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라는 거대한 재앙이 일상생활로 스며듦에 따라 우리 사회는 끝을 알 수 없는 길고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다.

3월 개학에 맞춰 희망과 설렘이 가득해야 할 학교도, 주일예배를 드리기 위한 사람들로 붐벼야 할 교회도, 연 1천만 명 관광객 방문의 위용을 한껏 뽐내던 한옥마을마저도 주말에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 지경이다.

경자년 새해의 태양이 떠오른 지 세 달여 만에 중국 우한 발 코로나 19로인한 작금의 서글픈 현실이다.

이러한 형국을 타개하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는 온갖 고생을 견뎌내며 부지런히 노력한다는 각고면려(刻苦勉勵)의 자세로 코로나 19 확산 방지에 사활을 걸고 있다.

외신 역시 연일 한국의 신속한 대응에 극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다만, 지나치게 과도한 코로나 19에 대한 막연한 공포심은 자칫 지역경제를 크게 악화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그렇기에 코로나 19 확산 방지에 심혈을 기울임과 동시에 지역 경제 상황 역시 수시로 모니터링하며 지역경제 활성화에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생각이다.

특히, 경제 인프라가 비교적 잘 구축된 수도권과 달리 지방은 조그마한 악재에도 치명타를 입을 수 있기에 더더욱 관심을 가져야 한다.

조그마한 악재에도 크게 흔들리는 마당에 하물며 코로나 19라는 대형 악재가 전국을 강타했으니 지역경제도 예외는 아니다.

이러한 와중에 다행히도 얼어붙은 지역경제에 훈풍을 불어 일으킬 만한 운동이 최근 전국적으로 유행하고 있다.

바로 우리 전주 한옥마을에서 처음 시작된 ‘착한 임대인 운동’이 그것이다.

‘착한 임대인 운동’은 말 그대로 코로나 19 확산으로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임차인의 임대료를 임대인이 자발적으로 낮춰주는 것이다.

전주 한옥마을에서 시작된 ‘착한 임대인 운동’은 이제 전주를 넘어 전국적으로 번지는 추세에 있다.

급기야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서 칭찬하는 모범사례로 꼽힌다 하니 전주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참으로 자랑스럽고 뿌듯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임대인에게 일방적인 희생만을 강요할 수는 없다.

취지가 좋은 운동임에는 자명하지만 임차인 못지않게 임대인 역시 코로나 19 확산에 의한 피해자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난 27일 정부는 이러한 문제점에 인지하고 그에 따른 지원방안을 제시했다.

임대료 인하분의 50%에 해당하는 소득세·법인세 감면, 그리고 특정 시장 내 20%이상 점포가 착한 임대인 운동에 동참할 경우 시장 전체의 노후전선 정비, 스프링클러 설치 등의 내용을 골자로 착한 임대인을 위한 ‘소상공인 임대료 지원 3종 세트’를 발표했다 전주시 역시 ‘착한 임대인’들의 부담을 덜어주는데 정부와 의견을 같이한다는 의미로 ‘착한 임대인 운동’에 동참한 건물주에 한하여 임대 면적에 맞춰 재산세를 감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 사회가 안정적으로 발전하려면 상호 간 신뢰와 협력을 통한 상생의 분위기 속에서 구성원 모두가 함께 어우러져 힘을 모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호기(好機)일때는 서로의 장점이 극대화되어 시너지 효과가 발휘되며 위기가 닥쳤을 때에는 서로의 단점을 보듬어주며 재기(再起)를 위한 동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디 많은 사람이 동참하여 ‘착한 임대인 운동’이 코로나 19 극복의 마중물이 되기를 바라며 이를 계기로 앞으로 건전한 상권 문화가 우리 사회 전반에 깊이 뿌리내리길 진심으로 기원한다.

/박병술 전주시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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