흔들림에 기대어’를 발간한 바 있다.

해양문학상, 올해의 시인상, 청양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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