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기록 가운데 언어 사용에 대한 많은 교훈이 있는데 그 가운데 “경우에 합당한 말은 아로새긴 은쟁반에 금사과니라”(잠 :11)라는 기록이 있다.

그 만큼 언어 사용에 신중하게 하라는 말이다.

그뿐이겠는가 말에 대한 속담이나 격언은 모든 나라에도 무수하게 존재한다.

‘발 없는 말이 천리 간다’는 것처럼 언어가 가진 영향력을 무시하기 어렵다.

자신의 말이 주변에 미칠 파장을 생각하면 좀 더 조심성 있게 할 수 있을 것을 현재의 감정과 개인의 이기심이 앞서게 되면 생각 없이 말하게 되어 문제를 야기(惹起)시킨다.

“우리는 모두 실수를 많이 저지릅니다. 누구든지, 말을 하면서 실수를 하지 않는 사람은 온 몸을 제어할 수 있는 온전한 사람입니다.”라는 성경의 교훈처럼 말을 많이 해야 하는 사람들 사회지도층이 되는 공인일수록 많은 사람들과 만나게 되고 많은 말을 해야 되기 때문에 신중하지 않으면 실수하기가 쉽다.

특히 특별한 상황 가운데 있을 때일수록 자칫 분별없는 말이나 행동을 할 수 있기 때문에 현재와 같은 재난의 때에는 타인들의 절제되지 못한 말로 인한 파장을 반면교사로 삼아 더욱 조심하지 않으면 안 된다.

지난 달 13일 정세균 총리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상인들을 위로하기 위해 신촌 명물거리를 찾아 한 매장에 들어가 “요새 손님들이 적으니까 편하시겠네?” “아마 조만간 다시 바빠질 거니까 편하게 지내시는 게 좋아요” “그간에 돈 많이 벌어놓은 것 가지고 조금 버티셔야지요 어때요 버틸만해요?”라는 말로 구설수에 오른 적이 있다.

편안하게 대화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었겠지만 공감을 얻기는 어려운 게 사실이다.

현 상황은 과거 2015년에 겪었던 메르스 사태 때보다도 훨씬 더 엄중한 상황이다.

초중고 개학을 연기하는 초유의 사태와 함께 입법, 사법에 제동이 되고, 종교, 문화, 체육 등의 모든 활동이 멈추는 상황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서울시가 광화문광장 사용 금지 방침을 밝혔는데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인 전광훈 목사(64)가 이끄는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는 22, 23일 광화문광장에서 수천 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면서 “광화문 예배에 온 여러분은 진짜 기독교인이다. 오히려 걸렸던 병도 낫는다”고 말했다.

전 목사는 전날 “임상적으로 확인된 바에 의하면 야외에서는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는다”고 주장하기까지 했는데 이 역시 적절한 행동이나 말이 아니다.

이미 비말을 통해 공기 중에서도 전염이 가능하다고 하는데 많은 사람들이 모인 곳에 집단 감염의 우려가 있는 행동은 국민 모두가 공감하기 어려운 일이다.

신천지 신도를 중심으로 대구·경북 지역에 ‘코로나19’ 감염 환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신천지의 수장인 이만희 총회장이 신도들에게 이번 사태를 “마귀의 짓”으로 규정하는 '특별편지'를 보냈다.

대부분의 대구 경북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가 신천지 대구교회와 연관되어 있다는 것은 국민 전체가 알고 있고 향후 상황에 우려를 하고 있는데 먼저 유감을 표하는 것이 당연한 일인데 마귀의 짓으로 규정하고 대변인은 자신들을 최대의 피해자라고 강조하는 것은 공감하기 어려운 일이다.

지금 모든 국민들이 신천지를 신뢰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에 제공하는 자료 역시 투명하고 정확해야 한다.

또한 ‘코로나 19’와 연관되어 나오는 많은 루머들이 감염에 대한 불안감 가운데 있는 민심을 더욱 힘들게 한다.

지난 19일 대구 경북 지역에는 “9시 30분 현재 31번 확진자 퇴원 요구. 집에서 발버둥치고 병원 문 나서려. 제압하려던 간호사 등 마스크 벗기고 몸싸움 시도”라는 내용의 문자가 SNS를 타고 떠돌았다고 한다.

이런 시기에 정확하지 않는 말들로 혼란을 부추겨서도 안 된다.

중국에 비우호적 정서 유발을 의식하여 ‘우환코로나’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으면서 ‘대구 코로나19’라는 명칭을 사용한 것은 현 상황에 불안을 가지고 있는 대구 지역민에게는 적절하지 못한 말이었다.

정부와 여당의 ‘코로나 19’방역에 대한 자화자찬 역시 조급함에서 나온 말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코로나19는 머지않아 종식될 것”이라 말했고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우리 방역과 의료 체계는 세계적 수준”이라 했다.

박주민 최고위원은 “우리 정부의 대응 태세가 세계적인 모범사례로 인증된 것”이라고 했다.

추미애 법무부장관은 “아주 실효적으로 차단했다 중국 측이 각별히 고마워했다”고 말했다.

칭찬은 다른 사람으로부터 듣는 것이 칭찬이지 스스로 칭찬하는 것은 자만에 의한 불편한 오류일 뿐이다.

그 후에 급격히 확산되는 것으로 인해 멀쑥해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과연 세계가 한국의 방역을 세계적인 수준이라고 말할까.

많은 나라들이 한국을 경계하고 있고 자국에 있는 한국인을 경계하고 있다.

강제 출국시키는 나라까지도 있고 발원지인 중국에서 조차도 한국의 방역을 문제 삼고 자국에 입국하는 한국인을 격리하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특정 단체의 문제도 있지만 확산 전일까지만 해도 두 마리 토끼(경제, 코로나19)를 잡기 위해 기업의 회식을 적극 장려할 만큼 정상적 활동을 하도록 강조했던 것도 생각해야 한다.

언어는 상대방에게 신뢰를 줄 때 가치를 가진다.

신뢰가 상실된 언어는 아무런 가치가 없는 것이다.

모든 상황에 따라 정확하고 절제된 언어를 통해 주변에 아픔을 주는 일이 없어야 한다.

이 시간에도 감염의 위험을 무릅쓰고 방역과 함께 환자를 돌보는 의료진들이 있다.

그분들의 노고와 수고에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단 몇 명의 확진자 발생에도 불안해하고 외출을 삼가는 우리 지역에 비해 지역 봉쇄가운데 있는 대구, 경북의 지역민들의 어려움을 가히 짐작을 한다.

필자의 가족 중에도 그 지역에 주거하고 있는 가족이 있다.

아무쪼록 빠른 시일 안에 안정기로 들어서 불안한 상황이 종식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전주남부교회 강태문목사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