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곳없는 청소년 발길 이어져
밀폐된 공간-불특정 다수
마이크 이용등 감염 취약
"자발적 방문 자제해야"

10일 오후 2시께 전주시 완산구의 한 PC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자영업자들이 생존을 걱정하는 상황이지만 손님들이 적지 않았다.

대부분 10대 청소년들로 보이는 손님들이 게임에 열중하고 있었다.

이들은 마스크를 하고 있지 않거나 턱 아래까지 내려둔 채 게임을 했다.

이곳에서 만난 중학생 A군(15)은 “학교가 쉬니까 심심하고 갈 곳도 없다”며 “매일 PC방에서 게임만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교육당국은 코로나19 확산 우려에 각급 학교의 개학을 2차례 연기하고 외출 자제를 권유하고 있지만 달리 갈 곳이 없는 10대 청소년들이 PC방·코인노래방 등으로 발길을 옮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주시 덕진구의 한 코인노래방에서 친구들과 노래를 부르고 나오는 길이라는 B군(14)은 “전주는 안전한 거 아닌가요? 솔직히 코로나19 안 걸릴 것 같아서 노래방에 가는 것 크게 걱정되지 않는다”며 “주인 아저씨가 마스크랑 다 소독해서 안전하다고 말했다”고 웃어 넘겼다.

옆에 있던 C군도 “주변 친구들 대부분 학원도 쉬고 해서 PC방·코인노래방에 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하지만 PC방·코인노래방 등은 밀폐된 공간에서 불특정 다수가 이용한다는 점에서 감염 우려가 높아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학생들에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 4일 경남 창녕에서는 코인노래방 직원인 60대 여성이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 이후 손님이었던 10대 고등학생과 20대 남성이 뒤이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지난달 28일 부산에서도 확진 판정을 받은 10대 중학생의 동선에 PC방이 포함되기도 했다.

청소년들의 PC방과 코인노래방에 가는 이유는 아파트 단지 등 거주 지역 주변에 위치해 있고 비교적 적은 금액으로 또래들과 오래 머물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PC방에서 아르바이트 하는 김모군(24)은 “아이들이 너무 몰리지 않도록 컴퓨터를 이용하지 않는 아이들은 출입을 제한했다”며 “코로나 예방을 위해 손소독제를 비치하고 나름대로 매장을 주기적으로 소독하고 환기도 잘 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코인노래방의 경우 특성상 노래를 부르는 과정에서 다른 사람이 이용한 마이크를 입에 댈 수밖에 없어 더욱 취약하다.

전주시 덕진구에서 코인노래방을 운영하는 C씨는 “코로나 사태 이후 어린 손님들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다”며 “아이들을 내 자식처럼 생각해 전부 위생 마이크 커버를 지급하고 있고 매일 노래방기계 및 탁자 등을 소독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주시 보건당국 관계자는 “PC방이나 코인노래방 등은 밀폐된 공간이고 환기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위험할 수 있다”라며 “자발적으로 청소년들이 방문을 자제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윤홍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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