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세 맞아 5번째 수필집 발간
생활의 지혜-교육적 경험 암시
문학적 연륜의 깊이 경이로와

수필가 이희근씨가 80세를 맞아 5번째 수필집 ‘하얀 바지(오늘의문학사)’를 출간했다.

이번 수필집은 오랜 세월 추억으로 남아 있는 세상살이를 되짚어 한 뜸 한 뜸 아름다운 뜨개질을 한 예술품이라 평할 수 있다.

추억이란 미명으로 오래 기억하고 간직하고 싶은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표제도 ‘하얀 바지’라고 했다.

흰 바지가 아니라 티 없이 깨끗한 순백의 하얀 바지이다.

나이가 들었어도 한번쯤은 걸치고 나설 수 있기를 바라서다.

이희근 수필가의 작품 ‘그때는 몰랐네’에서는 세대 차이에 따른 갈등과 이해를 통하여 서로 양보하고 소통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

내가 좋아서 지르는 환호성이 남의 기분을 상하게 했다는 사실을 전에는 미처 몰랐다고 하더라도 무의식중에 한 행위도 과오는 과오다.

그때 사용할 수 있는 가장 좋은 표현이 ‘그때는 몰랐네!’ 또는 ‘그때는 그랬지!’이다.

이는 불편한 기억을 가졌던 상대는 물론, 후에 알게 된 자기의 과오에 대한 모든 감정도 깨끗이 치유할 수 있는 만병통치약이다.

또 나이 든 사람들이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정말 여유롭고 멋진 표현이라는 결말에 이르러 연륜의 깊이가 드러나는 수필이다.

라현석 문학평론가는 “산수를 맞아 발간한 이번 수필집은 티 없이 순수한 그의 모습을 여과없이 반영하고 있다”며 “여유롭고 멋지게 살아가기를 소망하는 분들에게 이 수필집을 일독하기를 권한다”고 평했다.

김영식씨는 “생활의 지혜, 기지, 교육적인 것이 가득해 독자로 하여금 흥미를 갖도록 하는 주역이다. 저자는 교육의 허울에 대한 예리한 시선을 보낸다”며 “때 묻은 껍질을 벗기려 하지만 가시 돋친 분노가 아니고, 상대편을 아프게 찌르는 송곳은 더더욱 아니다. 오랫동안의 그의 교육적 경험을 토대로 강요가 아니고 지혜롭게 암시해주고 지적할 뿐이다”고 평했다.

오하근 평론가는“교육자와 체육인과 문학인이 함께한 삼위일체의 존재이다. 교육자로서의 그는 영어선생이요 교장이고, 체육인으로서의 그는 축구선수이며 축구심판이고, 문학인으로서 가톨릭문학회원이고 수필가다”며 “정신과 육체, 기본과 연마, 예술과 기술, 세속과 종교가 만남과 어울림을 거듭하면서 이룬 성과이다. 자연과 인간이 만나고 어울리는 아름다움을 감추고 드러내는 문학적 연륜이 아름답고 경이로울 뿐이다”고 전했다.

이희근 수필가는 부안교육청 장학사, 전북교육청 장학사, 운봉중 교감, 전주고 교감, 동계중 교장, 한별고 교장을 역임했으며 작품으로는 ‘산에 올라가 봐야’, ‘사랑의 유통기한’, ‘아름다운 만남’, ‘울력군’ 등이 있다.

원종린수필문학상을 수상했으며, 문학전문지 ‘문학사랑’ 신인작품상 수필 부문에 당선돼 등단했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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