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향교 유학 교육기관
진덕재-숭의재 학생 기숙사
대성전 18현 위패 봉안돼
서외리당간 현종 12년 세워
두쌍의 거북-용 조각 특이점

추웠던 겨울이 물러가고 봄바람이 솔솔 불던 어느 날,

부안읍 서외리 좁은 어느 골목길을 돌아 들어서면 만나는 오랜 세월의 흔적이 엿보이는 홍살문. 그 뒤로는 파란 하늘 아래 아늑하게 자리한 부안향교를 만나게 됩니다.

향교 입구에 즐비하게 서 있는 비석군이 인상적인 풍경입니다.

 

# 부안에서 즐기는 특별한 여행 

오늘은 부안에 있는 향교로 봄맞이 여행 삼아 산책하듯 떠나볼텐데요.

향교가 어떤 곳인지 우선 알아봐야겠죠? 향교는 조선 시대의 지방에서 유학을 교육하기 위한 교육기관입니다.

부안향교는 전체적인 구조가 계단식으로 배치가 되어 있어 흥미로운 형태인데요. 향교 내에는 대성전을 비롯해 명륜당, 동재, 서재, 양사재, 전사각, 진덕재, 만화루 등이 있습니다.

건물마다 어떤 곳이었는지 알아가는 재미를 느낄 수 있기를 바라며 둘러볼까요?

향교에 들어서면 시선에 들어오는 첫 번째 건물은 '만화루'라고 하는데요.

현판 양쪽으로는 황룡과 청룡의 용맹스런 모습이 화려한 색감으로 조각되어 있습니다. 건물 아래는 경사가 있어서인지 돌기둥을 받혀 올려져 있는데요.

낮은 건물 탓인지 계단을 통해 들어갈 수 있도록 배려한 건물 통로를 볼 수 있습니다. 만화루는 뒤쪽에 놓인 나무계단을 이용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만화루 옆 공간에는 울타리를 따라 붉게 피기 시작한 동백나무를 만나실 수 있는데요. 그곳에 시선을 뺏겨 저도 모르게 발길을 옮기게 됩니다.

좀 더 있으면 붉은 꽃송이가 활짝 피어 향교의 아름다움이 더해질 것 같습니다.

투박한 듯 보이는 돌계단이 멋스럽게 느껴지는데요. 대성전 아래로 양쪽으로 위치한 양사재와 명륜당이 보입니다.

동재인 진덕재와 서재인 숭의재입니다. 이곳은 학생들의 기숙사 기능을 하던 곳이라고 합니다.

굽어보는 향교의 풍경을 시선에 담고 있으니 고택의 느낌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 잠시 마루에 걸터앉아 한숨 돌리고 싶은 곳입니다. 

향교정은 향교의 우물로 향교 창건 1년 전인 1413년(태종 13)에 굴착한 우물이라고 합니다. 향교에서 사용하던 우물이지만 인근 주민들까지도 식수난을 모면하게 해주었다고 하네요.

양사재는 헌종 14년에 지은 선비들의 숙소로 사용했던 공간이라고 하는데요. 활짝 웃고 있는 얼굴 모양의 굴뚝이 인상적이고 재미있습니다. 놓치지 마시고 꼭 찾아보시길 바랍니다.

돌계단을 이용해 대성전을 들어가게 되는데요. 문에 그려진 태극 문양의 바랜 색이 세월의 흔적을 느끼게 해줍니다. 푸른 하늘과 병풍처럼 둘러싸인 소나무가 잘 어우러져 멋스럽게 느껴집니다.

 

# 역사와 문화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곳 

부안향교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해 있는 대성전은 전북문화재자료 제93호로 에는 5성, 4현, 우리나라 18현의 위패가 봉안되어 있는데요. 

앞면 3칸, 옆면 2칸으로 지붕은 옆면에서 볼 때 사람 인(人)자 모양인 맞배지붕의 형식입니다. 매년 두 차례 이곳에서 공자와 여러 성현들의 학문과 덕행을 추모하는 전통 유교의식인 석전대제가 치러집니다. 평소에는 문을 잠가 관리하고 있는 듯 합니다.

부안향교의 조선 시대의 교육기관으로서 가치도 느껴보면서 부안읍의 전경을 바라보니 가슴이 시원해집니다. 봄이 더 완연해지면 파릇한 풍경에 더 아름다워질 텐데요. 그래서 여행의 즐거움을 더해줄 듯 합니다. 

대성전을 나오면서 들러본 명륜당은 유생들이 공부하며 향음주례 및 각종 행사를 하던 곳인데 정면 3칸과 측면 2칸으로 팔작지붕의 홑처마의 누각형으로 지어진 건물입니다.

전사각은 제사 음식을 장만하고 제기 등을 보관하는 장소입니다. 현판에 쓰인 한자를 읽으며 건물 마다의 역할을 가늠해 보는데 좀 어렵기는 하고 재밌기도 하네요.

향교안을 천천히 산책하듯 걸으니 유생들도 이렇듯 향교 구석구석의 풍경을 눈에 담으며 여유를 부리며 걸었을까 상상을 해 보게 됩니다. 자연과 벗하는 시간이야말로 요즘 말하는 힐링의 시간이었을 것 같습니다. 이곳은 사계절 만나보고 싶은 부안향교의 뜨락입니다.

향교를 둘러보고 내려서는 길 만화루 아래로 펼쳐지는 풍경을 감상하고 나니 잠시의 부안향교 여행이 참 감미롭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느새 봄기운이 가득 채운 향교에서의 짧은 여행에 여유로움까지 덤으로 받은 것 같았습니다. 그 여운 때문인지 향교를 나서며 향교 인근에 있다는 서외리 당간을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향교 입구에 줄지어 세워진 비석들이 인상적인데요. 이곳을 거쳐 갔던 현감과 교수들의 공덕을 기리는 비석이라고 합니다.

서외리 당간은 전라북도 유형문화재 제59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이 당간은 조선 현종 12년에 세운 것으로 토막으로 된 돌기둥을 연결 시킨 특이한 형태로 지주 높이는 8m의 규모인데요.

당간은 보통 절에서 사용하는 것이지만 이곳에 있는 당간은 서외리 마을의 액운과 재난을 물리치기 위해 제사를 지낼 때 기를 매달던 짐대라고 합니다.

당간이 본래의 목적과는 달리 풍수지리설과 결합해 이용된 예로 간주에는 두 쌍의 거북 모양을, 대 위에는 용이 간주를 감고 오르는 모습이 조각되어 있는데 다른 당간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예라고 하네요.

이곳은 체육시설이 있는 작은 공원 같았는데요. 서외리 당간에 대한 안내판과 어우러진 하얀 매화꽃이 아름다웠습니다.

봄을 느끼며 부안향교에서 서외리 당간까지 잠시의 봄 여행은 이로써 마감하게 되었는데요. 부안읍 시내를 다니다 보면 활짝 피어 있는 매화꽃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봄이 가득 채우면 나들이 가고 싶어질 텐데요. 그럴 때 역사와 봄의 기운을 한껏 느낄 수 있는 부안으로 여행오세요!
 

이용안내

* 연중개방/연중무휴/주차시설 있음
* 문의 : 부안군 문화관광과 063-580-4711
* 지도검색 : 부안향교, 서외리당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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