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간 경찰생활 뒤늦은 나이 등단해
지난날 돌아보는 자전적수필집 발간

김삼남의 자전적 수필집 ‘무궁화 꽃은 피고 또 피는데’가 발간됐다.

산골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저자는 초등학교 1학년 때 해방의 기쁨을, 6학년 때 처절한 한국전쟁을 겪었다.

이후 4.19, 5.16 등 숱한 역사의 소용돌이를 체험했고, 군복무를 마치고 순경에 보임돼 총경까지 35년간 경찰에 봉직했다.

수필과 인연은 늦은 편이다.

자서전을 쓰고 싶어했던 저자는 2016년 신아문예대학에서 자서전쓰기 공부를 하려 했으나 강의가 개설되지 않자 수필창작 수요반에 등록하면서 수필과 만나게 됐다.

돌고 돌아 늦게 수필을 만난 것이다.

저자는 2017년 종합문예지 ‘대한문학’ 가을호에 수필 ‘동창남’으로 신인상을 수상하며 수필가로 등단했다.

등단 2년 만에 첫 수필집을 출간하기 이른 것이다.

저자의 63편 수필은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 충효 등 6부로 나눠 한 권의 수필집으로 엮었다.

수필이 체험의 문학이라면 책은 35년 동안 경찰생활을 하면서 뗄레야 뗄 수 없는 나라꽃 무궁화를 떠올리게 된다.

그래서 그런지 첫 수필집 제목에도 무궁화가 들어간다.

1960년대 20대 젊은 나이에 무궁화 잎 하나로 경찰생활을 시작해 숱한 시련을 겪으면서 7년 만에 무궁화 한 송이를 피웠다.

16년 만에 무궁화 세 송이를 피웠고, 또 9년 만에 대망의 무궁화 네 송이를 피웠으니 얼마나 힘든 여정인 지 알 수 있다.

자신이 태어난 임실이 제1고향이고 처음 무궁화를 피운 전남 고흥은 제2고향, 네 번째 무궁화 꽃을 피운 무주가 제3고향인 셈이다.

수필을 쓰려면 관심과 관찰과 관계라는 3관이 필요하다.

좋은 글감을 찾아 좋은 수필을 빚는데 꼭 필요한 요소인 것이다.

저자는 ‘뒤도니’란 사라질 뻔한 단어를 수필의 제목으로 뽑아 되살려 놓아 관심을 끌고 있다.

‘뒤도니’의 교훈은 비단 개인적인 분실물에 한하지 않고 물질 아닌 정신과 개인이 아닌 사회단체나 국가에도 좋은 교훈이 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걸어온 발걸음 하나하나 점검해 챙겨야 할 일들을 잊어버리지 않았는지 반문하고 있는 것이다.

김학 수필가는 “팔순을 넘긴 수필가이지만 젊은이 못지 않은 열정으로 무엇이든 배우고 익히며 노력하고 있다”며 “꾸준히 수필가로 앞날을 개척하길 바란다. 나이에 구애받지 않고 무엇이든지 배우려는 자세를 지녔으면 한다”고 밝혔다.

저자는 “오랜 망설임 끝에 책을 내게 됐다. 미완의 책을 발간하는 외람된 진실을 헤아려주길 바란다”며 “못 담은 발자취를 뒤돌아보고 꽃 피는 봄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새로운 발자국을 남기려는 희망을 잃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임실 출생으로 전주사범 병중, 전주고를 졸업하고 전북대 법대와 원광대 대학원, 전주대 박사과정을 밟았다.

경찰문학, 임실문학, 대한문학, 신아문예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전주와 정읍, 익산 경찰서장을 거쳐 총경으로 정년 퇴임했다.

호원대, 전주대 겸임, 초빙 교수를 역임했다.

녹조근조훈장, 대통령 표창, 내무부 장관 표창, 국토 교통부 장관 표창 등이 있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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